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올 송년회땐 ‘젊은 그대’ 부르세요”

2009-12-01     장성근 기자
“사장님! 한 곡만!” 송년회 시즌, 노래방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때 사장님은 무슨 노래를 불러야 할까? “콩밭 매는 아낙네야~” 순간 노래방은 남극으로 변한다. 웬만한 구제금융(사장님의 회식 격려금)을 내놓아도 분위기는 잘 풀리지 않는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이런 CEO(최고경영자)들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2008 송년회 분위기를 휘어잡을 필살가(歌)’를 선정해 발표했다. 남녀로 나눠 분위기 띄우는 곡 각 20여 곡과 앙코르 때 부르는 노래 각 10곡, 잔잔한 마무리 곡 10곡이다. 이 조사는 경제연구소 직원 50명과 신문사의 대중문화 담당기자들에 대한 설문을 토대로 작성됐다.
남자 CEO들이 분위기를 띄울 때 가장 좋은 노래 1위는 ‘젊은 그대’가 선정됐다. 연구소 관계자는 “노래에 ‘으샤 으샤’하는 분위기가 있고, 젊은 직원들이 함께 따라 부르기 좋기 때문”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2위는 ‘그대로 그렇게’(1978년 TBC 해변가요제 인기상), 3위는 ‘꿈의 대화’(1980년도 대학가요제 대상) 등의 순이었다. 40~50대가 잘 부를 수 있고 멜로디가 촌스럽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자 CEO들이 분위기 띄우기 좋은 곡 1·2위는 심수봉씨의 ‘젊은 태양’과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가 차지했다. 3위는 ‘남행열차’(김수희), 4위는 ‘첫차’(서울시스터즈), 5위는 ‘서울탱고’(방실이)였다.
앙코르 때 불러야 할 노래 1위는? 남자의 경우 ‘킬리만자로의 표범’(조용필)이 선정됐다. 연구소 관계자는 “조용필씨처럼 진지하게 부르면 안되고, 행동을 오버하면서 직원들을 웃겨야 한다”며 “앙코르곡 선정기준은 얼마나 웃길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의 경우 ‘날개 잃은 천사’(룰라)가 차지했다. 자리를 파하는 잔잔한 마무리 곡 1위는 남자는 ‘사랑’(나훈아), 여자는 ‘그리움만 쌓이네’(여진)가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