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 영원하나 이젠 변해야…”
‘클릭’ 한번에 전세계가 한지붕
패션·디자인이 승리의 묘수
클릭 한번으로 밀라노와 뉴욕 컬렉션을 넘나드는 세상.
엄청난 변화의 속도는 어제의 화려했던 산업을 때때로 사양의 굴레 속으로 몰아넣는다.
요즘은 패션, 디자인 없이는 부가가치 창출도, 궁극적 승리도 기대하기 어렵다.
정보통신강국이 된 오늘의 대한민국. 그 기반을 닦은 숨은 공신이 바로 남궁석 현 국회사무총장이다.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 현대그룹의 창업주 고 정주영 회장으로부터도 러브콜을 받았던 그는 마침내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게 된다.
1990년대 후반 정보통신 분야의 막대한 인프라 구축과 IT벤처 열풍의 뿌리에 그의 노력이 깔려있다.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정보통신부 장관 제의를 받았을 때 “세계 일등을 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돈이 듭니다.” “얼마나 들지요?” “줄잡아 30조원은 될 겁니다.” 거기에서부터 IT산업의 싹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그러고 쏟아 부은 돈은 대략 28조.
그는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으로 정보통신이라는 새로운 국가기반산업의 기틀을 만들었다.
젊은 세대들이 자신의 아바타(사이버공간에서의 자신의 분신물)를 꾸미고 디자인하는데 열중하는 모습에서 섬유패션산업의 또 다른 가능성을 찾아내는 안목.
한국섬유발전을 위해 선택과 집중, 이벤트의 접목 등을 제안하는 그에게서 평소 섬유산업에 대한 그의 남다른 관심과 한국섬유산업의 미래에 대한 고충을 엿볼 수 있었다.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참 건강하십니다. 평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시는지요?
▲집안이 워낙 건강체질이라서 말이죠.(웃음) 항상 젊은 마인드를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스트레스가 생기면 그때그때 풀려고 하죠.
-삼성SDS대표이사 사장, 정보통신부 장관, 국회의원 등 요직을 두루 거쳐 현재 국회 사무처 사무총장을 맡고 계십니다. 본인이 생각하시는 사무총장의 이상적인 역할은 무엇입니까?
▲사무총장은 국회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잘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 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일종의 서비스업인 것이죠. 욕심을 버리고 어디까지나 의원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국회 사무처의 본업에 충실해야지요. 그러다 보면 새로운 시각도 생기고요.
-내각과 정책입안자 자리를 거치시면서 바라보신 ‘섬유 산업’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 주십시오.
▲비록 제 전공은 아니지만 거시적인 섬유산업 발전 방향과 구조에 있어서 훈수는 둘 수 있다고 봅니다. 재벌 기업들의 뿌리에는 섬유가 깔려있습니다. 삼성도 그렇고 많은 기업이 섬유에서 출발한 게 사실이지 않습니까. 수출 100억불을 처음 달성한 것도 섬유고요.
산업사회구조가 속도감이 붙으면서 섬유가 따라잡지 못하게 되고 그 자리를 전자가 차지하게 되었지요. 섬유시장 자체의 경쟁력 약화도 원인이 있었지만 섬유산업을 사양산업이라 여겨 정부지원을 축소한 것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또한 섬유업계가 잘 나갈 때 재투자에 소홀히 한 것도 문제였겠죠.
-그렇다면 한국의 섬유업계가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좋은 방안이 있을까요?
▲전자산업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전자산업 또한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고전했습니다. 하지만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웰빙이라는 새로운 문화 트렌드를 접목시켜 다양한 전자제품들을 내놓음으로써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섬유 산업도 이러한 ‘집중’과 ‘접목’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면 좋겠습니다.
-섬유 산업에서 ‘집중’과 ‘접목’, 각각의 구체적 대안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우선 섬유산업에서의 ‘집중’ 또한 고부가가치 섬유상품의 개발일 수도 있죠. 그렇지만 저는 그보다 더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은 패션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섬유라는 말은 산업사회의 주제어라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서는 섬유라는 말만 가지고는 살아남을 수가 없다고 봐요. 비유를 하자면 옷이 한 벌 일 때는 섬유지만 두세 벌이 넘어가기 시작하면 패션이 되고 유행이 되는 거죠.
-젊은 패션 디자이너나 SADI (samsung art & design institute)의 활동도 활발합니다만.
▲그걸로는 부족하죠. 정부든 기업이든 지자체든 누군가가 맘먹고 집중투자를 해야 된다고 봅니다. 패션디자인스쿨을 만들어서 세계적인 디자이너를 양성하고 한국에서 세계적인 패션쇼도 개최하고요. 상품을 만들어 힐러리나 베컴한테 가져다 입힐 정도의 실력과 배짱을 길러야 된다고 생각해요.
-섬유산업에서의 ‘접목’이란 어떤 모습인가요?
▲섬유와 패션에 이벤트를 접목시키자는 겁니다. 미국 메이저리그 결승전이 열리는 기간에 남미에서는 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