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14돌 대구섬유축제 ‘虛와 實’

1999-11-18     한국섬유신문
대구섬유축제가 14일간의 공식일정을 치르고 15일 그 막을 내렸다. 14회를 맞는 대구섬유축제가 연륜만큼이나 행사종목에 서나 기획면에서 매년 발전을 거듭해 왔다는 사실에 이 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제한된 공간과 적은 투자비용에도 불구하고 주최측이 나름대로 슬기와 지혜를 모아 축제 한마당으로 승화시 킨 점은 재삼 평가할만하다. 6천8백억원이 투자되는 대구의 아시아 밀라노 프로젝트 와 맞물려 패션과 관련된 행사가 절반이상 차지한 점도 주목거리. 총15개 행사중 12개 종목이 패션과 디자인에 관련된 행 사였으니 가히 대구섬유축제는 패션축제로도 불릴 만했 다. 그러나 전체적 행사규모와 짜임새와는 달리 각 세부종 목으로 들어가 보면 허와 실이 곳곳에서 노출된 한마당 이었다. 대구콜렉션, 직물과 패션의 만남전, 대구섬유, 패션전시 회가 그 것. 그러나 패션아트전, 섬유제품 전시판매전, 대구섬유기계 전시회, 한복패션쇼, 대구패션대전 등은 짜임새와 기획 력을 동시에 갖춘 행사로 발돋움했다. ■대구콜렉션 중견 디자이너 5명이 내년도 봄·여름 의상을 미리 선 보인 행사. 대구지역 중견 디자이너 박동준, 최복호, 변상일씨에 서 울지역의 진태옥, 박윤수씨가 합세, 총4백여점의 의상을 선보였다. 그러나 2년전 프랑스출신 까스텔바작과 로리타 렘피카 를 초청하면서 일기 시작한 초청 디자이너의 불성실과 의욕미달현상이 그대로 이어진 행사였다. 한국적 미와 한국적인 특색을 의상에 접목시킨 지역 디 자이너의 창의성과 의욕은 기대이상으로 평가받았지만 초청 디자이너 모씨는 엉거주춤 넘어가는 인상을 풍겨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모방이란 인상은 차치하고라도 작품에 쏟은 열정과 의 욕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름으로 초청되고 평가받는 오류는 더 이상 지속돼서 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은 셈이다. ■직물과 패션의 만남전 5회째를 맞으면서 급성장 해 온 대구지역의 대표적 패 션·섬유행사다.지역의 우수한 소재업체와 유망한 패션 디자이너가 만나 우리의 섬유·패션을 널리 홍보하고 나아가 고부가화와 수출증대를 꾀할 목적으로 마련된 행사임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패션디자이너와 섬유업체는 이번 쇼를 통해서 타개해야할 많은 과제를 도출해냈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아야 할 것 같다. 디자이너는 소재의 특성과 용도를 제대로 파악치 못한 의상을 선보인 오류를 범했다는 점에서 좋은 공부를 한 셈이다. 섬유업체 역시 최소한 업체를 대표하는 아이템과 지역 섬유의 우수성을 대변하는 아이템을 공급, 쇼에 임하는 자세를 보여야 했다. 그러나 디자이너와 섬유업체의 만남은 겉치레 형식으로 만난 인상이 지배적이었다. 벨벳고유의 멋과 직물의 특성을 살린 디자이너가 있었 기에 겨우 모양새를 갖췄다. ■대구섬유·패션전시회 35개국 54개 무역관에서 4백63명에 이르는 대규모 바이 어가 초청된 섬유축제의 하이라이트. 행사에 거는 기대만큼 지역의 1백3개 업체가 참가했다. 섬유에서 기계, 패션,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아이템도 다 양했다. 그러나 규모는 규모에서 끝난 행사였다. 출품업체는 새로운 소재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참가 바이어는 형식에 치우친 상담이었다는 점에서 맥 풀린 행사에 그치고 말았다. 그러나 가능성은 충분히 남겼다는 평가다. 이번만큼 대규모 바이어가 초청된 행사가 없었을 뿐 아 니라 사후관리만 철저히 이루어진다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패션아트전, 아트 투 웨어 콜렉션 대구섬유패션의 활성화를 꾀하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 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행사. 국내 최고의 작가들이 참여, 창작예술을 의상에 접목시 킴으로서 패션관련분야 학생 또는 시민들에게 새로운 인식을 불러 일으켰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얻어냈다. 사단법인 한국패션문화협회가 주관했다. ■섬유제품 전시 및 판매전 지역의 대표적 상품인 의류, 양말, 한복, 침장, 장갑류 등이 총망라된 행사. 60여업체가 출품, 자사 브랜드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행 사기간중 싼값에 시민에게 제품을 공급키도 했다.지난 행사보다 무려 2배이상의 매출을 끌어올릴 만큼 주관측 의 준비성과 시민들의 참여도가 높았다. 축제 한마당의 흥을 돋우는데도 일익을 담당했다. 대구시 공동브랜드 인 쉬메릭 상품도 대거 출품, 높은 인기를 확인했다. ■대구섬유기계전시회 3년만에 어렵게 개최된 행사. 44개 업체에서 2백여종의 신개발기종 및 부품, 자동화 시스템, 섬유시험기기 등이 전시됐다. 총2만여명이 관람한 것으로 공식집계되고 있으며 이중 독일과 중국, 인도네시아등 해외 바이어의 상담도 줄을 이었다. 전시기간을 통해 총9백여건(2백31억원)의 상담실적과 47건(48억원)의 계약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