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잘못이냐..

2000-08-09     한국섬유신문
현재 피혁잡화 업계의 마켓전략이 중산층에서 부유층으 로 쏠리고 있다. IMF이후 소비심리 급감으로 중산층이 몰락하자 이들보 다 소득이 높은 부유층을 집중 공략하는 풍조가 확산되 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에따라 각 업체들은 자체브랜드 이외에 부유층만을 위한 뉴 브랜드를 런칭하거나 자체브랜드 컨셉을 상향 조정하는 등의 움직임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업체들의 의지와는 달리 부유층을 겨냥한 마켓전략이 얼만큼 적중력을 발 휘할 지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제품 개발면에서도 부유층 공략을 위해 컨셉을 바꾸거나 브랜드 명만 바뀌었을 뿐 실제 제품상에서는 별반 차이를 느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원부자재를 값싼 가격에 매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가격으로는 메리트가 없다는 점에 착안, 고가로 책정한다는 소리까지 들린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국내 브랜드보다 라이센스로 전개 하되 국내에서 생산하는 업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 원가보다 최고 7배까지 거품을 조장, 판매한다는 소문 은 벌써 오래전부터 흘러나온 얘기다. 고가 브랜드라는 이미지 홍보후 판매가 부진할 때 중산 층에게 세일이라는 명목으로 접근해도 손해는 입지 않 는다는 밑져야 본전식의 얄팍한 상술을 악용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업체 나름대로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으로 내세운 것이 기는 하지만 중산층 고객을 포기하고 부유층만을 대상 으로 하면 그나마 남아있던 중산층 소비심리마저 무너 뜨릴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업체들이 현 시점에서 직시해야 할 것은 기존보다 중산 층의 소비심리가 많이 위축된 것은 사실이지만 잠정적 인 수요는 변함 없다는 점이다. 얼마전까지 우리나라에 팽배한 뉴리치 현상을 업체들이 중산층의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착각하고 공급량을 대 폭 늘려 어려움을 자초한만큼 현 중산층 소비심리 활성 화를 위한 판촉전략을 강구해야 한다. 부유층만을 대상으로 살 길을 모색하는 방안보다 중산 층 타겟을 그대로 두고 공급량.을 줄여나가면서 중산층 니드를 충분히 충족시킨다는 일부 업체의 마켓 전략이 오히려 현실성이 있어 보인다. 일부업체에 의해 자행되는 무차별 고가정책을 놓고 마 켓팅이 우수하다고 칭찬해야 할 지 아니면 제품에 대한 판별능력이 없는 고객들의 무지(無知)와 업체들의 약삭 빠름을 탓해야 할 지 난감하기만 하다. /허경수 기자 dart@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