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正喜의 브랜드와 동양학]
브랜드 파워 ‘기업 흥망’ 좌우
2009-07-02 한국섬유신문
산자락의 魚遊浦里 지금은 고기집
<꿈이 었다고 생각하기엔 너무나도 아쉬움 남아…>조용필의 허공 중 일부다.
<아무리 우겨봐도 어쩔 수 없네…>신형원의 개똥벌레 첫 구절이다. 이 두 노래를 즐겨 불렀던 고(故) 정몽헌(鄭夢憲)회장은 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일찍 갔다.
재벌 총수의 후계자라기보다는 시골의 마음씨 좋은 아저씨를 떠올리게 하는 소탈함과 친화력이 돋보였던 참 좋은 사람이 그렇게 갈 줄이야…, 좋은 터에 사옥을 그렇게도 잘 지어놓고 어찌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건이 있은 뒤 한참 지나서 인왕산 꼭대기에 올라가 보고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됐다. 현대 사옥은 북쪽의 찬 기운을 그대로 맞고 있어서 정치쪽에 기웃거리면 안 된다.
겨울생일 경우 더욱 그러하다. (고 정주영회장이 겨울생임) 비수를 스스로 꽂은 것 같고 뒤로 벌렁 넘어지는 느낌이 들어 집 주인이 계속 바뀔 공산이 큰 것이다. 사람의 생명이 유한하듯이 지덕(地德)또한 유한함이 원칙이고 보면 사는 사람이 바뀌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듯하다.
물론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 곳 없네>처럼 자연은 제 자리를 지킴이 원칙이지만 브랜드의 힘에 의해 운명을 달리 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은 소양댐 물속에 잠겨 버린 어유포리(魚遊浦里)란 곳이 원래는 물과는 거리가 먼 산자락에 있었다. 어찌 이곳에 고기가 논다고 했을까? 많은 식자들이 의아하게 생각했던 지명이다. 막걸리 한잔 하면서 언젠가는 이곳에서 낚싯 줄 드리우고 고기 낚을 때가 있을라나? 그랬던 곳이 아예 고기집이 돼버렸다.
부르는 기운에 따라 변하는 태양계의 기운의 오묘함에 새삼 두려움마저 느끼게 된다. 태양계의 기운에 따라 세상은 끊임없이 변한다. 재벌 그룹이나 중소기업이나 그 울림에 의해 파장을 유도하는 브랜드의 힘에 의해 점차 가치가 결정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기업의 흥망성쇠에 따라 브랜드가 죽고 살고 하지만 어떻게 보면 브랜드의 힘에 의해 기업의 진퇴가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국제·대우 등은 한때 재벌의 반열에 올랐던 이름이다. 정풍물산(正豊物産), 정우개발(正友開發)등은 한때 잘 나가던 기업이었으나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오너의 명운(命運)과 장소와 브랜드의 조화력이 맞물려 빚은 결과다. 변화의 물결을 따라 잡지 못하고 적재적소에 인재를 쓰지 못하고 자기고집만 내세워서는 수명이 길지 못한 법이다. 여기다 비리, 탈세, 권력유착, 탈법등과 결탁 되면 더욱 수명을 단축할 뿐이다. 브랜드는 자의(字意)나 소리가 갖는 성질이 있다. 오너는 이 성질을 잘 활용해야 성공할 수 있다.
요즘은 영어브랜드가 많지만 전에는 대부분이 한문 브랜드였다. 상형문자인 한문은 음운과 파자로 풀이해 오너의 기운과 맞춰보면 수명을 가늠할 수 있다. 영어나 외국 브랜드는 납음오행(소리의 기운)의 조화와 오너의 기운을 조합함으로써 길흉을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부모 때 잘 된 브랜드가 자식 때 잘 되란 법이 없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겨울생은 따뜻한 기운의 이름이 좋고 여름생은 찬 기운의 이름이 좋은 것은 자연의 이치와 궤를 같이 하는 대목이다. 나라국(國)은 입구(ㅁ)+혹(或)으로 돼 있다. 먼지처럼 흩어질 운명이란 뜻이 있는 것이다. 바를 정(正)은 一(한 일)과 止(그칠 지)로 돼 있어서 한번은 멈춘다. 어떤 계기에 따라 부도난다, 망한다의 뜻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