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경영의 힘

2010-01-12     한국섬유신문

P&G·BMW 명성 뒤엔
최고 디자인책임자 역할 커

영국 디자인협회 조사에 따르면 디자인 선도기업(Design Led-company) 주가가 1994년에는 FTSE100 기업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2007년에는 약 2배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LCD TV 업체인 비지오는 자사 브랜드를 붙여 판매한 지 2년 만인 2007년 2분기 북미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1위 등극에 성공한 비결은 소비자가 선호하는 디자인이었다. 비지오는 기능은 단순화하면서 배선과 설명서에는 기능별로 다른 색을 사용해 편의성을 높였다. 또 스피커와 버튼을 금속성 소재로 처리해 저가지만 고급 제품 이미지를 살렸다. 이는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독일 ‘iF 디자인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복고 디자인을 잘 활용해 제품 수명을 연장한 사례도 있다.
폭스바겐과 BMW는 인기모델이던 ‘비틀’과 ‘미니’ 디자인을 새롭게 만들어 제품을 출시했다. 전통 이미지를 그대로 계승해 2001년 재출시된 BMW 미니는 재출시 전후 2년간 판매량이 7.8배 늘었다.


디자인을 통해 자사 주력 영역이 아닌 다른 영역에 진출해 성공한 기업도 많다.
전문가용 제품을 주로 생산해온 독일 전동공구 기업 보쉬는 전문가 제품 디자인을 단순화해 일반인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가정용 공구시장에 진출했다.
보쉬가 가정용 시장에 진출한 것을 전후해 일반인이 직접 가구를 제작하는 DIY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기 시작했다.
건설산업 정체로 전문가용 제품은 큰 빛을 보지 못한 반면 가정용 공구시장 매출 증가로 보쉬 수익이 꾸준히 늘어난 것이다.


세계적인 반도체칩 제조회사인 인텔은 기술과 고객 욕구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디자인적 사고방식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를 위해 베이비붐 세대가 미래 가정에서 사용할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경영, 공학, 산업, 시각 디자인 프로그램을 전공한 학생들로 구성된 애리조나 주립대학 `이노베이션 스페이스 프로그램`에 3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은 2001년 업무공간이 분리돼 있는 엔지니어와 생산라인 작업자가 함께 일할 수 있도록 보잉 737 공장을 리모델링했다.
리모델링을 통해 생산공간은 40%나 축소됐지만 최종 공정에 소요되는 기간은 22일에서 11일로 단축됐다. 생산성이 무려 50%나 향상된 것이다. 이는 생산라인을 중심으로 작업자와 설계자, 사무직 인력 공간이 배치돼 문제 발생시 이를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디자인 경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최고 디자인 책임자(CDO·Chief Design Officer)`를 임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파나소닉은 과거 디자인 안목이 부족한 최고 경영진이 최종 디자인을 결정해 디자인 정체성이 훼손되는 사례가 많았다. 이를 위해 2002년 파나소닉디자인을 설립하고 디자인 통일작업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