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계자 제동물산(주) 회장
대담 : 전상열 편집국장
패션 열정 40여년… 진정한 ‘멋’추구했다
옷 입는 기쁨 느껴야 패션 세계화 앞당겨
명품의류 국내 소개 섬유·패션 발전 기여
애칭 ‘패션 외교관’… 국가 인정 감회 각별
-지난 7일 제 20회 ‘섬유의 날’을 맞아 모범경영인 부문으로 산자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의류 수입 그것도 명품의류 수입 분야이기 때문에 정부의 표창이 다소 이색적이다. 감회는.
“기쁘고 감사하다는 마음뿐이다. 오직 패션에 대한 열정으로 40년 넘게 한길만을 걸어온 결과가 아닌가 싶다. 수입 의류 시장의 불모지이자 럭셔리 브랜드의 개념 자체가 모호한 상황이었던 한국에 초석을 다지며 지금 이 자리까지 오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사치와 과소비 조장이라는 각종 비판을 받으면서, 편견으로 가득 찬 사회적 시선과 질타를 극복하고 지금 이 순간의 영예를 누릴 수 있는 것은 패션을 향한 외길 때문이었다. 단순히 판매가 목적이 아닌 한국패션문화의 국제화·세계화에 앞장서고 한 단계 끌어올린 평가라고 여긴다.”
-의류 수입 분야에 손을 댄 동기는 무엇인가
“‘멋’에 남달리 관심이 많았다. 숙명여대 음대에서 성악을 전공했지만 대학 시절 늘 ‘멋’있는 삶을 추구하며 패션에 대한 남다른 감각을 발휘했다. 당시 남대문·동대문의 구호물자 시장을 찾아다니며 나만의 스타일을 연출했다. 명동 일류 맞춤집에서 구입한 의상을 입고 다니는 친구들도 내 스타일을 따라오지는 못했다. 구호물자 단골손님에서 진정한 ‘멋’을 창출 하고 싶어 수입의류 가게를 열었다. 수입이 쉽지 않은 시절 미국, 일본에서 만들어진 독특한 의상을 들여와 사업을 전개했고, 결혼 후에도 패션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열정으로 지난 84년 제동물산을 설립해 지금까지 이끌어오고 있다.”
-80년대 의류수입 특히 명품수입은 사회적인 분위기에서도 안티성향이 강했다. 이를 어떻게 극복해왔나.
“정말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세계 패션 시장이 한국에 오픈되기는 했었지만 당시 ‘자동차 한 대 가격의 의상을 왜 수입·판매 하느냐’며 번번히 국세청의 특별 감사를 받았다. 하지만 한편에선 해외 패션에 궁금증을 가지고 찾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새로운 문화를 한국에 소개하는 패션 외교관이 되고자했다. 끝없는 ‘멋’을 추구하며 이를 알리다보니 한국이 패션 강국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일조했다고 자부한다. 그리고 따가운 시선을 이겨내다보니 지난해 국세청으로부터 모범납세자로 표창을 받고 올해는 산자부장관 표창까지 받게 되었다.”
-명품 수입을 놓고 경쟁자도 많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유통 질서 차원과 국가 이익적인 측면에서 그동안 느꼈던 감회도 각별할 것으로 보이는데.
“나의 사업 신조는 소비자에게 최소의 객단가로 최대의 만족감을 선사하는 것이다. 유명세가 있고 잘 팔리는 다른 업체가 운영 중인 브랜드에 접촉할 경우 결국 국내업체간 과다 경쟁만 부를 뿐이다. 이는 메이커가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조건을 내세우는 결과를 초래하면서 결국 소비자에게만 피해를 줄뿐더러 외화 낭비를 부추기게 된다. 지금도 이같은 경우는 비일비재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제동물산은 이러한 이유로 국내 독점이 아니면 거래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최근 경기 양극화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다는 뜻인데 명품의류시장은 어떤 영향을 받고 있나
“한국의 명품의류시장은 이제 자리를 잡았다. 단 명품 시장 역시 세분화 되면서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IMF 때보다도 더 경기여건이 악화됐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