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배영호 (주)코오롱 사장

2008-05-07     한국섬유신문

섬유산업 영화 재현못할 이유없다
선택과 집중, 타협할줄 아는 역량이 과제
질적 경쟁으로 한미 FTA 효과 살려야
코오롱 비전은 글로벌 종합화학소재기업

(주)코오롱 배영호 사장은 코오롱그룹내에서도 극히 드문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국내외 마케팅, 생산, 기획사업 등 코오롱 사업본부 전 분야에 걸쳐 그의 족적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배사장의 이력은 코오롱이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기폭제가 됐다는 평가다. 배 사장은 2005년말 코오롱유화 사장에서 그룹 모기업 (주)코오롱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04년부터 진행된 구조조정에 따른 노조의 극한투쟁이 코오롱을 절망의 나락으로 몰던 때였다. 배 사장 취임당시 노조는 노조원들을 동원 상경투쟁을 일삼았고 이웅열회장 집을 급습하는 사태까지 불렀다.


배 사장의 코오롱 발령도 약발이 먹혀들지 않는다는 우려도 주변에서 흘러 나왔다. 그러나 사장취임 7개월만에 극한투쟁을 벌이던 노조가 변했다. 그가 지닌 친화력과 카리스마가 노조원들에게 영향을 미친것이다. 특히 코오롱 구미공장장시절 그는 공장장이기전에 맏형자격으로 인간미 넘쳤던 스킨쉽을 노조원들이 잊지를 않았다. 지난해 7월말 노조원들은 강경투쟁만 벌이던 노조집행부를 응징했다. 노조원 스스로 회사가 살아야 근로자도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은 것이다.
올해 배 사장은 노조로부터 큰 선물을 받았다. 창립 50주년을 맞아 노조의 항구적인 무파업 약속이 그것이다. 센츄리 기업을 향한 출발점에서 노조의 약속은 의미가 더욱 증폭됐다. 노사상생화합의 배를 탄 배영호 사장을 만나 코오롱의 비전과 섬유사업관을 들어봤다.


“맛있는 음식이 식탁에 가득 차려져 있더라도 먹는 사람이 이를 소화시킬 능력이 없으면 그림의 떡에 불과합니다. 한미 FTA 체결은 당장 침체의 늪에 빠진 한국섬유산업에 단비임은 분명하지만 문제는 어떻게 활용해 나가느냐에 달렸어요. 섬유산업의 재도약은 선택과 집중, 그리고 타협을 키워드로 강력하게 실천할 때 가능하다고 봅니다.”


배 사장의 섬유사랑은 각별하다. 그만큼 아쉬움이 많다는 의미도 담겨있다. 그와의 인터뷰 첫 말 역시 한국섬유산업이 잘 나갈 때 더 잘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지 못한 진한 애증으로 묻어났다. 그리고 이번 기회를 기필코 살려나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 섬유산업 영화를 재현하지 못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이의 전제는 선택과 집중, 그리고 타협을 할 줄 아는 성숙된 업계 역량을 들었다. 또 한국 섬유업체의 경쟁자는 세계 업체들이라는 것을 직시하자고 덧붙였다.


“올해부터 코오롱이 새롭게 출발합니다. 지난 3년간 코오롱을 할킨 회호리가 되레 센츄리 기업으로 나아가는 에너지가 되고 있어요. 창립 50주년 해를 맞아 산뜻한 발걸음을 떼게 돼 의욕 또한 큽니다.”
배 사장은 올해부터 코오롱이 확 달라진다고 말했다. 회사가 먼저라는 성숙된 노조집행부와 노조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노조가 올해 임금을 동결하겠다고 밝히자 고용안정과 함께 올해 경영에서 이익이 나면 내년에 성과급지급을 약속했다. 그는 이를 타협의 산물이라고 밝혔다. 타협은 당장 선택과 집중을 가능케하는 힘으로 전가됐다. 코오롱의 미래 즉 세계적인 종합화학 소재기업 비전제시로 나타났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2010년 매출 3조원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1본부(섬유부분)는 에어백·헤라크론·멤브레인 등 아라미드 섬유와 수처리 제품개발 사업을 중심으로, 2본부(전자필름부분)는 폴리이미드 필름·OLED 등 부가가치가 높은 다양한 첨단 디스플레이 소재 개발에 역량을 강화하는 등 사업구조 고도화에 나섭니다. 뿐만 아니라 미래 성장산업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선택의 묘를 전략적으로 추진할 생각입니다.”


그는 코오롱의 올 매출은 1조 8천억원이 예상된다며 앞으로 3년내 3조원 달성을 위해 사업구조고도화를 전략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고부가가치 아라미드 섬유 헤라크론 증설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라미드섬유는 현재 미국 듀폰, 일본 데이진에 이어 코오롱 등 세계에서 3개 업체만이 생산하는 제품이다. 배 사장은 코오롱의 아라미드섬유 생산능력은 월 중합능력 200톤 체제지만 올해 안으로 방사능력을 중합수준으로 끌어올려 연간 600억원 매출시스템을 갖춘다고 밝혔다. 또 지속적으로 중합·방사 능력을 확대해 캐시카우 창출품목으로 전략화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극세사를 이용한 필터 멤브레인 사업도 역량을 강화해 그룹차원의 수처리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