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Interview] 정명필 대구염색공단 이사장 - 섬유업계 경쟁력 좌우하는 산업 첨병 대구염색공단
“개혁 드라이브 풀 가동, 300억 원 원가절감”
대구염색산업의 젖줄, 대구염색공단. 125개 염색업체가 밀집해 있는 세계 최고 집산지. 연간 증기(스팀)공급량 237만 톤, 전기 295만MWH, 폐수유입량 2050만 톤 규모에 이른다. 증기, 전기, 공법용수 및 폐수처리 기술과 관리방법에 따라 연간 수백억 원의 예산이 왔다 갔다 한다.
그만큼 최고 경영자와 공단의 관리방법에 따라 입주기업의 경쟁력도 바뀔 수밖에 없다.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정명필 이사장.
09년 8월24일 이사장에 취임하면서 그는 개혁 드라이브를 풀 가동했다. 입주 기업들의 경쟁력을 좌지우지하는 증기, 전기, 공업용수, 폐수처리장이 주 타깃이다.
정 이사장은 조준 사격으로 2년째 과녁에 적중시키고 있다. 그의 행보와 공단의 경쟁력을 재조명 할 수밖에 없는 시기가 왔음을 직감했다. 바쁜 일과를 훔쳐 만났다. 7월4일 10시30분. 공단 이사장 집무실. 그날따라 대구의 살인더위는 기승을 더했다.
▶엉켰던 실타래를 푸는데 고생 많이 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오히려 개혁 드라이브에 가속이 붙고 있다.
“결과를 먼저 보면 그럴 수도 있겠지…그러나 모든 일이 그러하듯 진단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수 개월간 진단과 검증을 거쳐 메스를 가할 곳을 찾아 행동으로 옮겼다. 지금은 모든 진단이 끝났고 자체 프로그램에 따라 행동으로 옮겨야 할 일만 남았다.”
▶가시적인 성과는
“지난해 증기요금을 두 차례 인하했다. 전국(12곳) 공단 중 가장 싼 가격이다. 125개 입주업체로 본다면 연간 200~300억 원의 원가를 절감했다고 본다.”
▶물가와 원자재 가격이 상승추세인데 오히려 인하를 단행했다. 그럴만한 배경이라도?
“진단에서 도출된 석탄 종류 선택의 유연성과 거래선 다각화를 핵심으로 꼽을 수 있다. 그동안 중국에서만 수입해 왔다. 그러나 지금은 호주, 러시아, 인도, 캐나다 등으로 거래선을 다변화하고 있다. 품질 좋은 석탄을 더 싸게 공급받을 수 있었던 것이 이유다.”
▶발전소 지출 예산 중 석탄이 70%정도 차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절감액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까지 석탄가격에서 150억 원, 운송료 및 하치장 사용료 등에서 35억 원 등 총 185억 원 정도 절감했다.”
▶올해는 사정이 좀 다를 텐데
“올 들어 5월경 석탄 가격이 20% 정도 인상됐다. 톤당 2만6000원 정도 인상됨에 따라 연간 사용량 40만 톤 기준으로 104억 원의 추가 부담 요인이 발생했다. 증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이유다. 6월부터 톤당 13.5% 인상한 3만3000원(신설)과 2만8500원에 공급하고 있다. 톤당 5000원 올렸다.”
▶그래도 전국에서 제일 싼 가격 아닌가.
“그렇다. 제일 비싼 곳(전북)보다 톤당 2만원 가량 차이 난다.
▶석탄 품질도 차별적이고 탄력적으로 선택한다던데
“석탄 품질과 보일러 노후화 정도에 따라 보일러 사고 유무가 달라진다. 따라서 보일러 성능에 맞춘 석탄품질 선택이 필요하다. 9월경 이 같은 최적의 조합에 맞는 석탄을 골라 바꿀 계획이다.”
▶지난해 말 폐수처리장 탈수기 교체로 슬러지 발생량이 27% 감소한 것도 대단한 경쟁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연간 12억 원의 절감효과를 보고 있다. 기존의 벨트프레스(8대)를 필터프레스(4대)로 교체한 데 따른 결과다. 총48억 원의 비용이 들어갔지만 설치 후 4년 만에 투자 원금을 회수할 수 있어 매우 고무적이다. 이 밖에도 탈수능력 부족에 대비해 4대의 여과판 증설을 추진 중이다.”
▶폐수처리장 경쟁력 제고 사업은 계속 이어지는가.
“글쎄…끝이 어디 있겠는가. 찾아서라도 최적의 조건과 조합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본다. 폐수처리장 터보 브로 6대를 9억5천 만원을 들여 교체했다. 기존의 15대를 터보형으로 교체한 사업이다. 교체 후 운전효율이 뛰어나 소비 전력의 30%를 절감할 수 있었다. 절감액으로 계산하면 연간 2억3000만 원 정도다.
이밖에 비상사태를 대비해 예비 브로워 소요 대수를 계산해보니 4대가 나왔다. 그래서 이중 우선 2대를 설치하고 있다. 나머지는 2대는 내년 경 설치할 예정이다.
▶2016년 1월부터 강화되는 배출 허용 기준에 대한 대비책은 잘 진행되고 있는가.
“2014년까지 대기 방지시설을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보일러에 탈황 및 탈길 설비를 설치해야 하고 친환경형 석탄 저장고도 설치해야 한다. 올해부터 사업에 들어갔다. 2014년까지 총300~400억 원을 투입해 허용기준을 충족시킬 계획이다.”
▶공업용수 부문에서의 경쟁력 제고사업도 궁금하다.
“없으면 찾아서라도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게 공단의 입장이다. 연구와 고민 끝에 공업용수를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는 방안을 찾아냈다. 바로 재활용 용수다. 북부 하수처리장 방류수를 재처리해서 매일 12톤씩 유입할 계획이 나와 있다.
지난 6월 이 사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민간사업자와 협약을 체결했다.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연간 용수 비용에서 120억 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추진사업이 너무 많아 정리가 어려울 것 같다.(웃음)
“하하, 또 있는데…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지만 염색 슬러지를 건조해서 자원화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10월말까지 1년간 총 사업비 5억4000만원(국비1억8000만 원, 지방비 3억 원, 공단6000만 원)을 들여 슬러지 자원화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슬러지 양을 크게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건조된 슬러지를 에너지원이나 기타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과가 좋게 나온다면 즉시 시행할 계획이다.”
▶일사천리로 경쟁력 제고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듯하다. 특별한 이유라도.
“특별한 게 뭐 있겠는가. 앞에서도 밝혔듯이 진단만 제대로 해내면 무엇을 할 것인가가 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 취임 당시 공략을 임직원과 입주업체들이 공감하고 전폭적으로 지지해준 것이 큰 힘이 됐다.”
당시 그의 공약은 화합, 원가 절감을 통한 경쟁력제고, 타성타개, 과거청산, 염색연구소와의 연계정립 등 5개항이었다.
“공단 임직원 역시 과거 타성에서 벗어나 소통과 전문가 정신을 발휘하고 있어 고맙고 감사드린다. 공단을 아끼는 마음도 남다르다. 이대로라면 무슨 일이든 잘 해낼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