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주 (주)팬코 회장

2006-11-21     한국섬유신문
일본 뚫고 미국·유럽·중국 잇는다 글로벌 경영 “달인의 경지로” 한국인의 장점살린 사업전략 세계에 도전장 “남자의 인생에서 사업의 실패는 낭떠러지에 떨어지는 순간과 같다.” 그 낭떠러지에서 끈질기게 살아남아 이제 단단하게 여물어진 최영주 팬코 회장. 그래서 그를 보면 7번 넘어져도 다시 일어난다는 개구리 소년이 생각난다. 일본어를 배운지 6개월만에 상담을 할 수 있을 만큼 집중력이 뛰어난 그는 재기를 위해 초기 7년 동안 연중무휴로 일했다. 사업에 실패한 사람이 다시 일을 시작하면서 남들 쉴 때 같이 쉬어선 안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런 탓에 왠만한 사람들도 흔히 하는 골프도 아직 배우지 않았다. 실패가 그를 정신적으로 무장시켰다. 영원히 잊을 수 없는 7월 4일. 그날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이자 새로운 그를 탄생시킨 정신적 독립기념일 이라고 할 수 있을 듯싶다. 어려운 일본시장을 택한 최영주 회장, 그는 자신의 성공비결을 자연적으로 쳐진 ‘배수의 진’ 덕분이라고 말한다. 40년을 한결같이 섬유인으로 살아온 그의 과거, 현재를 통해 앞날을 진단해 본다.
대담 = 한정희 <본지 편집인>-국외에 공장을 두고 계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 규모와 생산량, 주요 수출국은 어디입니까? ▲현재 중국에 3500평 규모의 1·2·3공장이 있고, 베트남 빈둥성에 60개의 라인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 10월 14일 중국 산둥성 평도시에 니팅, 다잉, 최종 봉제까지 섬유원사만 들어가면 완제품이 생산되는 버티칼 시스템의 공장을 착공했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 공장은 작년 12월 봉제라인을 폐쇄시키는 대신 현재는 광고판을 만드는 공장으로 전환시켰습니다. 저희는 니트웨어가 주력제품입니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100% 일본으로 수출하고,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미국과 EU시장을 겨냥해 만들고 있습니다. -한때 어려움이 계셨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실패의 원인과 그 시련을 딛고 일어설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우선 실패의 원인은 저 자신의 미숙함 때문이었지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미국시장 쿼타가 없었어요. 그 때문에 많은 재고를 안게 되면서 시련을 겪었지만 제가 재기할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의 특별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적절한 나이에 아픈 추억을 겪음으로서 저 자신이 오히려 더 강해질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고 여깁니다. 제가 처음 일본 시장을 택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말렸어요. 일본시장은 워낙 까다로운데다 수량도 적었거든요. 하지만 전 일본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면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오더 양이 적은 건 우리가 잘 팔리는 물건을 만들면 된다고 믿었어요. 전혀 안되는 일본말을 6개월 만에 상담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익히고 일본시장을 공략한 결과 작년엔 8천 5백만 불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현재 중국시장에 대해서는? ▲제가 10년 전 일본의 마루베니 지점장과 얘기를 하면서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우리가 앞으로10년 후까지는 중국하고 2-3년 격차를 두고 시장을 이끌어 나갈 수 있다. 그 이유는 중국이 아무리 빠르다고 해도 위치적으로 우리가 더 빨리 일본시장의 빠른 변화를 읽어낼 수 있고, 따라서 빠른 템포를 가지고 중국과 한 단계 차별화해서 끌고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작년부터는 완전히 두 손을 들었다고 얘기합니다. 이제는 우리가 만드는 소재가 중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것이 없고, 인건비 차원에서는 중국과의 경쟁은 아예 안되지요. 그리고 스케일 면에서도 중국과 비교할 수 없고요. 기계를 개발하고도 팔데가 없어 고민하는 이태리, 스위스 회사와는 달리 홍콩의 ‘퐁’이라는 회사는 기계를 개발하면 중국 공장에 일단 써보라고 갖다 줍니다. 그리고 공장에서는 사용해본 후 문제점을 알려주죠. 이런 비즈니스 릴레이션쉽이 이루어지는 점에서 전 세계 섬유기계업체 역시 중국에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앞으로 중국은 비약적으로 발전할 겁니다. -중국은 이같이 성장하고 있습니다만 우리나라가 가지는 강점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중국은 스케일이 크다 보니까 뒤뚱뒤뚱 하는 경향이 있고, 일본사람들은 워낙 섬세하기 때문에 속도가 나지 않지요. 이 틈새를 우리가 기민한 순발력으로 파고들면 승산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제조·수출에 전념 하면 유통거점 확보 문제가 있을 텐데요. 유통을 활용해야만 보다 큰 업체로 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솔직히 수출에만 전력하다보니까 내수 진출에 어려움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