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와 오트쿠튀르의 글래머러스한 융합 ‘질 샌더 (Jil Sander)’
밀라노 패션 위크가 2월23일부터 2월28일까지 열렸다. 첫날 선두로 ‘구찌(Gucci)’와 ‘알베르타 페레티(Alberta Ferretti)’ 등 빅 브랜드들의 바쁜 일정으로 시작됐다. 울 크롭드 도비 코트는 크고 여유있는 폴로넥 위로 스타일링되고, 울 플레어 팬츠는 그린에드의 셔츠 드레스와 니하이 부츠로 매칭시켰다. 다채로운 컬러 파레트는 피콕 블루와 레드, 버건디와 베드로 그린 등의 조합이 눈에 띄었던 ‘구찌’. 최고급의 풍성한 퍼, 극도로 부드럽고 깊은 레더, 아름다운 니트 드레스가 더욱 따뜻함을 느끼게 해줬다.
조금 레트로한 레드, 브라운, 퍼플, 타코이즈 등의 색감으로 지금까지의 ‘알베르타 페레티’와는 다른 60년대풍의 매트한 오렌지나 타코이즈가 차례로 등장. 최고로 페미닌한 드레스를 상상했던 관객을 순간 긴장시켰다. 그래도 후반부에는 ‘알베르타 페레티’다운 롱 드레스가 등장했다. 넥라인에 개더를 넣은 오렌지 색감의 쉬폰 드레스, 깊은 메탈릭 그레이로 한쪽 소매에 드레이프를 넣은 드레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검게 빛나는 드레스…. 로맨틱한 휘날레였다.
‘막스마라(Max Mara)’하면 코트를 떠올리게 한다. 그레이의 캐시미어 코트는 허리 라인에서부터 밑으로 밍크로 변했다. 울의 두터운 트렌치 코트는 안감이 모피에 후드가 달린 스타일. 키드 스킨이나 포니 스킨의 코트는 모헤어의 스트랩 드레스나, 져지의 탑과 카멜의 랩스커트와 잘 어울렸다.
천재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Karl Lagerfiled)’의 ‘펜디(Fendi)’디자인의 촌스러움은 모던하게 보였다. 플리츠가 들어간 다크 그린의 하이웨스트와 발목위에서 접힌 팬츠, 블랙 셔츠, 골드 장식의 캡 슬리브의 상위를 상상해보길 바란다. 이 플레이플한 마음이야말로 라거펠트의 특징이다. 높은 위치의 넥 라인이 드레스를 앞뒤 바꿔서 입은 듯 착각시킨다. 아웃도어용으로도 손색이 없는 자켓의 소매 대부분이 신축소재. 오렌지, 그레이, 크림색의 퍼는 코트나 스커트에 등장하고, 부크레 소재의 상위와 매칭됐다. 하이웨스트의 슬립레스 레더의 드레스는 앞부분의 러플이 액센트이다. 이처럼 화려하고 무작위한 드레스도 없다. 같은 버전의 퍼 코트와 머스터드, 체리, 브라운의 울 코트는 그의 고향인 독일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색, 소재, 퍼를 믹스한 아티스틱한 컬렉션이었다.
티셔츠도 오렌지 색으로 빛나고, 반짝거리는 튜브 드레스도 의미불명한 알파벳으로 그려진 ‘D&G’의 2011 추동 춘하 컬렉션. “Talking about you”가 이번 테마였다. 정시를 50분 지나서도 시작되지 않았던 ‘프라다(Prada)’의 쇼. 캐시미어의 따뜻한 프린세스 코트나 웨이스트 라인이 낮은 드레스 시리즈들이 등장했다. 피치 드레스에 큰 실버 버튼을 세로로 넣고, 수평방향으로 빨갛고 두꺼운 벨트를 매칭시켰다. 블색의 드레스는 등쪽이 크게 파이고, 무릎까지 박스 플리츠로 완성시켰다. 이 작품들 또한 세로 방향의 큰 버튼이 인상적으로, 옷 자체만을 보면 ‘미우미우(Miu Miu)’처럼도 보였지만, 전체적으로 매우 어덜트한 분위기를 나타냈다.
하트 모양의 도너츠를 나눠준 ‘모스키노(Moschino)’. 네이비 색감의 수트 깃에 메탈릭한 테디베어를 달았다. 푸른 캐시미어의 케이블 니트는 네이비 색의 벨트로 포인트를 주고, 골드의 폭 넓은 팬츠와 스타일링했다. 블루의 3/4 기장의 팬츠와 에스틱한 비딩 장식을 한 트위드의 튜닉, 머스터드와 블루의 네팔산 양털을 사용한 프릴을 넣은 ‘에트로(Etro)’. 멕시코의 깃털이 달린 판쵸, 라메실이 들어가 반짝거리며 빛나는 네이비 드레스. 광택가공을 한 레더 레깅스, 얇은 스트라이프 팬츠. 지금 시즌 트렌드에 잘 맞는 ‘에트로’다운 컬렉션이었다.
이번 시즌에도 매우 고급스러웠던 ‘장프랑코 페레(Gianfranco Ferre)’. 실버와 네이비의 라메가 화려한 드레스. 빛나는 화려한 벨벳 판넬 장식, 애기 염소 모피를 사용한 자켓. 부드러운 캐시미어 코트까지, 마치 가격 경쟁 컬렉션 같았다. 마루의 카펫에는 꽃무늬가 그려져 있고, 블랙 드레스에는 퍼플이나 옐로우, 화이트 드레스에는 블랙, 퍼플 드레스에는 그린으로 그려진 뱀과 같은 곡선이 모델들의 곡선미를 더욱더 강조시켰던 ‘베르사체(Versace)’의 쇼. ‘베르사체’의 로고 마크인 메두사를 연상케 하는 컬렉션이었다.
몸에 피트되는 자켓이나 얇고 직선적인 팬츠. 타이트한 실루엣을 선호하는 아르마니로서는 드물게 부풀린 판쵸에 펜슬 스커트의 매칭이 돋보였던 ‘엠포리오 아르마니(Emporio Armani)’. 그러나 다시 리틀 블랙 드레스 시리즈를 보여줌으로써 역시 아르마니다운 컬렉션으로 마무리지었다. 빛나는 색채의 꽃들이 피었던 춘하 컬렉션과는 다르게 추동에는 조금 얌전하게, 블랙으로 정리한 ‘질 샌더(Jil Sander)’. 전체적으로는 전회보다 볼륨감이 있고 모델 체형이 아닌 일반 고객들도 입을 수 있는 스타일들이 눈에 띄었다. 몸을 부드럽게 감싼 자켓이나 튜닉 드레스에는 케이프와 같은 부풀린 소매, 바틈에는 다리에 휘감기는 얇은 팬츠와 중량감이 있는 웨지힐을 맞췄다.
캐시미어의 스웨터에는 따뜻한 햇빛을 연상케하는 모티브가 그려졌다. 색채는 전체적으로 얌전하고, 블랙 이외에는 에메랄드그린이나 그레이 ,머스터드, 네이비, 깊은 레드 등이 사용됐다. 니트 웨어로는 하이넥 스웨터와 스위밍캡과 같은 후드를 합친 듯한 스타일이 신선했다. 넥라인 주변으로 색을 바꿔 액센트를 주고, 후드 부분에는 밝은 색을 둘렀다. 다양한 니트 웨어의 라인업과 매번 정확한 테일러링, 이번 시즌에도 ‘라프 시몬스’는 바이어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PHOTO/TEXT
YOO DUK JAE<논설위원>
world@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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