“의류·섬유산업도 정보 싸움입니다”
인력난·해외시장 진출 기피…이젠 정부가 나설 때
공장 사라져도 개발하는 사람은 있어야 …
중소업체 위한 체계적인 대책 아쉬워
수출하면 섬유를 떠올렸던 70, 80년대.
최초로 1백억달러 수출을 달성한 품목도 섬유였고 대기업 위주의 투자도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90년대 접어들어 최신 정보와 신소재의 부재, 하부구조의 부실 등의 원인으로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
유럽과 미국은 패션, 트렌드의 메카라 불리며 자국의 디자인을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일본은 머리카락 한 가닥을 100갈래로 나눌 수 있는 섬유공학에 첨단기술을 접목시키는데 성공했다.
또한 중국은 풍부한 자원과 인력을 바탕으로 원자재, 섬유수출국으로서 세계의 중심에 서있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이와 같은 국가들은 그 경쟁력을 해외의 정황과 정보를 신속히 파악하고 분석함으로서 얻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국내 의류, 섬유업계는 패션성이 앞서가거나 섬유분야가 발달되지도 못한 상황에서 정보를 다루는 기관이나 업체들이 무차별적으로 나타나 정보의 홍수 속에 빠져있다.
그 속에 패션 컨설팅 전문 FCG는 현재 국내 기업들이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느 만큼의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십 수년 경험을 토대로 설명해주고 있다.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어도 선 듯 나서지 못한 기업들에게는 성공 가능성을 뒷받침 해주는 디딤돌 역할과 어떠한 방향으로 브랜드를 가꿔가야 하는지를 제안하는 이정표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중국업체의 패션 컨설팅에도 본격적으로 나서 성공신화를 만들어 가는 FCG의 박풍언 대표를 통해 정보의 중요성을 검토해보고 다시 한번 의류, 섬유강국으로 발 돋음 할 수 있는데 필요한 요소들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FCG의 중국시장 진출이 활발히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중국 브랜드의 컨설팅을 맡게된 배경과 그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생산에서는 세계최대를 자랑하지만 해외직수입에 의존해왔던 중국 의류산업은 4, 5년 전부터 자체 브랜드를 갖추기 위한 대기업 위주의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체브랜드를 만들어내기엔 그들의 컨설팅 실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따라서 유럽의 패션 컨설팅업체의 도움을 받고 있었던 것을 최근 1, 2년 사이에 가까운 아시아지역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특히 한류열풍과 더불어 중국 문화와 선호사상이 부합되는 점에서 국내 컨설팅업체를 선호하는 추세입니다. 실제로 한국브랜드를 벤치마킹한 브랜드가 성공확율이 높다고 그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 중국 패션리더들은 한국의 디자인을 좋아하고 있으며, 업체들은 국내의 기획력과 화섬, 기능성 소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예로 지난 3월 ‘프리뷰 인 상하이’ 기간에 FCG가 진행했던 트렌드, 소재 설명회에 중국의 디자이너와 MD가 초청인원의 두 배 이상인 400여명이 모인 것을 보면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중국이 국내의 컨설팅이나 트렌드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말씀이군요.
소재분야에도 특별한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더 이상 디자인과 브랜드 컨셉만이 중요한 정보가 아니란 걸 깨우쳤으며, 가깝고 빠른 시기 안에 따라잡을 수 있는 한국을 눈 여겨 본 거죠.
또한 한국의 텍스타일과 최신 유행소재가 그쪽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FCG가 브랜드 컨설팅을 지원하면서 중국측은 브랜드 이미지, 디자인과 함께 소재에 대한 소싱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지금까지 생산위주의 의류, 섬유 산업의 기반을 다져왔지, 창조적인 마인드나 어떠한 디자인에 어떠한 소재를 도입 할 지에 대해선 연구해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중국은 지금 국내를 통해 정보를 받아들이는 시작단계에 있으며, 그 정보는 비단 디자인, 컬러, 패턴, 트렌드뿐만 아니라 전 의류, 섬유분야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해외를 통해 바라본 국내 의류, 섬유업계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전문인력의 부족과 하부구조의 취약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프라구축이 자본, 자원만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옷은 어느 한 단계라도 반드시 사람 손을 거쳐 완제품으로 만들어지는데 만들 사람이 없다면 어쩌겠습니까
지금 국내는 패션으로만 치우쳐져 있습니다. 대학생들의 이공계 회피로 섬유공학은 갈수록 퇴보하고 있으며, 의상학과는 정작 중요한 패턴과 소재, 최신 봉제기술 보다는 멋스럽게 그리는 법과 지난 과거 역사를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현장에 투입이 되더라도 3, 4년은 처음부터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