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명품 10개면 한국 먹고 산다
세계 100대 브랜드에 9개 포진
MCM·휠라 세계적 명품브랜드로
770弗 ‘후 환유고 크림’ 베트남서 불티
‘세계적 명품 브랜드 10개가 한국을 먹여살릴 수 있다`’란 말은 과장이 아니다. 어지간한 명품업체의 매출액은 연간 수조원에 이른다. 까르띠에 몽블랑 등 브랜드를 보유한 명품 보석·시계 업체인 리슈몽그룹은 70억달러(9조6000억원)를 뛰어넘는다.
하지만 명품산업의 진정한 가치는 `국가 브랜드 가치 제고`에 있다. 잘 키운 명품 브랜드 몇 개만 있으면 대한민국 이미지도 지금보다 몇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 인터브랜드에서 발표한 세계 브랜드 가치 순위에 따르면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의 브랜드 가치는 216억달러로 전체 16위를 기록했다. 이는 삼성(21위) 소니(25위) 등 주요 제조업체보다 높은 순위다. 게다가 전체 순위 100위 안에는 구찌(45위) 샤넬(60위) 롤렉스(71위) 에르메스(76위) 등 명품 브랜드가 총 9개나 포함돼 있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명품이 경기 불황에 강하다’는 사실은 통계적으로도 뒷받침된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백화점에서 명품 매출은 극심한 내수 침체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명품의 매출액 증가율은 무려 31.9%로 전체 매출 증가율(7.5%)의 4배 이상을 기록했다. 극심한 경기 침체도 `명품`만큼은 비켜 지나가는 셈이다.
잘 키운 한국산 명품 브랜드는 내수시장을 주변 국가로 확대하는 `첨병` 노릇을 하게 된다.
LG생활건강의 궁중 한방 화장품 `후`가 그런 사례다. `후`는 베트남에서 최고 명품 화장품 대접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베트남에서 출시한 최고가 화장품 `후 환유고` 크림이 출시한 지 두 달 만에 500개가 팔리는 대박을 터뜨린 것. `후 환유고` 가격은 770달러 수준으로 베트남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20배 많은 한국에서도 한 달에 1000개 정도만 팔리는 초고가 제품이다.
성공 비결은 명품에 걸맞은 품질과 고가 마케팅에 있다. 제품 출시에 앞서 `한국 최고 화장품을 한정 판매한다`는 광고를 현지 매체에 게재했고 베트남 최고 상류층 1000명에게는 별도 소개 자료를 송부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순수 한국 브랜드가 글로벌 명품 위치에 오르기까지는 엄청난 노력과 긴 시간이 필요한 게 엄연한 현실이다. 이런 이유로 기존 외국 브랜드를 사오는 것도 좋은 대책이 될 수 있다. 패션잡화 브랜드인 MCM과 스포츠 브랜드인 휠라가 그런 예다.
2005년 독일 브랜드 MCM을 인수해 국내 브랜드로 글로벌 명품시장에서 맹위를 떨치는 성주그룹은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케이스 스터디’` 사례로 뽑히기까지 했다.
또 2007년 전 세계 휠라 브랜드 사업권을 인수한 휠라코리아도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감으로써 새로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