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불황형 제품’ 찾는다
작고 싼 넷북·경차·저가 휴대폰 인기
‘작고 싸고 거품 빠진 제품이 뜬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함께 불황형 제품이 뜨고 있다. 많은 기능을 담은 제품보다는 한두 개 기능이 빠지더라도 가격이 싼 제품에 소비자들이 몰리는 것이다.
대표적인 불황형 제품은 넷북.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넷북 판매량은 1100만대로 예상된다. 지난해 20만여 대 팔린 것을 감안하면 50배가 넘는 급성장이다.
국내에서도 넷북은 올해 들어 15만대가량 판매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한 달간 판매량만 3만대에 달한다. 연간 100만대 수준인 노트북 판매량 중 15%가량을 이미 넷북이 점령한 것이다.
넷북은 CPU 성능과 메모리 용량, 화면 사이즈 등을 줄여 소형·경량화와 함께 저가격을 동시에 실현한 제품으로 평가된다.
아수스와 HP, 델 등 외국계 업체가 점령했던 넷북 시장은 최근 삼성 LG 삼보 등 국내 업체들도 속속 제품을 출시하면서 시장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자동차 시장도 마찬가지다. 전체적으로 판매가 크게 줄어드는 가운데 가격도 싸고 유지비가 저렴한 경차와 소형차만 잘 팔리고 있다.
GM대우의 마티즈와 기아차 모닝 등 경차의 10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7%나 늘었다. 아반떼와 라세티 등 소형차도 8% 증가했다. 모닝은 올해 10월까지 누적으로 6만9463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 이상 판매가 늘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경차 기준이 800㏄에서 1000㏄로 올라간 것도 판매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중형차를 사려던 사람이 소형차로, 소형차를 고민하던 사람이 경차로 구매 기준이 낮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잘 사용하지 않는 기능을 빼고 가격을 낮춘 제품도 주목받고 있다.
모토롤라가 최근 내놓은 ‘칵테일폰(VE70)’은 영상통화 기능과 지상파 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등의 기능이 없다.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지 않는 기능을 없애는 대신 가격을 30만원대 중반으로 낮췄다.
신규가입이나 번호이동을 할 경우 무료다. 최근 휴대폰 가격이 50만원대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과감하게 거품을 제거한 셈이다.
무선인터넷 기능을 제거하고 가격을 20만원대로 낮춘 LG전자의 ‘논위피폰(LG-KH1200)’도 인기다. 이 제품은 무선인터넷과 멀티미디어문자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음성통화라는 기본적인 휴대폰 기능은 충실히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