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워크아웃인가…박정윤기자
1999-11-26 한국섬유신문
쓰러질 위기에 놓였던 섬유관련 거목업체들의 워크아웃
(기업개선작업) 신청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일부 그
룹들은 채권은행단들이 회생을 확정짓는가하면 실사작
업에 들어간 그룹도 있어 과연 「한국에서 大馬는 不死
인가」라는 의문이 날로 증폭되고 있다.
특히 워크아웃으로 확정되면 우대금리 적용, 출자전환
으로 인한 부채탕감, 부채 상환 유예 등 중소섬유업체
들에게는 상상할 수 없는 혜택이 보장된다.
최근 워크아웃을 확정받은 섬유관련 그룹은 고합·갑을
그룹.고합은 기업구조조정위원회 직권으로 채권단 여신
4조6천억원 가운데 4조1천억원은 우대금리를 적용, 분
할상환하게 되며 나머지 5천억원중 3천6백43억원은 출
자전환, 1천3백66억원은 전화사채(CB)로 전환키로 했
다.갑을그룹도 채권금융기관의 대출금 가운데 3천4백50
억원이 자본금으로 전환된다.
또 부채 1조2천억원 상환은 2003년까지 유예되고 이자
도 우대금리를 적용받는 등 금융조건이 완화됐다.
또 지난달 17일 동국무역, 동국방직, 동국합섬 등 주력
3사의 워크아웃을 신청한 동국무역그룹은 동국합섬을
제외한 무역과 방직이 우선 워크아웃 대상기업으로 선
정된 후 채권단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신동회계법인 관
계자 40명이 현재 실사중에 있다. 워크아웃으로 확정되
면 1조1천억원에 달하는 금융기관 부채가 몇 년동안 상
환유예 되고 출자전환과 우대금리가 적용되는 등 회생
의 길이 열리게 된다.
물론 채권은행단들은 회생가능성, 사회기여도, 국내 경
제에 미치는 파장 등 여러 사항을 고려해 결정했으리라
본다.
그러나 섬유업계 한편에서는 이같은 결정에 대해 내수
든 수출이든 섬유업계의 자연스런 구조조정 물꼬를 막
는꼴이라고 비판하는 이도 적지 않다. 해당업체로는 분
명 득이되지만 해당 업계·업종 전체를 놓고볼때는 실
이 많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이들 대그룹에 들어가는 금융비용의 1/10만 수많
은 섬유 관련 중소기업에 퍼붓는다면 그들은 돈벼락(?)
을 맞았다며 자신의 업에 정열과 땀을 쏟아 부을것이
다.
IMF이후 수천개의 중소업체들이 은행문턱이 높아 피눈
물을 흘리며 쓰려져갔고 회생불가능 판정을 받으며 퇴
출의 쓰라린 아픔을 맛봤다. 과연 이들은 이같은 결정
에 대해 무어라 할지 의구심이 생긴다. 이들 업체에 종
사하고 있는 근로자나 워크아웃 대상 기업에 다니는 근
로자는 노동의 질적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닐게다.
특히 정부가 PET직물업계에 중고 WJL 구매비로 500
억정도만 투자하면 자연스런 공급축소와 경쟁력 향상으
로 수출을 주도할 수 있을텐데하는 아쉬움과 정부의 실
질적이고 구체적인 PET직물업계 실사가 이뤄지길 또
한번 간절히 바란다.
<박정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