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 박찬홍 비전테크 대표 - “나도 모르는 신체 치수, 일일이 재지 마세요”

2015-08-25     한국섬유신문
비젼테크 佛 3D 신체측정 ‘심캐드’ 국내 라이센싱 생산
백화점, 일반 의류 매장 도입 준비

기성의류는 제조사마다 조금씩 사이즈 기준이 다르다. 특히 인터넷 쇼핑몰 같은 경우는 구매 후 사이즈가 맞지 않아 낭패를 겪는 경우가 다반사다.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의 가슴과 허리, 엉덩이 둘레를 기준으로 의류를 구매하지만 내 몸에 딱 맞는 옷을 고르는 일은, 특히 남자라면 만만치 않은 고역이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고 고객의 치수를 3D로 정확히 측정해 주는 시스템이 일반 의류 매장에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젼테크(대표 박찬홍)는 최근 프랑스 텔마(TELMAT)의 인체측정 시스템인 심캐드(Symcad Ⅲ) 시스템 도입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간다. (관련기사 본지 2011년5월11일자 8면)

심캐드는 3D 인체 측정 시스템의 치명적 단점이었던 가격과 측정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 제품이다. 이전 제품은 최소 1억원 안팎의 고가여서 실험실이나 연구소를 제외하면 실제 현장에서 사용하기에는 부담스러웠다. 측정 시간 또한 오래 걸려 손님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매장에는 적합하지 않아 도입자체가 어려웠다.

과정은 단순하다. 사람이 심캐드 부스에 들어가 포즈를 잡고 서 있으면 광학 스케너가 0.5~1초만에 신체 100여 곳을 측정한다. 측정된 자료를 받은 컴퓨터를 통해 내 몸에 맞는 치수와 디자인, 색상 등을 미리 맞춰볼 수 있다.

실제 시연과정을 지켜본 결과 심캐드가 신체 치수를 측정하는 과정은 단지 사진 한장을 찍는 것처럼 빠르고 간편했다. 가격도 2000~3000만원대로 크게 낮아져 VIP 고객관리와 마케팅 효과를 노리는 일반 의류 매장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비젼테크가 지난달 들여온 1호기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 납품됐다. 연구원은 이 제품을 한국인의 인체 치수 데이터를 만드는데 사용할 예정이다. 비젼테크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프랑스 텔마사와 협의를 통해 한국 라이센싱 생산 계약을 이끌어 내는데도 성공했다.

핵심 부품인 측정센서는 프랑스에서 수입하지만 프로젝터와 부스 프레임, 기타 액세서리 등은 한국서 생산해 조립키로 했다. 박찬홍 대표는 “올 연말까지 국내에 조립 시스템을 갖추고 전체 생산 중 50% 정도의 공정은 한국에서 진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비젼테크는 의류 브랜드 본사와 맞춤 양복점, 백화점 등을 대상으로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미 몇몇 백화점과는 설치를 협의 중이다. 박 대표는 “프랑스에서는 실제로 군인들 신체 측정에 심캐드를 쓰고 있다”며 “현지에서도 주문이 밀려 3개월은 기다려야 할 만큼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