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M&A 큰 장’ 선다
2010-01-16 전상열 기자
금융당국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둔화→기업경영 악화→금융사 건전성 악화→대출 축소→기업부실 악화’ 등 경로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는 상반기부터 M&A시장에 매물이 쏟아질 전망이다.
채권은행과 채권금융기관조정위원회는 금융당국의 지원 아래 92개 건설사와 19개 조선사 등 111개사에 대한 ‘옥석 가리기’를 통해 이르면 이달 중 70∼80개사를 구조조정 대상으로 확정하게 된다. 이들 대상 기업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거나 퇴출된다.
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채권단과 협의해 부채 상환 유예를 받거나 출자 전환을 통해 부채를 줄이는 동시에 불필요한 자산을 매각하는 등 경영 정상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업 자체가 M&A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사례가 줄을 이을 수 있고, 건설·조선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이 타업종으로까지 확산될 경우는 매물 수도 그만큼 늘게 된다.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자본시장통합법을 계기로 굵직한 매물이 M&A시장에 나오게 될 것으로 금융권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대기업과 금융권 구조조정으로 인한 매물들은 한계기업에 비해 우량한 ‘먹잇감’으로 떠오를 수 있어 M&A시장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대형 회계법인 고위 관계자는 “올해 M&A시장이 커질 경우에도 IMF 외환위기 직후처럼 매물을 흡수하는 자본이 뚜렷하게 나타날 가능성은 적지만 일부 외국 자본과 국내 PEF(사모투자펀드) 등이 바이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일부 국내 PEF는 이미 본격적인 M&A 경쟁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