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주총 1호 경쟁
넥센타이어-인지컨트롤스
2010-02-09 한국섬유신문
`4전(戰)4무(無).`
스포츠게임 전적이 아니다. 타이어 제조업체인 넥센타이어와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인지컨트롤스가 4년째 벌이고 있는 `1호 정기주총` 경쟁 결과다.
올해도 양사는 법적으로 가능한 가장 빠른 시간인 2월 12일 오전 9시에 주총을 열기로 결정해 승부를 내지 못했다.
`상장사 첫 주총`은 넥센타이어 오랜 전통이었다. 2000년부터 올해까지 10년째 12월 결산법인 중 가장 먼저 정기주총을 개최하고 있다.
2006년에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당시 2월 13일 오전 9시 30분으로 주총시간을 공시했더니 인지컨트롤스가 이보다 30분 앞당긴 9시 정각으로 치고 나온 것.
이에 당황한 넥센타이어는 부랴부랴 주총시간을 9시로 정정 공시하면서 어렵사리 전통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이후 양사는 매년 연말결산 후 6주가 지난 첫날인 2월 12일 오전 9시에 주총을 열고 있다. 주총 1호에 대한 양사의 집착은 공연한 자존심 때문만은 아니다. 주주우선정책을 펼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결산실적과 올해 경영계획 등을 주주들에게 빨리 알려 투자 판단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지컨트롤스 측은 “소액주주들이 경영진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기회에 많은 주주가 참석할 수 있도록 주총이 몰리는 시기를 피한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와 주주 모두에게 실질적인 이익도 다양하다. 주총은 지난해 성과를 마무리하는 업무로 회사 내부적으로 지난 일을 털고 새 출발을 하는 의미를 갖는다.
주총을 일찍 열면 배당금도 그만큼 빨리 지급되기 때문에 주주도 실익을 얻는다. 배당금은 주총 후 1개월 내에 지급해야 한다.
양사가 펼치는 명예 대결은 한동안 계속될 것 같다. “하루라도 더 빨리 주주들을 만나겠다는 CEO 의지가 워낙 강합니다.”(넥센타이어) “주주들에게 칭찬도 많이 듣습니다. 주주를 위한 일인데 양보할 수 없죠.”(인지컨트롤스)
장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