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우 병 룡 대구경북염색공업협동조합 이사장
경영난 회원사 지원체제 마련 앞장
유가급등에 환율폭락 채산성 빨간불
긴급특별경영안정자금 15억지원 받아내
四面楚歌 대구염색업계 구원투수역 톡톡
여건이 좋지 않을수록 리더의 역량과 집념은 두드러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현시대를 살면서 이 같은 리더의 두드러진 역량을 보기가 쉽지만은 않다. 최악의 경영여건에 직면해 있는 대구지역 염색업계. 한 가닥 희망으로 리더의 역량에 기대를 걸어보지만 여전히 신통치 않다. 지자체장, 기관, 단체장등 소위 높은 자리에 앉아있는 리더들이 위기상황에서 능력을 보여주길 시민과 업계가 바라는 것은 당연할지 모른다. 가정살림과 기업경영에서 리더의 역량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리더의 역량은 살림과 경영 외적인 여건이 어려울 때 비로소 나타나는 법이다. 요즘 대구 염색계가 떠들썩하다. 대구경북염색공업협동조합을 맡고 있는 우병룡 이사장( 삼우DFC 대표) 때문이다. 유가급등, 원,부자재값 급등, 원/달러환율 급락 등으로 채산성확보에 비상이 걸린 염색업계를 위해 지원체제를 풀가동하고 나선 것. 대 업계 지원현황을 점검하고 있는 그를 조합 사무실에서 어렵게 만났다.
▶요즘 화제의 인물로 떠오르던데요.
“어이쿠, 웬 말씀을… 조합은 이익단체 아닙니까? 회원업체들은 조합이라는 단체가 뭔가 이익에 보탬이 되는 사업과 지원을 해주길 바라는 게 사실입니다. 저 역시 임기기간 중 회원사를 위해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중 지금처럼 염색업계가 큰 어려움에 직면하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일을 찾아 나선 게 좋은 결과로 이어져 기쁠 따름이지요.”
▶보탬이 되는 일이라면…
“경영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회원사들에게 ‘긴급 특별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해 달라고 지난달 22일 대구시에 요청했지요. 다행히 시장님과 관련부서에서 염색업계의 어려움을 직시하고 이달 6일 15억원을 흔쾌히 지원해 주셨습니다. 큰돈은 아닙니다만 이 금액으로 20-30여 업체에게 다소의 도움을 줄 수 있게 돼 기쁠 따름입니다. 또 대구시장님을 비롯, 관련부서에 감사드립니다.”
▶ 회원사만 지원이 가능한가요.
“원칙적으로 회원사 지원요청에 따른 자금이어서 조합 회원사가 우선입니다. 그러나 자금 신청금액이 미달될 경우 비회원 염색업체들에게도 기회를 열어주도록 할 계획입니다. 대구시에서 2%의 이차를 보전해 주기 때문에 괜찮은 자금입니다.”
▶회원사들의 종합소득세 납부 유예건도 있던데요?
“고유가와 원,부자재값 급등, 환율하락 등에다 염색단가는 제자리걸음 또는 뒷걸음을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염색업계의 자금압박이 위험수위에 있습니다. 그래서 11월말까지 납부해야하는 회원사들의 소득세 납부기한을 유예하거나 3-4회 분할납부할 수 있도록 지난8일 대구지방국세청장에게 건의를 드린바 있습니다. 다행히 국세청에서 중소기업의 경영안정을 위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또한 염색업계에만 해당되는 것으로 어느 정도 보탬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염색업계의 어려움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
“모든 여건이 최악의 상황입니다. 염색업체가 많이 사용하는 BC유, 가성소다, 염료, 세정제(하이드로)등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최고 56%까지 급등했습니다. 덜 오른 것이 BC유인데 이마져도 전년에 비해 29%나 급등했습니다. 금리마저 지난해 대비 37%나 급등했습니다. 게다가 환율까지 곤두박질치고 있어 염색업체가 가공단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염색업체 특성상 에너지와 염,조제값이 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채산성 악화가 불보듯 뻔한 상황이지요. 이러한 불리한 여건들은 개별기업이 해결하지 못할 경영외적인 요인들이어서 정부나 지자체, 단체, 기관 등에서 지원을 해줘야 되지 않겠습니까? 특히 섬유경기가 10년 불황을 찍고 회복세를 보일 조짐을 보이고 있는 이때 중소기업에게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준다면 큰 용기를 가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요즘 조합 회원사가 늘어난다는 소식이 있던데요.
“부도, 폐업 등으로 매년 줄어오던 회원사가 올해는 3개 업체가 늘어났습니다. 공동구매사업 아이템에서 설득력있는 가격대를 유지해온 ‘지킴이’로써 조합이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는데다 경영외적인 여건들을 조금이나마 개선시켜 나가고 있는 점이 좋은 평을 얻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합은 회원사가 잘되고 회원사가 늘어나는 것이 최고의 기쁨이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