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김창호 코오롱패션머티리얼 사장
“한국 섬유산업 부흥 KFM이 앞장섭니다”
섬유는 코오롱의 신성장 동력 창업뜻 지킬 터
한미FTA·바이어 U턴은 섬유부활 신호탄
업·다운 스트림간 신의·신뢰 형성돼야 발전
“2011년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한 뒤 2012년 코스피 상장합니다.”
김창호 코오롱패션머티리얼 사장(60)에게 올해는 유난히 각별하다. 내년 환갑을 앞두고 그의 섬유 인생에 큰 변화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1977년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졸업과 함께 첫 직장인 코오롱에서 30년 만에 CEO에 올랐다. 코오롱그룹의 모태가 된 섬유사업을 총괄하는 수장이 된 것이다. 김 사장은 여기에 큰 뜻을 부여했다. 자칭 대기업 1세대 마지막 섬유CEO로 불리어지길 원했다.
그는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이 곧 그렇게 될 것임을 강조했다. 지난 1957년 한국 의생활 혁명의 기수로 코오롱이 출발했듯 코오롱패션머티리얼 또한 한국섬유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화수분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친 것이다.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의 출발은 한국섬유산업에 있어 큰 의미를 부여한다고 생각합니다. 코오롱그룹의 모태가 된 섬유 산업을 새로운 틀을 통해 재도약을 겨냥한 것은 한국섬유산업 부흥의 신호탄을 쏜 것이나 다름없지요.”
김 사장은 섬유산업은 결코 버려서는 안되는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의 출발은 이같은 뜻을 강력히 전달하는 촉매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섬유 강국 한국’ 비전 제시는 오너인 이웅열 회장의 뜻이라고 밝혔다.
이웅열 회장의 그룹내 호칭은 CVC(Chief Vision Creator)다. 말 그대로 비전을 창출하는 최고 책임자다. 끊임없이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찾아나가는 역할이다. 이 회장이 그룹 신성장동력의 큰 축으로 섬유사업을 꼽은 것은 효심에서 비롯됐다. 조부이신 고 이원만 전 회장과 부친 이동찬 명예 회장이 일군 섬유사업을 승계하는 큰 뜻이 담겨있다. 이 뿐만 아니다. 섬유산업의 부가가치는 그 어느 산업도 미치지 못한다는 강한 자부심도 깔려있다. 지금 섬유산업이 어렵다고 하는 것은 우리의 대응능력 부족 탓으로 돌렸다. 코오롱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며 그것을 지난 7년간 혹독하게 경험했다.
지난해 11월 코오롱의 원사부문 분할은 그 신호탄이다. 그리고 지난 3월3일 코오롱패션머티리얼 출범으로 나타났다. 5개월 뒤인 이달 초 코오롱패션머티리얼과 직물·염색 가공의 코오롱하이텍스 합병은 이 회장의 CVC 역할로서 완결판이다. 57년 코오롱 역사를 뒷받침해온 섬유사업 부문이 하나의 틀 아래서 플랙시블하게 움직이며 시너지를 내는 최적의 모델을 탄생시킨 것이다.
“7·80년대 협업으로 섬유산업의 양적 성장을 이끌었듯 21C는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질적 성장 실현에 앞장설 겁니다. 이를 위해 대·중소기업간 틀어진 신의를 다시 확립하는데 전력하겠습니다.”
김 사장은 섬유산업의 재도약은 무엇보다 스트림간 신의가 확립될 때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적 성장의 근간이 신의가 되었듯 질적 성장에도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지난 10여 년간 업·다운 스트림은 일방적인 논리에 빠져있었다며 이제 이를 타파해나가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섬유사업에 나섰던 기업은 원사 업체든 직물·염색 업체든 모두 돈을 벌었어요. 문제는 이것을 애써 인정하지 않겠다는 소극적인 논리지요. 번돈의 많고 적음은 규모의 논리로 봐야 합니다. 피해의식에 젖어서는 발전의 꿈을 키워나가는데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그는 이제 이를 훌훌 털어 나가자고 말했다. 그리고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이 신의경영에 앞장서겠다고도 했다. 팀장이, 본부장이, 그리고 CEO가 약속한 것은 분명히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담당자가 바뀌더라도 비즈니스의 연속성을 지켜나가겠다는 뜻이다. 업·다운 스트림간의 끈끈한 프랜들리십만이 섬유산업의 재도약의 요체라고 함축적으로 제시했다.
“최근 섬유 부활의 징조가 뚜렷합니다. 중국으로 몰려갔던 오더가 한국으로 U턴하는데다 최근 DDA협상도 결렬됐어요. 한미FTA 협상을 끝낸 한국섬유산업으로써는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는 셈입니다.”
김 사장은 한국섬유산업은 2000년대 들면서 업·미들·다운 스트림에 불어 닥친 개발·품질·가격 경쟁력 약화 때문에 큰 홍역을 앓았지만 ‘이젠 아니다’ 라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