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워인터뷰]우성I&C 이장훈 대표

2011-12-30     한국섬유신문

“발로 뛰는 젊은 기업 되겠다”
변화의 2010년, 도약의 2011년…‘본’ 남성 전문 명품 브랜드로?

‘예작’ 남성 브랜드化
‘랑방셔츠’ 명품 대열에
‘본’ 라인 세분화 전진

우성I&C가 젊어졌다. 본사부터 매장까지 파이팅이 넘치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우성I&C는 지난해 흑자전환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개운한 새 출발을 했다. 주로 정장과 와이셔츠로 고가 시장을 겨냥하고 있으며 연간 800억 규모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어 단일시장에서 높은 매출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다복종 체제의 패션업계에서 단일 품목, 특정성을 대상으로 하기에 남성 시장에서 지배력을 갖고 있다는 중론이다.
각 사업부에도 활기가 돌고 있다. 지난 한 해 우성I&C의 변화를 주도한 이장훈 대표는 10년 이후의 중장기 플랜을 살짝 공개했다. ‘본’의 횡적 라인 확장을 통해 한국형 남성 명품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지난해 우성 I&C에 많은 시도가 있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나.
‘예작’은 식상한 셔츠 브랜드에서 탈피해 토탈 잡화를 제안하는 남성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셔츠 고객에게 언더웨어, 머플러까지 제안해보겠다는 발상은 실제 고객이 어떤 패턴의 소비유형을 갖고 있는가를 파악하고 그들이 원하는 아이템을 제공하자는 취지였다. 향후에도 ‘예작’의 컨셉과 이미지에 맞는 선에서 보다 폭넓은 아이템을 전개하려고 한다.
셔츠 ‘랑방 컬렉션’은 프랑스 본사와 협의된 내용이 있어 생산 기계를 교체, 고품질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쌓아온 셔츠 제조 기술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랑방’ 파리 본사가 한 차원 높은 수준을 원해 허를 찔린 기분이었다. ‘랑방’ 셔츠의 고객들은 키톤이나 제냐와 같은 명품들과 동일선상에서 평가하게 된다. 그런 그들이 우리 브랜드를 입고 단골이 되고 있다. 올해는 우성I&C의 모든 브랜드가 변화된 우리 색깔을 낼 수 있게 하려고 한다.
-모든 사업부에 불어온 변화의 바람과 더불어 외부에서도 ‘젊어졌다’는 평가다. 본사에서도 뚜렷하게 체감한 바가 있나.
내부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회사가 포지티브하게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직원들의 생각과 마인드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수동적이었던 매장 판매사원들의 자세도 적극적이며 능동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아직 개선할 점이 많으나 매장만 가 봐도 확실히 분위기가 바뀌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해에는 각 부문별 사업부 및 판매사원들과 함께 송년회를 진행해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고 화합을 도모했다. 임원들은 물론 젊은 직원들 각자의 개성과 색깔을 인정해주는 분위기로 이끌고 싶었다. 올해 각자 힘들었을 부분이 많은데 모두가 “힘내겠다”는 파이팅을 전해줬다. 한 배를 탔다는 유대감과 동질감이 다져진 것이 고무적이었다.
-캐릭터 시장에 컨템포러리 감각으로 두각을 나타냈던 ‘본’과 지난 F/W 런칭한 아웃도어 어반 캐주얼 ‘본.지플로어’와 타겟 층이 불분명한 것 같기도 하다.
‘본’은 최고급 남성복 반열에 서기 위한 10년 계획을 세웠다. ‘캐릭터 없는 캐릭터’ 남성복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웨어러블 하면서도 감각적인 스타일을 제안하고자 한다. 체계적인 라인 익스텐션을 통해 남성의 라이프스타일 써클을 책임질 수 있는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 무턱대고 메가급으로 몸집을 불리기보다는 한국 남성의 연령 및 테이스트에 따라 라인을 세분화 할 방침이다. 남자가 태어나 요람에서 무덤까지 입을 수 있는 남성 토탈 브랜드가 될 것이다.
첫 번째 라인 ‘본.지플로어’의 메인 타겟인 10대 후반~20대 후반의 남성들은 인터넷 쇼핑몰의 중저가 의류에 익숙한데다 구매력이 높지 못하다. 그러면서도 뉴욕 등 4대 패션 컬렉션을 많이 접하고 패션 트렌드에 민감하며 감수성이 예민하다. 그들을 이끌어 오기 위해서는 브랜드에 확고한 아이덴티티와 컨셉이 필요하다. ‘본.지플로어’는 젊은 층이 흡수할 수 있는 캐주얼 감성을 제품 하나하나에 제대로 표현하려고 한다.
한편, ‘예작’, ‘본’의 중국진출은 신중을 기해 타진 중이다. 현지에서 좋은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관건이다.
-남성패션의 감도와 수준이 상승함에 따라 남성잡화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를 대비한 우성I&C의 전략은?
남성 양말, 우산까지 중요한 시대가 됐다. 통상 남성 브랜드에서 잡화는 생산업체가 골라주면 초이스하고 셀렉트 하는데 우성I&C 브랜드의 피혁 및 섬유 잡화는 직접 디자인해 생산한다. ‘예작’ 역시 엠블럼이나 불박, ‘본’의 모자 등 섬유 잡화는 물론 백과 슈즈 모두 자체 디자인이다. ‘본.지플로어’도 마찬가지로 아웃도어 느낌 표방한 잡화 아이템 개발에 힘썼다. 피혁 잡화의 원피나 소재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아직 소비자의 폭이 좁아 큰 수익은 나지 않지만 고객들이 감도 높은 잡화를 원하는 시기가 조만간 올 것으로 본다.
이런 노력의 결과 잡화 편집샵 입점 제의가 있을 만큼 백화점 유통도 기회를 제공하는 양상이다. 퀄리티 높은 토탈 패션을 완성하려는 노력에 유통도 공감하고, 소비자도 인식을 전환하고 있다.
-앞으로 남성복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이제까지 남성 시장은 소재와 봉제 등 퀄리티를 위주로 이야기를 풀었지만 이제는 디자인, 감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남성복은 안전하다’는 안이한 생각으로 국내에서 생산하고 좋은 퀄리티를 내고 있으니 소비자가 알아줄 것이라는 기대는 버려야 한다. 노하우와 감도가 더욱 중요해졌다.
고객들의 패션과 소비경향은 더욱 세분화될 것으로 본다. 단일 브랜드가 연매출 1000억 원을 못 하면 이상하게 여겨지기까지 했던 수십 년 전과는 아주 다르다. 개성 소비와 테이스트의 세분화가 점점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백화점 조닝이 남성 캐릭터, 어반 캐주얼, 컨템포러리 등 다양해진 것도 고객의 테이스트가 다채로워진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본다.
-고객이 패션을 주도하는 시대를 맞아, 우성I&C가 가장 최우선으로 하는 것은 무엇인가.
소비자가, 손님이 ‘왕’이라는 말 그대로다. 마인드나 감성, 패션감각에서 브랜드를 주도하고 이끌어갈 새로운 리더로 존중해야 한다.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브랜드는 존재 가치를 상실하게 된다. 고객 입장에서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타겟층의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SNS(Social Networking Service)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은 것 같다.
-젊고 트렌디한 남성들에게 스타일을 제안하는 남성복 기업의 CEO로서 감성의 교류가 중요할 것 같다.
지금 구매력을 가진 패션 소비의 주체는 30대이지만 트렌드의 흐름은 20대가 주도하고 있다고 본다. 또한 20대의 테이스트를 지닌 30대의 스타일이 40대 남성들에게도 인스피레이션 하고 있다. 20대 마인드 수용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앞서 말한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가 그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일텐데 개인적으로 활발하게 이용하지는 못한다. 나 자신이 20대의 모든 것을 알지는 못하겠지만 우성I&C에 있는 많은 젊은 인력들이 각자 동세대와 소통하고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앞으로 우성I&C를 어떻게 이끌고 싶나.
더욱 역동적인 회사가 되고자 한다. 더 빨리 뛰는 회사, 젊고 활기찬 회사가 됐으면 좋겠다. 작년에는 세계경제위기 이후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변화를 갖자는 데 포커스를 맞췄고, 올해는 변화된 내용을 우리 것으로 정착시키는 작업을 전개하려고 한다.
/ 김송이 기자 songe@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