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사는 것보다 잘 죽는게 중요
끝까지 망나니적 삶에 집착한 秀才
생의 덧 없음일까? 울분일까?
다소 화난 듯한, 그러나 말이 없음으로 해서 무뚝뚝해 보이는 K씨.
재벌 그룹의 CEO출신으로 국회의원, 장관을 두루 지낸 유명인사의 병문안을 친구와 다녀왔다. 그의 화려한 전직 때문에 어떤 호칭을 쓸까를 고민한 끝에 우리는 ‘장관님’으로 결정한 바 있다.
별 인맥도 없는데도 승승장구하면서 성공가도를 달려온 그의 인생을 흔한 얘기로 머리 좋아서, 줄서기를 잘해서라고 쉽게 치부해 버리는 세상.
그는 경기도에서 태어나 낮에는 아르바이트하면서 야간 상업고등학교를 나왔다. 대학은 연세대를 1년 다녔고 졸업은 고려대서 했다.
사실 그의 특출한 면은 끈기, 성실성, 건강, 스태미너, 부지런함, 승부욕등이라고 할 수 있다.
건강한 모습의 그를 보는 것은 현재로선 기적이라고 할만큼 무너져 있다.
경각에 달한 수재의 목숨.
한동안 연락이 없더니 올봄에 작은 동산을 하나 꾸몄으니 놀러오라고 해서 들린적이 있었다. 조상의 묘를 5기쯤 쓰고 있었고 자신의 서재,집무실을 갖추고 있었다.
짜임새가 대단했지만 북향의 조상묘와 벼랑쪽으로 내몰린 3기의 묘가 문제였다.
절손(絶孫)과 급사(急死)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얘기는 차마하지 못했다. 다만 <장관님의 인생은 성공했다고 볼수 있을 것입니다. 명예롭게 잘 살아 오셨으니 남는 것은 무엇입니까? 욕심 부리지 마십시오, 특히 올여름에 과로하시지 마시고…>당부에 당부를 거듭했다.
<인생은 마라톤과 같으니 골인지점에서 아름다운 결과를 얻어야 할 것 아닙니까?>
잘 죽으라는 얘기로 들리는 군.
<브랜드 관리를 잘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여름에 태어났다. 그래서 계수(癸水)가 가장 소중하다. 그런 사실은 그도 안다. 그런데 지난 여름에 그만 계수를 등지고 살았다.
계수의 첫째 덕목인 지혜롭게 산다를(잔머리, 산술적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외면 했다.
둘째, 무지하게 일(노동)을 많이 해 땀깨나 흘렸다.
셋째, 멍멍탕, 뱀탕등을 먹고 하루에 담배 3갑이상 태우며
넷째, 성생활도 열심히 했고 다섯째, 돈도 꽤나 잘 쓰고 다녔다.
어찌보면 망나니적 삶 끝에 병원으로 실려와 삶에의 집착을 보임으로써 골인지점에서 허무하게 쓰러져 버린 꼴이 돼버린 K씨.
성공한 브랜드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개인이 훗날까지 칭송 받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지만 마더 테레사처럼 추앙을 받는 경우와 노벨, 세종대왕, 이순신, 알렉산더, 나폴레옹 등등 업적에 의해 역사적 인물이 된 경우가 모두 브랜드력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유명하기 때문에 브랜드력이 있는 것보다 희생·봉사·명예 등으로 잘 짜여진 브랜드가 보다 영원한 생명력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