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조희근 사장

2006-12-19     한국섬유신문
직물 포기앞서 ‘할수있다’ 자신감 가져야 글로벌 경쟁은 ‘절대강자’가 유리 효성의 역할 ‘수출파이’ 키우는 것 “한국 직물산업의 경쟁력은 충분합니다. 문제는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이지요. 효성은 대기업입니다. 일반적으로 직물은 대기업이 취급할 수 없는 품목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아요. 지금은 글로벌 경쟁시대입니다. 국내업체간의 경쟁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글로벌 경쟁에서의 직물승부수는 힘이 있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을 주도해 나가는 겁니다. 이는 우리의 파이를 더 키워야 한다는 것과 맥을 같이 합니다.” 조희근 (주)효성 직물PU 사장의 첫말은 한국 직물산업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으로 넘쳐났다. 국내 업체들간의 경쟁이 아니라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대기업이 덤핑을 친다고 비판하지만 그의 논리는 정반대다. 글로벌경쟁에서 힘을 발휘하는 절대강자가 없으면 우리 밥그릇은 모두 빼앗긴다는 것이다. 대형 밴더들과 호흡하는 힘, 즉 대형오더를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살아남는다는 주장이다. 또 코스트적인 측면은 기술력으로 극복해 나가겠다는 강한 신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가 효성 직물PU를 맡은 지는 올해로 만 3년째다. 부임 첫해는 적자를 냈지만 2004년 흑자로 전환시킨 뒤 올해는 30억원이상 흑자를 올린다. 올 직물수출 예상액은 7000만 달러. 흑자규모는 수출액의 약 5%에 이른다. 조 사장이 부임 전 효성 직물PU는 매년 5-60억원씩 적자를 내는 애물단지였다. 국내 섬유대기업이 직물사업에서 제 역할을 못하는 전형적인 표본이었다. 그러나 ‘할 수 있다’는 신념아래 원인을 짚어봤다. 답은 자신감 상실이었다. 직물PU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운영의 묘’가 시급했다. “부임과 동시에 거래선 등 협력업체를 선별하는 작업에 나섰지요. 직원들에게 거래선 3분의1을 정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직원들 모두가 ‘큰 일 났다’는 표정이었어요.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전제아래 구조조정을 본격화 했습니다. 지난해부터 효과가 나타났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잖습니까.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와 함께 제대로 더 잘할 수 있도록 주어진 역량을 집중시켜 나가야지요.” 그는 직물수출은 개인의 능력에 따라 성과가 좌우되는 독특한 구조라고 전제한 뒤 대기업은 정보나 QR 등 시스템 운영을 통해 개인의 역량을 극대화시켜 시너지를 창출해 나가는 메카니즘이라고 말했다. 순발력과 대응력이 중소업체에 비해 더 뛰어나다는 의미다. 이는 소규모 트레이딩 업체가 글로벌경쟁에서 도태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사양기업은 있어도 사양산업은 없습니다. 지금 이시점서 경계해야 할 것은 한국 섬유업계에 팽배해있는 패배주의이지요. 직물이나 염색 등 미들스트림 업체들이 패배주의에 젖어 기업운영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만큼 더 큰 악재는 없다고 봅니다. 힘이 드는 것은 모두가 겪는 현상이지만 그 속에서도 잘하는 기업은 있습니다. 이를 배워나가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지요. 비록 한국 직물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를 극복해나가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분명코 길은 있습니다. 구조조정은 이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게 순리지요.” 조 사장은 한국 직물산업의 경쟁력 발휘 여건은 아직도 충분하다며 문제는 이를 살려나가는 전략적인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바로 직물산업의 구조조정 틀이 문제라는 것이다. 스스로 기업을 포기하는 풍토가 사라지지 않는 것도 이의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구조조정을 업계가 주도해 효과를 보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관주도 성과중심으로 진행돼 효율이 나지 않는다는 것. 단적인 예로 업계가 보유한 설비는 거의 모두 10년전 것이지만 대구의 섬유개발원과 염색기술연구소에 없는 게 없을 정도로 가득 찬 실험설비를 들었다. 그는 직물산업 구조조정은 지금부터라도 정부주도의 매크로적인 측면보다 업계 스스로가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어 나가는 마이크로적인 접근이 강력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효성과 같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제직·가공·봉제가 이어지는 클러스트 구축은 큰 예가 될 수 있다며 정부는 클러스트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윤활유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변화는 작은 곳에서부터 시작돼야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내년부터 니트부문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선진국의 병원복·소방복 등 비의류용 유니폼시장을 겨냥한 마케팅에 나설 생각입니다. 니트부문은 수익성 확보를 전제로 중국 소싱과 국내생산 병행을 원칙으로 삼았지만 과제는 유니폼시장 진출이지요. 비의류용 유니폼시장은 아직 글로벌 스탠다드가 없기 때문에 선진국의 직물업체들도 손을 드는 형편입니다. 그만큼 시장진입이 까다롭지만 역으로 중국과의 경쟁은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