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걸쳐 사랑받는 국민브랜드

기획시리즈 ‘장수브랜드’ 동화약품 ‘부채표 활명수’

2009-09-22     한국섬유신문

우리나라 최초 신약 등록
최장수 상품으로 꼽혀
위장장애 질환 효력 톡톡

“먼저 큼직한 가마솥에 위장약계통 각종 한약건재를 넣은 다음 물을 붓고 한참 달이면 생약의 약물이 우러나와 진한 팅크로 변한다. 이것이 복방방향팅크(複方芳香丁幾) 추출, 다음은 이 팅크를 솜을 놓은 고운체로 걸러내는 여과과정, 그리고 곱게 빻아낸 수입약재 아선약(阿仙藥)과 정향(丁香)가루를 타고 멘톨(박하)을 묘미 있게 배합한다.” 당시 활명수 비방(秘方)의 내용 중 일부이다. ‘생명을 살리는 물’이라는 뜻의 활명수(活命水)는 11가지 순수생약성분으로 제조하여, 과식, 소화불량, 식체 등에 탁월한 효능을 발휘하면서 4세대에 걸쳐 우리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국민브랜드이다. 국내 최초의 등록상품으로 기네스북에도 등재된 바 있는 부채표 활명수는 11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 최고(最古)의 브랜드이자 소화제의 대명사이다.


활명수가 원래는 궁중에서 쓰이던 약이었다. 고종 황제가 대한제국 황제로 즉위하던 1897년 당시 궁중에서 사용되던 생약비방에 양약의 장점을 취해 국민에게 널리 보급하고자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신약이다. 활명수 이전에는 급체, 소화불량이 흔한 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약이 없었을 뿐더러 민간요법에 의지하거나 약이라고는 달여서 먹는 탕약밖에 몰랐던 시기였다. 이러한 시기에 소화불량에 효과가 있으면서도 복용이 간편한 활명수는 민간에 널리 알려졌다. 1897년 민병호 선생의 아들 민강씨가 동화 약방을 세웠다. 현재 동화약품의 모체이며 우리나라 최초의 제약회사이다. 동화약방을 통해 대량생산체제를 갖추게 됐고 활명수가 대중화될 수 있었다.
수많은 약 중에 유독 소화제인 활명수를 처음으로 만든 까닭은 당시 가장 흔한 질병이 위장장애, 소화불량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많은 양의 식사를 매우 빨리 먹는 습관 때문에 위장병이 많아 이런 흔한 질환에 활명수는 신통한 효력을 나타내었다.


오늘날의 활명수는 한국인의 식습관 및 체질변화에 따라 많은 변화를 해왔다. 초창기 가내수공업적인 생산체제에서 생산되던 활명수는 이제 전자동 액제생산라인에서 연간 1억병 생산, 연매출 366억원, 시장점유율 60%(2006년 기준)를 점하는 빅브랜드이다. 동화약품은 현재 까스활명수, 후시딘, 판콜에스, 헬민 등 400여종의 우수의약품과 30여종의 원료의약품을 생산, 국내 공급은 물론 세계 40여 개국에 수출하는 일류 제약기업으로 성장했다.
첨단 의약품 메이커로 도약하기 위해 신약개발에 주력한 결과, 2001년 7월, 세계 최초로 간암치료용 방사성 의약품인 ‘밀리칸주’를 개발하여 제약사의 한 획을 그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활명수는 그 오랜 역사만큼 유사 제품도 많이 등장했고, 그에 따라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였다. 유사제품이 난립하는 가운데 111년간 No.1 브랜드로서의 위치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브랜드를 지키기 위한 노력과 마케팅 전략, 그리고 무엇보다 약효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다” 고 말했다.
장현선 기자 aefsd@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