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워인터뷰]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 이동수 회장
‘생산·수출·설비’ 확대 ‘다산다복의 해’ 기대
‘섬유산업 인재육성 추진위원회’ 만들어 인력난 타개
FTA로 섬유생산 5~10% 증가 전망
스트림간 화합과 결속력 중요
백호에서 토끼로. 용맹과 지혜로 앞만 보고 달려왔던 한 해였다. 그래서 일까. 이번엔 뭔가 이룰 것 같은 느낌이다. 신묘년 새해, 토끼해다.
토끼하면 전래동화를 빌어 권토중래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른다. 귀가 큰 까닭에 소통의 시대도 활짝 열리지 않을까 싶다. 새끼를 많이 낳는다 하여 다산다복의 대명사로도 불리우는 토끼. 올해 섬유산업과 찰떡궁합이란 생각이 든다. 10년간 뼈를 깍 듯 구조조정과 미래를 위해 준비해온 섬유인들에게 귀가 확 열릴만한 멘트일수도 있겠다.
대구경북 섬유산업을 짊어지고 있는 이동수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 회장을 만나 토끼 컨셉으로 올해 섬유산업 그림을 그려보기로 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구미 상의 회장 임기를 마치고 곧장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 회장에 취임했었다.
-바쁜 시간 빼앗아 죄송합니다. 그래도 올해 그림이 좋을 것 같은데 한 말씀 하셔야 되지 않겠습니까. 요즘 바쁘시지요.
▶어이쿠 정신이 없습니다. 구미상의와는 비교자체가 안됩니다. 구미상의는 구미지역 현안만 챙기면 되는데 섬유는 그렇지 않아요. 지역현안들 대다수가 지자체, 중앙단체, 기관, 정부와 직결돼 있어 몸만 바쁘고 진척은 느리기만 해요. 그래서 심적 부담도 밀려오고...
-원래 섬유가 복잡하고 일이 많지 않습니까. 각오도 하셨을 터이고.
▶물론이죠. 그러나 협회 기능이 지역섬유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기업과 기업, 기업과 정부, 기관, 단체간 가교역할을 하는 데서부터 현안과제의 정책적 제안과 타개방안을 마련하는 등 시작과 끝이 없을 만큼 광범위합니다. 결과도 빨리 내고 싶고, 마음은 바쁜데 진척은 느리기만 합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회장직을 수락하지 않았을 텐데, 하하.
-누군가는 해야 할 일 아닙니까. 엄살로 받아들이겠습니다. 몸 푸셨으니 본론 들어가죠. 대구경북 섬유산업 그림이 그려져 가는 것 같습니다. 특히 올해는 토끼띠와 궁합도 좋을 듯 하구요.
▶지난해 4월 취임 이후 스트림간 대화합과 결속력을 다지는데 힘을 쏟아 부었지요. 각 조합, 단체, 연구기관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생각보다 빨리 화합의 장을 열 수 있었습니다. 기업과 단체, 기관간 소통도 잘되고 있고요. 이 힘을 바탕으로 이젠 그림을 그려 나가야 합니다.
대구경북 섬유산업은 지난해 10년 만에 최고 실적을 기록하면서 비전과 희망에 부풀어 있습니다. 그러나 지속적인 도약을 꾀하기 위해서는 할 일도 산재해 있습니다.
설비부족과 노후화, 생산인력 부족, 작업환경 열악, 근로자 대우개선, 차별화 섬유개발, 미래섬유개발 등 모두를 우리 스스로가 해야 할 일들입니다.
-향후 몇 년간 섬유산업 흐름이 좋을 듯 합니다.
▶어떻게 보면 기회죠. 이를 잡기 위해 모든 섬유인들이 해야 할 일들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성장을 누릴 권리가 있다면 그에 따른 의무도 있겠죠. 올해는 성장과 투자가 병행되는 역동적인 한 해가 될 것으로 보고 협회와 관련 단체 간 유기적인 체제를 가동할 계획입니다.
-가꾸고 뿌린 씨앗에서 얻는 열매, 달겠지요.
▶생산, 수출, 설비, 고용인력, 차별화 섬유개발, 신섬유개발 모두 늘어나는 그야말로 다산다복의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아 참, 떨어지는 것도 하나 있네요. 설비노후도... 하하.
-미국, EU와 각각 FTA 체결로 호재가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EU지역이 빠를 것 같은데요. 약 7.9%의 섬유분야 평균 관세가 즉시 또는 5년간 단계적으로 철폐될 예정이어서 섬유산업으로선 호재지요. 대구경북 전체 GRDP(지역내 총생산)가 1.3% 증가할 것으로 대경연구원이 분석한 결과를 보면 섬유는 5~10%까지도 볼 수 있겠지요.
-그에 따른 대책과 준비도 중요할 텐데요.
▶이미 지경부, 섬산련, 각 단체간 네트웍을 통해 원산지 증명과 수출자 인증 자격 취득 등 FTA를 대비한 준비에 착수했습니다. 협회와 대구시, 경북도 또는 업체 사전조사를 통해 수출자 인증과 생산기업정보시스템 및 다양한 준비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보기 드물었던 조합, 단체, 연구기관, 업계간 결속력과 대화합의 장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결속력으로 뭔가를 해내야 할 것 같은데요.
▶업계의 한 목소리는 엄청난 힘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말씀 드린 대구경북섬유산업이 안고 있는 현안과제를 타개하는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봅니다. 정부와 지자체도 이를 긍정적으로 지켜보고 있어 올해는 더욱 잘될 것 같습니다.
-인력난 문제는 어떻습니까. 올해 무척 어려울 것 같습니다.
▶먼저 경영자들이 변해야 한다고 봅니다. 경영자와 근로자가 상생하는 자세가 중요한 거 아닙니까. 요즘 들어 열악한 작업장 환경을 개선하는 기업들 소식이 자주 들려오고 있습니다. 고무적인 현상 아닙니까. 이것은 거창한 게 결코 아닙니다. 식당에서 화장실, 휴게실, 음식, 생산현장 환경 등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봅니다.
얼마 전 화장실을 현대식으로 깨끗하게 리모델링한 한 업체 얘기를 들은 적 있습니다. 그 회사 여성근로자 한 분이 기대 이상의 반응을 보이며 그 회사 사장에게 감사의 편지를 써 보냈다고 합디다. 그분의 주인의식과 업무수행도가 어떻겠습니까.
협회도 올해 안으로 가칭 ‘섬유산업 인재육성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시범사업으로 몇 개 기업을 지정해 현안과제를 타개하는 과정과 진척도를 점검해 볼 생각입니다. 성과가 있을 경우 전 섬유산업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얼마 전 차세대 리더교육과정에 출강하셨다죠. 무슨 말씀을 강조 하셨나요.
▶대구경북 산지가 안고 있는 과제들을 열거하고 타개방안과 지역섬유 비전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모두가 진지했고 인정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비전이 그렇고 경영자 마인드, 신규투자 필요성, 기업의 사기진작, 비의료용 섬유의 준비, 인력난 타개 등이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2세 경영인은 섬유를 전공한 유능한 젊은 인재들이어서 생각이 빠르고 비전을 제시할 줄도 알더군요.
-신흥은 올해 잘될 것 같습니까.
▶지난해 직기가 모자라 혼났습니다. 그래서 직기를 증설하기로 했지요. 그런데 인력 구하기가 어려워 직기를 원하는 만큼 도입 할 수도 없어요. 올해는 기존의 아이템인 화섬교직물과 메모리섬유에 이어 몇 개 품목을 확대해 성장세를 계속 탈 계획입니다.
/김영관 기자 ykkim@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