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크레송 ‘워모’ 김수진 기획 이사
남성캐릭터시장 ‘개성 넘치는 시대’ 열어야
“브랜드 정체성, 그 어느때보다 중요”
“남성복 시장은 발전가능성이 높고 매력 넘치는 곳이죠. 섬세한 디테일은 소비자가 입었을 때만 비로소 느껴지는 중요한 요소랍니다. 최근 남성복 시장에서도 브랜드마다 개성 넘치는 모습이 필요할 것 같아요”
최근 크레송(대표 신용관)의 ‘워모’는 09 F/W 컬렉션 통해 아이덴티티가 뚜렷한 차별화 캐릭터 라인을 선보이는 등 공격적인 시장진입을 앞두고 있다.
스포츠 그룹인 ‘프로그레시브’ 라인은 유통바이어들로부터 ‘획기적이다’ 라는 호평을 받아내는 등 개성에 뒤쳐진 캐릭터남성복시장에 긍정적인 불씨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는 김수진 이사가 방향타를 잡고 신용석 디자인실장의 진두지휘 아래 디자인실의 혁신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 이사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어머니에게 특정 옷 스타일을 주문하고 심지어는 리본에 디테일 문양까지 고집을 피울 정도였으니 디자이너에 대한 꿈은 이미 예견된 것 이였다. 대학교는 의류직물학을 전공해 소재감각을 기른 것과 더불어 어린 시절 디테일 욕심과 직물소재에 대한 남과 다른 차별된 성향은 현재 ‘워모’의 새로운 디자인 라인에 고스란히 담겨졌다.
“여성복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고 판단했어요. 오히려 남성복 시장이 무궁무진한 발전가능성이 있겠구나 생각했죠. 빨리 성장하고 싶은 욕망에 남성복 사업부로 과감하게 지원 했지요. 그 후로 ‘코모도’ 3년 ‘제일모직’ 간이복 사업부 3년을 거쳐 ‘인터메조’에 들어갔고 다시 ‘코모도’로 들어가 8년을 일하는 등 직조부터 디자인까지 모든 과정을 충분히 마스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죠.”
신규 런칭 보다 리뉴얼을 통해 ‘못된 아이를 바르게 키우는 것’과 같은 보람을 느낀다는 김 이사에게도 위기에 순간은 있었다. “‘코모도’ 스포츠 리뉴얼을 감행할 때 매장에서 제품을 팔수가 없을 정도라고 두 손을 번쩍 들며 반기를 표현해 아찔했지요. 결국 책임을 지고 재품평회를 택했고 기존상품과 어울릴 수 있는 범위로 상품을 맞물려 보기 좋게 성공했죠.”
이 후 전년도 겨울부터 크레송에 입사, 그간 쌓아온 노하우를 모두 쏟아내 ‘워모’를 독특한 디자인으로 재탄생시켰다. 기존 클래식라인과 어울릴 수 있는 범용성을 갖추는 동시에 독특한 ‘워모’만의 개성 넘치는 라인을 개발해냈다.
디자인에 대한 투자로 원가가 상승했지만 마진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소비자들을 위해 가격을 기존라인과 동일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김 이사의 고집스러운 전략은 국내 남성복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는 캐릭터 남성업체들의 브랜드 정체성이 중요한 시대예요. 가격으로 선택을 유도하기보다 차별화된 질 높은 제품으로 초이스를 이끌어내야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