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패션의 르네상스를 위하여

2000-08-09     한국섬유신문
신사복에 부는 변화의 조짐 주가가 1000포인트 시대에 들어서고 경기가 회복국면에 들어서는 듯 하자, 패션업계에서는 다소 의외의 변화를 만끽하고 있다. 예년같으면 여름옷 판매가 거의 끝나고 가을옷 출시를 기다리는 비수기인 요즘 신사복 매출이 초강세를 보이 고 있는 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관련업계는 증시 활황등의 여파로 직장인들의 주 머니가 두둑해진 덕분에 누리는 일시적인 특수라고는 하지만, 지난 7월초 1주일간 신사복 부문에서 11억원의 매출을 올린 LG패션의 경우는 지난 지난해 같은 기간 6억6천만원에 비해 66%의 급신장세를 기록했다니, 참 으로 재미있는 통계가 아닐 수 없다. 물량기준으로는 7천625벌이 팔려 증가율이 42%를 기록 했다는 뉴스도 그렇지만, 더욱 특이한 사실은 고가옷이 잘 팔렸다는 보도에 역시, 여력이 있으면 패션에 돈을 쓰겠다는 요즘 남성들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하나의 예였다 할 수 있다. 남성패션이 발전할 수 없는 이유 그러고 보면, 최근 10년동안 멘즈패션을 둘러싼 상황은 크게 변화했다. 지금까지 멘즈에 있어서의 롱 세일러라고 하면 프레스 테이지계 아니면, 디자이너계 브랜드, 그것도 대부분이 해외 유명브랜드 도입이 전부였다. 물론, 주요브랜드는 존재하지만, 브랜드밸류의 관점에서 보거나, 국산 브랜드의 롱 세일러의 존재성으로 보아서 는 DC계와 진즈, 거기에 대형 어패럴 토탈브랜드를 통 털어서 거의 전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두가 유명한 브랜드가 될 필요는 없지만, 패션 브랜 드의 해외 편중도는 상당히 눈에 두드러지는 현상이라 고 할 수 있다. 물론, 우리에게도 남성복의 가장 오래된 브랜드로 「갤 럭시」, 「켐브리지」, 「폴로」등이 있고, 트래디셔날 을 장점으로 하는 부띠크도 아주 극소수이지만 존재한 다. 그러나 신사복에 관한 한, 우리 소비자들의 감각은 아 주 낙후되어 있거나 오히려 너무나 상류지향적인 양극 화 현상으로 나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패션과 스타일링의 이해와 수용방법이 안정되어 있지 않은 것은 물론, 패션의 정의마저 할 수 없는 상태이며, 게다가 신사복의 기성복화는 보수적이며, 민감하지 않 고 무엇보다도 지루하기 짝이 없는 시장과 고군분투하 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판이하게 달라진 스트리트 정경 그런데 10대와 20대 스트리트 패션의 현상은 이와는 크 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말 이것이 보편적인 것인가」라고 당혹스러울 정도 로 다소 의도적인 의식구조의 변화마저 내포하고 있는 요즘. 실지로 거리에서 마주치는 남성패션도 이전에 비해서 상상할 수 없을만큼의 눈부신 변화를 보이고 있다. 건강한 몸매와 강제로 태운 피부를 밀착T와 스패츠등 으로 마치 로마병정의 모습을 연상시키듯이 자랑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헤어염색에 코팅, 과감한 액서사 리 사용등으로, 언뜻봐서는 여성인지 남성인지 구분이 잘 가지 않는 소프트하고 중성적인 미를 만끽하는 사람 들이 모습정도는 어렵지 않게 발견하곤 한다. 그래서인지 요즘 들어서는 이들의 구미에 맞는 전용화 장품, 액서사리, 패션 그리고 가벼운 소모성 잡지에 이 르기까지 정말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무궁무진한 비즈니 스 챤스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 패션의 기본이 이제까지 의 남성적인 유니섹스 모드가 아니라, 다분히 여성화된 중성 스타일이라는 것으로, 이를 선호하는 남성들의 미 의식은 의복과 잡화등을 통해 상당히 민감하게 변화되 고 있는 양상을 띠고 있다는 사실이다. 고정관념 탈피가 부흥의 조건 물론, 이런 남성의 여성화 현상은 어제 오늘 이야기는 아니다. 10년전 파리 컬렉션에 참가한 장폴 골티에가 「치마입 은 남자」를 테마로 선보인 이래, 세계의 일류 뮤지시 언들이 착용, 대중에 어필하기 시작하면서 일시에 시장 확대 된 스타일이다.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어메 리컨 캐주얼, 그런지, 스포츠, 밀리터리 아이비등 최근 의 패션 흐름속에서 레이스를 비롯한 시스루 소재, 액 서사리 배꼽T등, 다분히 여성적인 아이템들을 남성들이 태연히 입어내어 「여성은 남성이 되고 싶어도, 남성은 결코 여성을 흉내내지 않는다」고 하는 정설마저 보란 듯이 무너뜨려 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또하나 여기에서 중요한 시장공략의 조건은 실 제 이미지와 컬러의 차이로 구분되는 남녀의 디자인 영 역대신, 실루엣으로 차별화할 수 있는 소재의 활용과 그 중요성도 크게 부각되고 있다. 캐주얼화는 시대적 요구 이런 변화의 현상을 바탕으로 10년 20년 후의 신사복 시장을 상상해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거리에서 만나 는 미래의 신사복 소비자들은 지금 자신의 취향대로 옷 을 고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