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파워 인터뷰]신세계백화점 황철구 상무

2010-01-22     한국섬유신문

고객과 함께 늙어 역사속으로 사라질 것인가?
‘리노베이션’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자!

패션업계 ‘상생’위한 ‘소통’이 절실한 때
움직이는 타겟 정확한 예측으로 조준하라

2009년은 더욱 치열한 경쟁 환경 속에 ‘본질’과 ‘차별화’가 화두가 될 것이다.
여성복 업계는 올 한해 많이 어려울 것이 우려된다. 세계적 경기침체라는 큰 원인도 있겠지만 해외 브랜드의 빠른 진입 속에 수요가 분산되고 소비도 줄어드는 등 전체 시장 속에서 여성복 자체의 규모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경쟁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하며 ‘또 다른 발전의 기회’로 삼아야 할 때로 본다.
지난해에 많은 해외 브랜드가 국내시장에 진입해 ‘조기안착’에 성공했다. 패션업계 입장에선 ‘완패’라고 볼 수밖에 없다. 단순히 수입상품이 아니라 명품, 고가 럭셔리, SPA 등 브랜드력과 마케팅, 상품력까지를 갖춘 글로벌 브랜드들이 속전속결로 승부를 낸 것이다.
최근 ‘생존을 위한 전략’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분명 내셔널브랜드들의 강점도 있을 것이고 기동성, 순발력도 있을 것인데 ‘경쟁력’을 확고히 할 차별화 전략은 무엇일까? 하는 것이다.

‘가치 소비’ 정확한 타겟팅 요구돼
외국 브랜드들이 빠르게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의 소비자들이 ‘가치 소비’를 추구한다는 명백한 결론을 내리게 한다. 예전에는 백화점이 소비자를 감히 리드한다고 했었지만 지금은 소비자 마인드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충족시키려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브랜드 입장에서도 예전에는 해외에서 유행하는 스타일을 카피해서 적정한 가격대에 출시하면 판매가 잘 됐지만 지금은 소비자가 이를 먼저 알고 외면하는 예리한 시선을 가졌다는 것이다. 세계시장을 겨냥해 ‘동시다발적’으로 패션 트렌드가 발신되는 글로벌 시대에 ‘카피’는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제는 글로벌한 시각에서 제품의 기획과 디자인이 이뤄져야 한다. 소비자 변화는 그 만큼 민감하고 빠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정확한 타겟팅’이 선행돼야 하고 브랜드별 ‘상품력 강화와 차별화’가 절실하게 이뤄져야 한다. 소비자는 쉴 새 없이 움직이는 ‘과녁’과 같다. 과녁이 움직이는데 총은 고정시켜 놓고 발사를 하면 적중률이 당연히 저조할 수 밖 에 없다. 정기적으로 자사 브랜드의 타겟의 움직임을 조사해야 하고 소비성향을 검토해 변화를 추구해야 하고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해야 살아남는다.

백화점별 MD컨텐츠 차별화 과제
백화점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유통채널이 많이 생겼다. 명품샵, 온라인 몰, 아울렛, 가두점 등 소비자들의 선택의 기회는 많다. 이제는 백화점도 기존의 경쟁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또한 빅 3 백화점을 예를 들더라도 고객층이 모두 달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어디든지 똑 같은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어 간판을 떼면 어느 백화점인지 구분이 안간다면 문제가 있다. 백화점 측도 가끔 브랜드사에게 “라벨을 떼면 옷이 다 똑같다”는 말을 한다.<웃음> 그 만큼 모두가 각성해야 할 시점이다. 신세계백화점의 벤치마킹 상대는 국내 백화점이 아니다. 선진국형 MD를 구사하는 해외 유명백화점이 그 대상이다. 분명 백화점별 정책이 다르고 지향점이 다르며 ‘차별화’는 당연한 과제이다. 모든 백화점이 같은 컨텐츠를 갖고 움직이면 패션기업들이 고달플 수 밖에 없다. “A백화점에 입점하려면 B백화점엔 들어오지마라”라는 식이 되고 패션업체들은 한정된 시장에서 유통망 확보에 상당히 한계에 봉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세계백화점은 일찌감치 이러한 시스템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했고 ‘고급화’ ‘차별화’실현을 통한 ‘가치충족’을 중요시 하고 있다. 상권별 점별로 분명한 특징을 가져서 소비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쇼핑공간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혁신· 기동성 강화 서둘러야
‘여성커리어, 캐릭터’ 시장은 근본적으론 가장 매력이 있는 시장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안타깝다. 패션업계 1세대라 할 수 있는 선발주자들이 조닝을 형성했고 그 동안 여성복시장을 주도해 왔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는 신규고객 창출도 어려워지면서 고정고객도 이탈되는 현황에서 디자인력보다는 가격경쟁에 의존하는 듯 싶다. 여성부틱도 마찬가지이다. 그동안 시장변화에 점진적으로 대응해 오지 않고 잘 될 때에 안주해온 결과일 것이다. 여성커리어는 사실 런칭 초반에는 20대가 주고객이었지만 지금은 소비자와 함께 나이들어 30~40대가 되었다. 전반적 추세는 ‘다운 에이징’ 즉, 젊고 감각있게 살고자 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다. 그렇다면 현재의 고객들의 마인드를 충족하기도 버겁지 않겠는가. 생존을 위한 경쟁력 강화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변화에 발맞춰 주목받는 성공적 패션기업과 브랜드도 많다 여성복기업인 한섬은 누가 뭐라고 해도 독보적 위치다. 한섬은 대표의 마인드가 항상 소비자 변화를 향해 열려있고 시대상황에 맞춰 변신을 추구해 왔다. 여전히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 한국형 SPA브랜드 ‘르샵’도 마찬가지이다. 관계자가 매장에서 거의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매장에서 소비자와 부대끼고 상황을 파악해 기동성있게 움직인다. 예를 들면 인기상품은 일주일만에 QR이 가능할 정도로 발빠르다. 한 매장에서 3~4억원의 매출을 일으킬 만큼 선풍적이다.
리노베이션은 부단히 이뤄져야 한다. 잘 될 때 안주해 있으면 고객과 함께 늙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다운 에이징시대 ‘루비족’은 대체 소비군
백화점도 새로운 대체 시장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다운 에이징’에 맞춰 젊고 감각있게, 또한 폭넓은 연령대를 수용하면서 감각있고 여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충족하고자 하는 고객시선에 눈높이를 맞추려 한다. 그것이 바로 ‘루비족’을 겨냥한 편집샵 ‘가드로브’이다. 미국의 ‘찰스롤란’ ‘핑크타탄’ ‘신초이’등과 유럽의 ‘프랑코 지세’ 등 브랜드로 구성해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올해 3월에 오픈하며 수입럭셔리와 국내 디자이너 캐릭터간 브릿지를 형성해 차별화한다.
최근 제일모직이 런칭한 컨템포러리 럭셔리 브랜드 ‘르베이지’도 이 같은 소비자 변화를 잘 읽고 있으며 해외 브랜드에도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본다.
강남점은 이 같이 컨템포러리, 럭셔리를 부여하고 매장을 특화함으로써 ‘고급화’의 완성을 실현할 대표적 모델이 될 것이다.
패션은 커뮤니케이션이다. 패션시장은 어렵다. 이럴 때 일 수록 모든 종사자들이 ‘상생’을 위한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이영희 기자 yhlee@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