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 284조5천억 확정

금융 안정에 3조9천억 투입

2009-12-19     전상열 기자
내년 예산 총지출(일반회계+특별회계+기금)이 284조5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지난 13일 국회 의결을 거쳐 확정된 예산안은 당초 정부가 제출한 283조8000억원보다 7000억원 증가한 규모다.


이는 올해 예산 총지출(275조3000억원)에 비해서는 10.5% 증가한 것으로 △2006년 5.9% △2007년 5.8% △2008년 7.9% 등 예년 증가율보다 높은 수준이다. 늘어나는 세출은 금융시장 안정과 침체된 경기 살리기에 주로 쓰인다.
중소기업 금융지원과 금융시장 안정 강화 관련 예산은 3조9377억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이는 당초 정부안보다 61.9%나 늘어난 수준이고, 올해 예산에 비해서는 878.3% 증가한 것이다.
이 안에는 중소·수출기업을 위해 국책은행 출자를 1조7000억원 지원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중점을 두는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예산은 24조6837억원으로 결정됐다.
이는 당초 정부안보다는 1000억원가량 줄었지만 올해 예산(19조5869억원)에 비해서는 26%나 상승했다. 지난 5년간 평균 SOC 예산 증가율(2.5%)보다 큰 폭 늘어난 것.
본격적인 경기 침체로 점점 줄어들고 있는 일자리 창출 예산도 확대됐다. 당초 정부는 내년 일자리 창출 예산으로 4조6365억원을 제출했지만 국회 수정을 거쳐 4조8655억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올해에 비해서는 41.2%, 정부안에 비해서는 4.9% 늘어난 규모다.
경기 부양을 위해 정부는 돈보따리를 풀 예정이지만 실제 경기가 살아날지는 미지수다. 당초 정부는 수정 예산안에서 내년 성장률을 4%로 전망했다. 내년 3% 정도 성장을 예상하고 정부 수정 예산안으로 1%포인트 증가 효과가 나타난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정부 예상과 달리 실물경기 침체는 가속되고 있다. 정부가 예상한 20만명 고용 창출은커녕 10만명이상 증가도 힘든 실정이고 소비 투자 등도 마이너스 성장이 염려되고 있다.


게다가 내수 침체와 더불어 수출도 11월 이후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이는 등 안팎으로 사정은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들과 세계 주요 투자은행들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1~2%대로 전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정부가 예산안 증가로 기대했던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
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정부 예상치는 정부 희망에 불과한 것”이라며 “내년에 경제 하강 속도를 어느 정도 늦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