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8F/W 파리컬렉션 크리스찬 라크르와 그로테스크와 화려함의 앙상블

2009-07-14     한국섬유신문

컬렉션 진행과 동시에 짙은 메이크업과 헤어가 음산한 기운을 느끼게 했다. ‘크리스찬 라크르와’ 는 매 시즌 기발하고 독특한 컨셉으로 감탄을 자아낸다. 이번 컬렉션에 선보인 의상은 그로테스크적인 분위기에다 디자이너 특유의 색채에 화려함까지 더했다. 어두운 컬렉션장에서 블랙을 중심으로한 의상의 강렬한 컬러와 프린팅은 마치 깜깜한 밤의 네온싸인처럼 빛났다. 어지러운 패턴 속에 숨겨진 금속장식, 비즈는 럭셔리함을 더했다. 라크르와는 환상적인 패턴과 디테일을 고전적이면서도 현대적으로, 섬세함을 심플하게 보여주는데 탁월한 재능을 발휘했다.
반면 마지막은 단색 드레스로 전개됐다. 드레스는 핫핑크, 레몬옐로우, 오렌지, 퍼플 컬러 등 광택소재를 사용해 강렬했으며 큰 리본과 작고 큰 드레이핑 기법으로 볼륨을 더했다.


He is

1951년 남프랑스 아를르 지방에서 태어난 ‘크리스찬 라크르와’. 어린시절부터 프로방스 출신 가족들의 영향을 받아 바로크 시대의 문화와 전통적인 관습을 자연스럽게 익히며 자랐다. 유년시절의 영향은 훗날 화려함의 대명사인 ‘크리스찬 라크르와’ 스타일에 그대로 나타난다. 그는 어학을 비롯 예술 등 다방면에 걸쳐 능했다. 박물관의 큐레이터가 꿈이었지만 패션관계자인 장자크 피카의 소개로 ‘에르메스’에서 일하게 됐다. 곧 재능을 인정받아 패션디자이너 길로 들어섰고 87년 자신의 부티크를 열던 해 첫 컬렉션을 발표했다. 프로방스의 아름답고 고전적인 무늬를 살린 컬렉션은 화려함과 예술적인 환상으로 큰 충격을 주면서 입생로랑의 뒤를 잇는 오트쿠튀르의 계승자로 평가받았다. 그의 등장은 당장 프랑스 고급맞춤복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리고 86년에 이어 88년 두 번째 황금골무상 수상 영예를 안겨줬다. 그는 기성복 액세서리 라인에 이어 젊은 층을 겨냥한 ‘바자 드 라크르와’와 대중적이면서 독특한 이국풍의 캐주얼 ‘진즈 드 크리스찬 라크르와’를 연속 런칭시켰다. 홈컬렉션과 향수라인까지 전개하고 있다.

김희옥 기자 heeok@ayzau.com
photo by 유덕제 worldf@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