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시리즈 | 나만의 색깔로 성장레이스 펼친다 ⑭ 사(絲) 염색(치즈) 부문 업계 최강 이용식 혜성섬유 대표

2011-12-15     한국섬유신문

제2 메모리섬유 ‘PTT시대’ 연 絲染의 鬼才

뉴밀레니엄 초기부터 선풍적 인기를 구가하며 승승장구했던 1세대 메모리섬유(형상기억섬유)인 메탈섬유. 그러나 이지 케어 트렌드에 역행한데다 메탈소재의 원가부담 때문에 만 5년 만에 짧은 생을 마감해야했다.

대신 형상기억소재의 특성을 살린 부드러운 촉감과 이지케어 및 원가부담을 줄이는 소재개발이 이슈로 떠올랐다. 2000년 중반대 이 같은 결점을 보완한 2세대 메모리섬유가 개발됐다. PTT(poly trimethylene terephthalate)다. PTT는 고 순도 테레프탈산(PTA)에다 옥수수에서 축출한 당분을 농축한 프로판디올(PDA)의 합성으로 개발됐다.

정련·열처리·건조 시간 등 각 공정
자체기술 ‘맞춤형 공법’ 국내 최강


화섬과 식물성의 만남으로 탄생한 메모리섬유는 자연스런 터치와 실의 굵기 및 광택을 용도에 맞게 마음대로 바꿀 수 있어 제2의 메모리 섬유시대를 여는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메모리섬유의 특성상 선염을 통한 제품 고급화와 차별화 욕구가 강했지만 사염공정은 이를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옥수수의 당분에서 얻어낸 젖산 등이 함유된 메모리섬유(PTT)는 일반 폴리에스터와 같이 분산염료를 사용해 염색할 수 있다. 그러나 내열성과 내알칼리성이 약하기 때문에 정련, 열처리, 건조시간 및 온도 등 각각의 공정에서 맞춤형 공법을 요구 받았다. 이를 해결하지 않고는 경화현상, 촉감저하, 직물에서의 줄 불량, 실의 균제도(균일성)변화, 열 수축 불안정, 언-이븐(un- even)불량 등 품질을 떨어뜨리는 다양한 결점을 감수해야 했다. 불모지였던 국내 염색업계로선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혜성섬유는 2005년 공법연구와 공정조건 도출에 도전했다. 만 6개월여 만에 해법이 도출됐다. 혜성이 일약 이 부문에서 스타덤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이후 지금까지 혜성섬유는 메모리 사 선염부문에서 국내 최강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메모리섬유에 이어 자동차시트, 가방, 침장 등 산업용 섬유와 세계 유명브랜드 의류용 선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메모리섬유 선염 국내최강
90년 회사를 설립한 혜성은 코오롱 글로텍, 제일모직, 웅진케미칼(구 새한) 등 대기업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산자용 및 의류용 치즈 사염으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2005년 들어 메모리섬유 국내 선발 사염업체로 등장하면서 성장속도는 배가 됐다.
당시 메모리섬유 파트너는 SNT. SNT 역시 메탈후속으로 차세대 형성기억 섬유로 부상 중인 PTT를 이용한 메모리섬유개발에 주력하고 있던 때였다.

사염 기술 발군…원사 대기업을 파트너로
버버리·리미티드 등 글로벌 브랜드 러브콜


혜성과 SNT의 만남은 곧 PTT를 사용한 메모리섬유의 상용화를 알리는 신호였다.

혜성은 사염공정조건 및 품질조건을, SNT는 원사를 비롯 각 공정에서의 애로를 분석해 혜성에 피이드-백 하는 열성과 집념을 보였다. 성분 특성상 염색공정이 맞지 않으면 실의 균제도가 바뀌고 열수축이 큰데다 경화현상, 촉감저하 등 다양한 불량요인을 안고 있었다. 하지만 혜성과 SNT는 메모리섬유의 품질표준을 미리 정해놓은 뒤 사염공정 조건과 염색처방표준에 맞춘 공정조건을 단 6개월 여 만에 도출해냈다. 혜성과 SNT의 개발에 대한 집념의 결실이었다. 결과는 기대이상의 큰 선물로 돌아왔다. 혜성과 SNT는 각각 사염과 메모리섬유부문에서 국내 최강 업체로 입지를 굳혔다. 혜성은 개발 이듬해인 2006년부터 메모리 사 선염을 독점 생산하면서 사세를 급속히 키워나갔다. 2007년에는 전체 생산케퍼 대비 30~40%에 달하는 연간 1300여t의 메모리 사 선염을 생산해냈다. 역사상 최고 실적이었다. 국내 동종업계에서도 전무후무한 실적이다. SNT의 성장세도 말할 나위가 없었다. 국내 최고품질을 생산해내는 기업에 대한 푸짐한 반대급부였다. 혜성 이용식 사장은 “와인더, 사염공정에서 그동안 문제점으로 드러났던 공정애로를 해결할 수 있는 공정조건과 표준을 찾아냈다”며 “이 같은 성과가 이렇게 크게 돌아올지는 생각도 못했다”고 했다. 최근 들어 포트폴리오의 일환으로 PTT를 대체할 초극세 나노복합사 염색공법을 개발 중이다.

또 다른 경쟁력, 산업용 및 의류용 선염
혜성은 설립 초기부터 코오롱글로텍과 파트너십으로 만나 지금까지 자동차시트용 사염을 해오고 있다. 19년째 믿음과 품질하나로 맺어진 거래다. 믿음의 출발은 품질과 납기. 염색단가에 따라 거래업체가 수시로 바뀌는 일반적인 거래 관행과는 거리가 멀다.

이에 대해 이용식 사장은 “물량이 많고 적음을 떠나 요구품질을 내주고 납기를 맞추어 주다보니 20여년을 거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 같은 우직한 고집은 93년부터 2005년까지 혜성이 독자개발에 성공한 더블라셀 선염오더를 거의 독점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2000년에는 월산 150t까지 생산하며 코오롱 생산량의 80%까지 끌어올렸다. 그는 “품질로 얻어낸 믿음이 곧 혜성의 성공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품질에 관한 믿음이 입소문으로 퍼지면서 제일모직, 새한(현 웅진케미칼)등 대기업을 차례로 고정바이어로 끌어들였다. 최근 3년간 혜성에게 또 다른 변화가 찾아왔다. 세계유명의류 브랜드들의 러브콜이다. 노미네이션으로 접근한 브랜드는 버버리, 리미티드 등 글로벌 유명브랜드들이다. 이밖에 패션가방과 관련한 세계최고의 브랜드들도 노미네이션을 통해 혜성의 고품질을 실감하고 있다.

나만의 경쟁력
품질이다. 완제품용도 맞춤형 품질이 혜성이 갖는 최고의 경쟁력이다. 이에 따른 수많은 공정조건을 도출해낸 것도 괄목할만하다. 99년부터 지금까지 10년 동안 이어져온 설비투자역시 빼놓을 수 없다. 염색기(치즈)14대 중 4대가 1000kg형 대형 염색기다.

모두 2003년부터 4년간 매년 1대꼴로 투자를 단행했다. 이밖에 자동화, 와인더 개체 등 2000년 이후 지금까지 설비투자규모가 20억 원을 웃돈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트렌드가 가파르게 변하는 시대에 차별화와 고급화는 기업의 승패를 좌우하는 요인이 됐다”며 “새로운 수요에 대응하는 순발력과 요구품질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만이 살아 남을 수 있다”며 설비투자 배경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