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가 대중속으로 빠져들다
가볍다…젊어졌다…패셔너블하다…
모피는 최근 기존 사치스러운 ‘부의 상징’에서 벗어나 ‘대중적 아이템’으로 변화하고 있다. 중년 여성들의 전유물이었으나 젊은층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으며 더욱 패셔너블하고, 가벼운 것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업체들도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다양한 소재 개발로 트렌드에 발맞추고 있다. 진도, 동우, 엘페, 우단, 근화, 국제, 대동 등 상위 브랜드를 중심으로 30여개 업체가 모피시장에 뚜렷한 윤곽을 그리고 있으며 최근 프로모션업체의 증가로 모피 업계는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날씨, 소비심리 위축 등 여러 가지 요소로 모피시장이 30% 역신장했으나 올해에는 10~15%정도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30여업체 시장선점 각축전
국내 모피시장은 전문업체와 프로모션까지 3500여억원의 규모. 기존 브랜드는 거의 변화가 없지만 프로모션 업체가 3년전에 비해 2배이상 늘었다.
국내 상위 밍크 시장은 백화점 중심의 유통망으로 전개되고 있다. 진도모피, 근화모피, 동우모피, 국제모피, 우단모피가 중심에 자리잡고 있으며 최근 진도의 엘페가 정상을 향해 무섭게 돌진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성진모피, 윤진모피, 교하, 태림, 은화모피 등이 서브 브랜드로 통하고 있다. 가두점에서는 대동모피와 심미모피가 대표적이다. 프로모션 업체로는 삼양모피, 나원물산, 신희 등이 메인업체 위주로 활발한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국내 모피업체들은 원피를 주로 토론토, 시애틀, 코펜하겐, 헬싱키의 세계 4대 옥션에서 경매를 통해 구매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 중 하이퀄리티만 구입하는 편으로 최상의 품질을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환율 때문에 걱정이 많다. 올해 판매할 원피는 미리 구입해 놓은 실정이지만 내년까지 높은 환율이 유지된다면 많은 혼란이 야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젊게, 가볍게, 트렌디하게
따뜻해지는 기온에 따른 디자인 변화도 뚜렷히 나타나고 있다. 더 이상 보온의 목적이 아닌 스타일을 완성시켜주는 아이템으로 베스트, 소매나 기장이 짧은 모피가 유행하고 있다.
예전에는 길고 럭셔리함을 승부로 한 모피가 유행을 선도했다면, 최근에는 90~100센티 정도길이의 코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디자인은 심플하고 모던한 것이 특징이다. 반대로 조끼는 길거나 망토, 볼레로 형식의 장식성이 강한 디자인이 많아졌다. 각 브랜드마다 지난해 조끼형태의 판매가 늘어나 올해 조끼를 집중적으로 확대했다. 30%부터 두 배 이상 늘린 업체도 있다.
소재도 다양해지고 있다. 밍크와 폭스뿐만 아니라 라쿤, 토끼털도 최근에 많은 판매율을 기록, 대부분의 업체가 서브 아이템으로 기획했다. 고가의 밍크에 가죽이나 쉬폰, 우븐을 믹스하면서 보온성은 유지하고 무게는 가볍도록 한 소재 개발에 힘쓰고 있다. 컬러는 여전히 블랙을 메인으로 했다. 하지만 올해 파스텔톤이나 화이트 등 한층 밝은 컬러, 그라이데이션이나 투톤 컬러도 많이 선보여지고 있다.
VIP 마케팅 등 판매 경쟁 치열
모피업계는 1년중 12~1월이 최대 성수기이며 전체의 50~60%의 매출을 차지한다. 또 7월부터 시즌세일을 시작해 성수기까지 매출경쟁을 펼친다. 시즌성이 강하고, 고가의 상품이기 때문에 VIP를 통한 이벤트와 행사를 진행하며 비수기에는 결혼 혼수시즌에 맞춰 코마케팅을 실시하기도 한다. 백화점을 중심으로 하는 브랜드들은 매출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VIP고객을 위한 행사를 진행한다. 백화점과 연계한 VIP초대전의 패션쇼를 통해 고객에게 패션을 제안한다.
롯데백화점 모피조닝은 전년대비 20% 역신장해 올해 3개 브랜드를 축소했다. 지난해 모피업계의 매출 부진으로 인해 효율브랜드 중심으로 진도, 국제, 근화, 우단만이 영업 중이다.
롯데가 올해부터 시행한 가격정찰제는 가격은 20%정도 낮추면서 노세일정책을 시행하는 제도. 시즌할인에 익숙한 고객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워 내년부터 중단한다. 대신 거품을 줄이고 할인폭을 조정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9층 행사장에서 유러피안 모피특집전을 갖고 시장선점에 나섰다. 2층의 모피조닝은 진도, 근화, 동우모피 3브랜드가 한 박스에 입점, 동선을 최소화하며 고객이 여러곳을 들를 필요가 없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