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태 이원물산 사장]

2007-03-20     한국섬유신문
단추 외길 30年…성공신화의 주역 “준비하는 者가 성공기업을 키웁니다” 1차 고객은 소비자 아닌 직원 인력투자 솔선 뱀이 허물을 벗듯 기업 역시 변신에 앞장서야 젊은 마인드 갖기위해 17개 대학원 수학한 학구파 하나의 완성도 높은 의류 제품이 탄생하기까지는 디자인과 소재, 생산시스템 세 박자가 잘 들어맞아야 한다. 이 과정은 마치 하나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운전자가 장시간 운전을 하는데 불편함이 없게한 자동차의 안락한 공간은 의류의 착용감과 같다. 패션조닝이 캐주얼, 스포츠, 실버, 클래식 등으로 나눠지듯 자동차 또한 엇비슷하게 분류돼 있다. 명품차는 무엇보다 디자인과 엔진의 우수성을 따진다. 그러나 그 정도로는 명품 대열에 올라서기가 충분치 않다. 작은 부품 하나하나가 장인정신으로 만들어 졌을 때 세계적인 명품으로 인정을 받는 것이다. 의류제품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외관상으로 보기 좋고 멋있어 보여도 지퍼가 쉽게 망가지거나 단추가 옷의 디자인과 너무 동 떨어지고 라벨이 피부에 마찰을 일으킨다면 그 제품은 소비자들에게 외면받는 것은 물론 기업의 이미지까지 크게 손상시킬 수 있다. 한국 섬유ㆍ의류산업은 아직도 이의 중요성을 인식못하고 있다. 국외자가 섬유산업을 사양산업으로 간주하는 핵심사안이다. 그러나 섬유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임을 실천을 통해 입증시키는 섬유인들도 많다. 단추하나로 30년간 일류대기업 못지않은 성공신화를 일궈온 이원물산의 김규태 사장이 주인공이다. “대학 졸업 후 교직에 근무하는 동안 아내가 쌍둥이를 낳았죠. 부양가족도 늘고 개인적으로 사업을 구상하던 중 단추업체 ‘협진’을 운영하던 친구의 권유로 단추산업에 뛰어 들게 되었습니다. 친구로부터 단추를 공급받고 유아동복 위주로 영업을 했을 그 당시는 만들기만 하면 팔렸던 시기였어요. 이후 80, 90년대 선두업체가 연달아 무너지자 이원물산은 국내 의류에 들어가는 모든 단추를 생산할 정도로 최대 호황을 맞았습니다.” 김규태 사장은 패션과는 전혀 무관한 고려대학교 농학과를 졸업했다. 그와 섬유산업과의 인연은 우연하게 이루어졌다. ROTC로 군복무를 마치고 교직에 몸담아 있을시 단추업체를 경영하는 친구의 권유로 뛰어들게 됐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뛰어든 것은 아니다. 70년대 당시 국내 급성장하는 섬유산업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최소의 비용으로 창업이 가능했던 단추생산이 메리트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사업을 시작했을 당시 장교로 군복무를 마친 직후라 해외에 나갈 수 있는 여건이 큰 기회가 됐어요. 새로운 디자인을 찾아 여러 나라를 둘러보던 중 일본의 ‘아이리스’를 방문해 충격을 받았습니다. 단추박물관을 만들어 전시효과를 부각시키고 국내보다 10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아이리스’를 보면서 한국의 ‘아이리스’를 만들자는 욕심이 들더군요.” 탄탄대로를 걸어오던 그가 일본의 단추업체 ‘아이리스’를 통해 적잖은 충격을 받고 사업의 변화를 추진하게 된다. 단추산업에 대한 확신 때문이다. 그의 확신은 이원물산 발전의 새로운 기폭제가 됐다. 90년대 초반 국내단추업계 최초로 사옥 시대를 여는 것과 동시에 단추박물관 건립 계획을 세웠다. 그는 이같은 계획을 받쳐줄 성장동력원 발굴이 필요하다는 방침아래 사업구조의 변화에 나섰다. “패션디자이너조차 찾아보기 힘들었던 그 당시 부자재 전문 디자이너 육성은 누구도 생각조차 못했죠. 대부분 해외제품 카피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데다 의류업체들까지도 해외 제품을 가져와 똑같이 만들어 달라고 하던 시기였으니까요. 그렇지만 ‘아이리스’ 영향이 워낙 커 전문화를 내세우고 조금이나마 사회에 환원을 하는 차원에서 고급인력을 양성해야겠다는 다짐이 생기더군요.” 김 사장은 단추 디자인 개발을 위해 보이지 않는 부분부터 손을 댔다. 단추 디자인 개발은 먼저 패션흐름 파악을 우선으로 여기고 디자이너를 매년 밀라노 파리 등에 파견했다. 또 장기근무자들은 그에 따른 파격적인 혜택을 줌으로써 회사일에 최선을 다 할 수 있도록 했다. “발상의 차이겠지만 개당 몇백원에서 몇십원하는 단추생산을 위해 이 정도까지 투자할 필요가 있냐고 반문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롯데가 껌으로 시작해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한 것을 보면 결코 사업의 분야나 품목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이끌어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사업을 이어가는 동안 느낀 것은 기업의 1차 고객은 거래처나 소비자들이 아닌 직원이라 생각했어요. 직원이 신바람 나게 일을 해야 회사가 원활하게 운영되고 성장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는 인력의 중요성이 무엇보다 우선한다고 강조한 뒤 직원들 개개인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등을 챙기는 한편 주기적으로 가족동반 해외 연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