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월마트보다 신세계가 좋은 이유

2010-02-09     한국섬유신문
시장 지배력 월마트보다 2배 높고
한국, 美보다 소비침체 영향 작아


미국 유통업체 대표선수인 월마트가 올해 `어닝 쇼크`로 휘청거릴 조짐이다.
그러나 한국 대표주자인 신세계는 오히려 `작년보다 올해 매출을 18% 끌어올리겠다`는 공격적 목표를 잡으면서 경기 침체에 도전장을 냈다.
이 같은 신세계 목표치에 대해 이상구 현대증권 연구원은 “신세계는 보수적 매출 목표를 제시하는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이 같은 숫자는 주목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경기 침체 때문에 신세계 백화점ㆍ할인점 매출 마이너스 성장을 점쳤던 애널리스트들은 `한 방 먹었다`는 분위기다. 과연 신세계는 경기 침체에도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인가. 월마트와 신세계를 둘러싼 환경과 재무상황을 비교해 보면 답이 보일 수 있다.

신세계 매출 전망치서 거품 없애라
신세계는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보다 18% 늘어난 12조8000억원으로, 영업이익 목표는 13.1% 증가한 9500억원으로 잡았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평균 전망치)인 매출액 10조2970억원과 영업이익 9068억원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반면 월마트는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를 각각 4250억7300만달러(전년 대비 4.4% 증가)와 242억7900만달러(3.9%)로 소폭 올려 잡았다.

전문가들은 일단 신세계 실적 목표에서 `착시현상`을 제거하고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작년 말 합병된 옛 한국월마트(신세계마트) 실적이 본사 이익으로 잡히면서 매출 전망치도 높아졌다는 것.
남옥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가 제시한 매출 목표액 12조8000억원 가운데 1조원가량이 합병에 따라 늘어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새롭게 오픈하는 매장들을 제외하면 실제 신세계가 제시한 기존 점포 매출 성장률은 5.3%로 분석했다.

거품 없애도 신세계가 낫다

이제 신세계마트 실적을 제외하고 월마트와 비교해 보자. 애널리스트들은 신세계 시장지배력과 성장성에 높은 점수를 준다.
국내 대형마트 가운데 이마트가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은 40%에 육박해 미국 내 월마트 점유율 20%대 초반에 비해 크게 높다. 이마트에 납품하는 업체에서 대량구매가 용이하고 마진폭을 늘리기에 유리한 위치라는 것.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같은 품질을 보다 저렴한 값에 판매하는 자체브랜드(PL) 사업도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이다.

월마트가 35년이라는 성장을 겪으며 이제 `프리미엄을 받기엔 너무 오래된 주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신세계는 그에 비해 아직 젊은 기업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신세계 성장단계를 성장 후반기로 보면서 2011년께 성숙기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연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장 성과가 없어도 향후 중국 시장은 잠재 성장동력”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하는 만큼 경기 침체 영향을 월마트가 직접 받는다는 점도 염려 요인이다. 다만 정 연구원은 “시차가 있을 순 있겠지만 결국 올해 상반기에는 국내 소비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장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