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2조원 풀었지만…‘목타는 中企’

12월 중기 대출 3조8000억 급감

2010-02-09     한국섬유신문
지난해 9월 중순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한국은행이 금융권에 22조 원이 넘는 자금을 풀었지만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은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은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은은 최근 4개월 동안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통화안정증권 중도 환매, 국고채 매입 등의 방식으로 22조2000억 원을 시중에 공급했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빌려준 자금은 2008년 12월 말 기준 400조3165억 원으로 전월에 비해 3조8025억 원 감소했다.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신규 대출을 억제한 반면 기존 대출은 회수한 것이다. 자금난에 빠진 중소기업은 기존 대출의 원리금도 제때 갚지 못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 연체율은 1.70%로 2007년 말보다 0.7%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말 대기업의 대출 연체율이 0.34%로 1년 전보다 0.03%포인트 낮아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같은 현상은 은행들이 건전성 악화를 우려해 안전자산에만 돈을 넣어두려 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은행들은 RP를 한은에 매각해 마련한 자금을 초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재투자하고 있다. 이에 따라 MMF 설정액은 올 들어 20조 원가량 늘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2월부터 자본확충펀드를 은행에 지원해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도록 독려할 것”이라면서도 “은행들의 대출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자금 사정이 크게 좋아지기 힘든 상황”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