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9S/S 서울컬렉션 리뷰]이질적인 ‘자유’와 ‘몽환’ 하나가 되다!
디자이너 전미영과 양희득.
둘은 전혀 다르지만 분명히 닮아 있다. 현란함에도 ‘룰’이 있다. 이 두 디자이너의 공통점은 여성의 내제된 아름다움을 잘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란하지만 여성다운 고고함과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표현방식의 차이는 분명히 있지만 “입는 사람을 구속하는 것이 아니라, ‘해방’ 시킨다는 것”에서 공통된 패션철학을 읽을 수 있다. 09S/S 기대감을 충족시킨 전미영, 양희득디자이너의 작품은 보는 이들에게 가슴을 후련하게 하는 가식없는 미학이 있다.
이영희 기자 yhlee@ayzau.com
양희득 yang’s by HEE DEUK
환상적인 여성상 적나라하게
디자이너 양희득씨의 컬렉션은 마치 파레트에 물감을 놓고 쓰고 싶은 원색을 마음껏 터치한 듯 화려하고 시원스럽다. ‘세련되고 고고한 컬러에 집착’하는 소위‘럭셔리 추종군’에게서 해방을 선언한 듯하다.
올드 무비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여배우의 발랄한 이미지, 장난꾸러기 같은 맑은 영혼이 작품에 거침없이 투영된다. 라스트가 아닌 오히려 패션쇼 중반에 카타르시스를 주는 원색은 속이 확 트일듯한 경쾌함을 선사한다. 스위티하고 스타일리쉬하다. 그러나 ‘핏&롱’이라는 룰을 지켜 절제된 실루엣과 롱드레스, 편안한 팬츠 스타일로 조율도 했다.
뮤지컬 맘마미아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양희득씨의 이번 컬렉션은 일상에서 벗어난 여성, 크루즈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자유, 희열, 행복, 설레임을 표현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의 표현은 보는 이들과 공감함으로써 ‘적중’했다고 보아도 좋을 것 같다. 핑크, 옐로우, 화이트, 레드, 오렌지, 블랙, 그레이를 두루 사용했고 한복에서 사용될 듯한 실크와 자연스런 질감의 폴리에스터, 코튼등 소재도 다각도로 활용했다. 양희득씨는 일본 간사이 연구소 수학을 계기로 국내보다는 일본 도쿄, 홍콩등 해외에서 먼저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도쿄에도 매장을 열어 매니아층이 상당하다. 타인들은 그가 일본적 감성이 어우러졌다고 하지만 사실은 가장 한국적인 컬러를 ‘공감’이라는 타이틀로 풀어내고 있다.
전미영 릴리컴즈
로맨틱한 행복감에 젖는 드레스
디자이너 전미영씨의 드레스를 입으면 여성의 몸매가 최대한 아름답게 부각된다.
신체를 구속하지 않으면서 입으면 행복한 전미영씨의 드레스는 ‘로맨틱’하고 ‘엘레강스’하다. 패턴 전문가인 그녀는 그래서 더욱 여성으로서 행복감을 맛 볼 수 있는 최강의 장점을 잘 살린 드레스를 선사하고 있다.
움직임에 따라 자연스럽고 빛나는 입체패턴이 주는 미학, 무게감을 두지 않는 컬러와 스타일은 보는 이들의 욕구도 충족시킨다. 이번 컨셉은 ‘스위트 걸’이라고 했다. 초현실주의 칸딘스키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그래서인지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실크와 샤틴, 쉬폰, 코튼 소재들을 집중 활용했고 슬림한 라인은 매력을 더하는데 충분했다. 소프트하면서도 파스텔적인 ‘비비드와 파스텔의 중간톤’ 컬러는 부담없고 질리지 않는, 그러면서도 편안하게 감상하는 ‘화려함’을 읽게 한다.
디자이너 전미영씨는 지난해 남미 바이어들의 열광을 이끌어 냈다. 이에 힘입어 올 7월에는 북경신세기백화점에서 초청 패션쇼를 개최했고 중국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09S/S서울컬렉션은 북경진출을 앞두고 떠오른 컨셉이라고. 가칭 ‘춘자(春子)’를 컨셉으로 중국을 매료시킬 준비를 끝냈다. 아름다운 미스 춘자,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