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Interview[김형상 대한방직협회 회장]

2008-02-07     한국섬유신문

만난 사람 : 김임순 大記者

진정한 리더는 위기를 기회로 살려야

섬산련 회장 특별법 제정 관련 사의 표명 안돼
문제점에 매달리기보다 당면과제 푸는게 수순
섬유산업 붕괴요인 찾아 업계 어려움 덜어줘야

면방업계 어려움속에도 지난해 1000억 투자
투자금액 세액공제율 당초 15%선 회복 마땅
중국산 의류 단속·유해성분판정 관심 시급


요즘처럼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새삼스럽기가 그지없다. 최근 섬유업계에 불고 있는 섬유특별법 제정과 관련 회장이 책임진다며 자진사퇴 파문으로 의견이 분분하다. ‘프로페셔날의 조건’을 쓴 피터 드러커박사가 제시한 성공적인 리더의 모습은 발생한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가능성에 집중해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는 것을 지적했다. 그는 문제의 해결은 ‘손해’를 예방하는 소극적인 차원의 것이지만, 기회를 포착하고 인식하는 것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적극적인 차원의 것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했다. 기자는 며칠 전 대한방직협회 회장으로 일하고 있는 국일방적 김형상 회장을 만났다. 김회장의 근황을 들으면서 그 역시 현재는 문제점에 매달리는 것은 아무런 해결책이 안 된다는 것을 강조했다. ‘문제점’은 다음 페이지로 넘기라고 했다. 물론 드러커 박사나 김 회장의 조언은 문제가 발생해도 ‘방치’하라는 얘기는 분명 아니었다. 문제가 발생하면 적절한 해결책을 강구해야 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조직이 더욱 큰 성과를 내는데 관심과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리더가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회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섬유업계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으며 온라인이 오프라인보다 더 활발하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회원사들이나 업계가 상당한 고비를 맞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지난 한해는 저희 뿐 만 아니라 섬유업계 전체가 어려움이 많았을 것입니다. 갈수록 경쟁은 치열해지고 시장은 어려워지고 있지만 섬유업계는 다른 업계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한 한해였다고 생각합니다. 제조분야 투자도 많이 했지요. 저희 국일 뿐만 아니라 일신방직과 경방 등에서도 상당한 금액으로 투자를 늘려 우리업계만도 대략 1000억 원 이상 투자된 것으로 예상합니다. 어느 업계보다 자구 노력을 많이 했으며 시설개체 외에도 품질과 기술력을 향상시키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신제품 개발도 많이 했지요. 전체적으로 어려웠지만 나름대로 우리업계는 고비를 슬기롭게 넘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면방업계 노사는 다른 업종보다 협력이 잘되고 있습니다. 노사분규도 없었고, 공동임금 교섭도 노사가 서로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합의를 잘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서로 간 협력으로 어려움을 슬기롭게 넘길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경세호 섬산연 회장이 갑자기 사퇴의사를 밝혀 업계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섬산연회장은 면방·화섬·수출업계가 돌아가면서 맡아 왔습니다만 현 경회장은 면방업계를 대표해 맡게 됐습니다. 방협회장 입장에서 이 사태를 어떻게 보십니까?
“경세호회장께서 섬유특별법 제정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이를 책임지고 중도사퇴를 선언한 것은 명분이 서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특별법제정은 섬유인들의 소망이긴 하지요. 그 과정에서 우리모두 백만인 서명운동에도 앞장섰고 우리가 직접 국회에 가서 궐기 대회도 했지요. 섬유산업의 위기 상황을 충분히 국민들에게 호소한 것만으로도 성과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산자부는 애초부터 특별법은 필요하지 않다고 분명히 하는 등 회의적인 입장이었습니다. 당시 산자부 정세균 장관은 ‘기존법의 테두리 내에서 정부가 충분히 지원할 수 있다’면서 ‘WTO가 보조금 지급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항의 받을 소지가 많다’는 지적을 하지 않았습니까? 특별법은 애초부터 정부에서도 소극적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더구나 국회입법은 야당이 주도적으로 발의해서 되는 일은 드문 것이지요. 여당이나 정부의 적극적인 호응 없이 특별법을 통과시킨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보장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동안 특별법 추진과정에서 약간의 문제점과 비판이 나왔습니다. 그런 사안을 놓고 섬산련회장이 중도에서 그만두겠다는 것은 명분이 서지 않지요. 본인이 다시 재고해서 스스로 철회 할 것으로 봅니다. 오히려 시간을 끈다면 주위에서 비판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이제는 비판 세력들도 포용해 더욱 활발하게 생산적인 방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