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촌 ‘친미·보수’ 춘원 ‘친일’ 평가

美육군, 1944년 조선 유력인사 5명 성향 작성

2009-08-18     한국섬유신문

미국이 태평양 전쟁 말기인 1944년 조만식·김성수 선생 등 당시 조선 지도자 자질과 친미 여부 등을 파악한 성향 평가표를 작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미국 연방정부기록보존소(NARA)가 공개한 한반도 관련 문서에서 밝혀졌다.

미육군 정보당국은 인촌 김성수 전 부통령, 조선민주당 당수를 지냈던 고당 조만식 선생, 대성학교 교장을 지낸 윤치호 선생, 춘원 이광수, 양주삼 등 5명에 대한 성향과 연합군 활용도를 분석한 평가카드를 제시했다. 이번에 확인된 기록은 일제와 전쟁을 치르고 있던 미국이 한반도에서 활동하는 조선 지도자들을 연합군에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한 일환으로 작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활용도에서 모두 ‘상(上)’ 판정을 받았다.

◆인촌 김성수=사학인 보성전문(고려대 전신) 총장. 사업가. 비(非) 기독교인.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일본과 서양에서 교육을 받았다. 거부이며 많은 땅을 소유하고 있다. 신뢰할 만하고 신중하다. 공공의식이 있다. 교육을 잘 받은 ‘코스모폴리탄(사해동포주의)’적인 지도자. 민족주의적이며 보수적이다. 친미·반일적이다.

◆고당 조만식=은퇴한 학자. 유복하고 귀족적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일본에서 정치학을 수학했다. 일본어와 영어를 구사한다. 북한 지역 출신이지만 모든 그룹에서 존경을 받는다. 한국의 잠재적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이다. 기독교 활동에 적극적이며 신뢰할 만하고 능력이 있다. 국제적 감각이 있고 민족주의적이다. 친미·반일적이다.

◆좌옹 윤치호=유복하고 귀족적인 한국 가정에서 태어났다. 대한제국 정부에서 관리를 지냈다. 기독교 지도자로 한국 일본 미국에서 공부했다. 영어 일어 중국어를 구사한다. 그의 위상은 높은 편이어서 한국 내 연합군 활동에 귀중한 협력자가 될 것으로 의심치 않는다.

◆춘원 이광수=한국 대표적 작가이자 언론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교육을 잘 받았다. 안창호와 긴밀한 관계. 조선문인협회 회장이며, 소년회 활동에 적극적이다. 1930년대 붙잡혀 투옥된 바 있으며, 일제에게 고문을 당했다. 석방된 후 일제에 협력했다는 비판아 이전까지 쌓아왔던 영향력을 잃게됐다.

◆양주삼 박사=한국에서 공부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박사학위를 받았다. 감리교 목사로 나중에 한국 감리교회 총리사가 된다. 가장 최근 알려진 직함은 한국 기독문인협회 회장. 능력 있고 신실한 지도자. 중국어와 일본어에 능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