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Inierview] 서울대학교 ‘디지털 클로딩 센터’ 고형석 교수 - 세계 최고 ‘디지털 클로딩’ 의류분야 혁신 몰고온다

2012-12-13     한국섬유신문

실물보다 더 실감나는 ‘디지털 클로딩 패션쇼’ 세계가 주목
디자이너들 상상하는 것 무엇이든 실현 가능해
세계 최초 ‘디지털 패션어워드’도 개최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다.” 사람들은 늘 새로운 것을 두려워 하고 받아들이길 저항하지만 “누가 먼저?”가 중요할 뿐 어느새 봇물 터지듯 확산되면 익숙해 지곤 한다.

유명디자이너들의 패션쇼가 진행됐던 지난 서울패션위크 한켠에서는 실물보다 모델의 움직임이 유연하고 소재특성을 리얼하게 전달하는 ‘디지털 패션쇼’가 방영되고 있었다. 사전 홍보가 부족했던 탓에 패션인들에게 각인되진 않았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전문가들에겐 ‘시야가 뚫리는’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사실감이 극에 달한 ‘디지털 클로딩 패션쇼’는 소재특성과 드레이핑을 실물보다 더 잘 살렸고 ‘전세계 최초’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기술개발의 주역은 서울대학교 디지털 클로딩 센터의 고형석 교수와 연구진들이다.

서울대학교 디지털클로딩센터는 의류분야에 혁신적인 변화를 몰고 올 ‘디지털 클로딩(Digital Clothing)’을 개발, 세계 최고 수준을 실현했다. 해외에서 먼저 손을 내밀고 있는 ‘디지털 클로딩’은 컴퓨터 그래픽스 분야에서 시작됐지만 의류분야에서 큰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클로딩은 의류의 기획 및 제작 과정에 드는 시간과 노력을 줄여줌으로써 디자이너가 좀 더 창의적인 면에 집중할 수 있게 하고 의류업계는 효율 향상을 통해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게 해 줄 기술이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기 컴퓨터 공학부 디지털 클로딩 센터 고형석 교수는 “원천 기술까지 합치면 12~13년동안 한 우물을 파면서 디지털 클로딩의 기술발전에 힘써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신중한 말투의 고형석 교수에게서는 12년 이상 묵힌 내공, 고도의 집중력과 인내가 느껴졌다.

“서울대학교 교수님들 조차 제가 ‘애니메이션’을 하고 있는 줄 알아요(웃음)” 컴퓨터 공학을 하는 교수가 디지털 클로딩이니 패션쇼니 하는 분야를 연구한다는 것은 사실 생경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물리에 기반한 옷의 시뮬레이션은 지난 10년간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뤘습니다.

한 대의 PC로 컴퓨터 애니메이션 결과로서 보통 기대 이상의 사실성을 갖는 옷의 시뮬레이션을 얻어 낼 수 있게 된 것이죠. 이런 발전에도 불구, 2010년 전까지 옷의 재현은 영화나 게임의 제작에 한정돼 사용하는 기술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동안 꾸준히 이어진 의상관련 기술들의 추가 개발로 의류산업에 혁명적인 변화를 몰고 왔습니다. 의상 자체의 생산 내지는 의상의 애니메이션을 목적으로 컴퓨터 그래픽스 모델링, 애니메이션, 렌더링 기술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것이 바로 ‘디지털 클로딩’이고 혁명의 주역이죠.”

최근 서울패션위크 기간중 선보인 디지털 클로딩 패션쇼는 ‘하나의 완성된 패션쇼’로서는 ‘최초’라고 자부한다. 무대연출과 모델의 자연스런 워킹, 디자인과 스타일의 다양한 연출과 독창성, 특히 움직임에 따라 소재의 특성과 드레이핑을 실감나게 표현한 이 패션쇼는 애니메이션 관계자들은 물론 해외의 디자이너, 박물관 큐레이터, 패션분야 교수들과 학생들까지 큰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고형석 교수는 “실제 무대에서 워킹을 하는 모델들의 움직임은 제한이 있고 오히려 소재의 특성을 잘 살리지 못하거나 시간, 공간적 제한 요소가 많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패션쇼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고 창의성을 유발시키고 실현도 가능하죠”라고 강점을 설명하고 “의류산업발전에 기여하고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발전시켰고 성장가능성이 무한대”라고 덧붙였다.

벌써부터 해외 유명디자이너들이나 뉴욕컬렉션 등에서 디지털클로딩 패션쇼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고형석 교수는 앞으로 패션위크와 연계한 패션쇼 제작 및 홍보 등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해외에서 특히 뉴욕에선 디자이너들이 디지털로 컬렉션을 하고 싶다는 붐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IT & Fashion’을 주제로 컨셉코리아가 열렸고 여기서 디지털 클로딩 기술이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또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코스튬 인스티튜트 선임 큐레이터인 헤럴드코다도 방한해 깊은 관심을 보였고 이를 이용한 아트 프로젝트도 계획하고 있다.

“아날로그에서 불가능한 패턴 해체나 모델이 사라지거나, 복제되며 다림질라인과 스티치까지 각도에 따라 다르게 표현될 정도이니까요.” 사실 디지털클로딩 패션쇼가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한다. “세계적 브랜드가 전격적으로 하게 되면 순식간에 확산 될 것입니다. 시간과 비용이 절약되고 사실감도 배가 되니까요. 한국 디자이너중에서도 미래를 보고 시도하면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주목받을 것입니다.”

세계적 우위의 국내기술은 사실 한국업체보다 세계적인 SPA그룹 등 해외에서 이미 생산 매뉴펙처링에 접목하고 있다. “우리기술 일명 ‘DC SUITE’패턴은 더 심플하고 빠르고 쉽게 활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것이며 가장 큰 해외기업에서 제휴제안까지 들어올 정도입니다”라고 밝혔다.

3D 가먼트 상태에서 봉제로 이어지는 실질 연결과 데이터 호환도 가능할 뿐만 아니라 옷 패턴과 봉제, 소재특성, 물성까지 나타내는 3차원의 옷을 실물보다 더 완벽하게 제안할수 있기 때문이다. 복합한 의상 소재의 믹스와 매치, 디테일, 지퍼, 스티치, 버튼, 자수, 러플 등의 특성과 규칙성 없는 자연스럽고 사실적인 드레이핑 등을 표현하기까지 숙명여대 손희순 교수의 조언도 큰 도움이 됐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전통적 패션쇼에서 보여줄 수 없는 아이디어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움직임에 따라 자연스런 주름, 모델의 앞, 뒷, 옆모습까지, 상상하는 모든 것을 이룰 수가 있는 것이죠.”

고 교수는 “현재 서울대학교 디지털클로딩센터에서는 그간 컴퓨터 그래픽스 분야에서 축적해 온 시뮬레이션 기술과 렌더링기술, 여기에 사용성 및 포괄성을 개선한 의복구성 CAD를 추가로 개발, 의상 디자인 및 제작용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냈습니다. 디지털 클로딩의 세 축이 되는 기술들을 하나로 통합한 형태로는 세계 최초입니다”라고 힘주어 자부한다.

최근 기술공유와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계 최초’로 ‘디지털 패션 어워드’를 개최한다. 지난 10월 17일부터 접수에 들어간 서울대학교 디지털 클로딩 센터는 내년 3월 30일까지 신청을 받아 5월중 시상식 및 전시를 할 예정이다. 물론 참가제한도 없다. 세계 어느 나라이든지, 누구든지 관심과 열의만 있으면 참가 할 수 있다. 디지털 클로딩 테크놀러지에 익숙해지고 소프트웨어의 사용이 가능하도록 6개월간 오픈해 둘 예정이다.
이영희 기자 yhlee@ayzau.com
사진=김송이 기자songe@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