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에 앞서 자욱한 연기가 바닥에 깔린 런웨이에 서울중요무형문화재 3호 남사당놀이를 이수한 안중범의 상모돌리기가 펼쳐졌다. 상모가 만들어내는 원형은 이번 컬렉션의 중요한 모티브로 곳곳에 사용되었다. 바닥의 안개가 서서히 사라질 무렵 블랙&화이트의 직선적이면서 강한 인상의 수트를 입은 모델이 등장했다. 어깨 패드는 파워풀했고, 뷔스티에에 사용되는 버클은 팬츠, 자켓 등의 연결 고리로 사용되어 강렬함을 배가했다.
한쪽 어깨를 드러내거나 팬츠의 길이를 다르게 만드는 등 언밸런스한 요소는 거의 모든 룩에 등장했고, 컬렉션의 후반부로 가면서 블랙과 화이트에 레드와 블루가 그라데이션 된 듯 표현됐다. 압박붕대를 칭칭 감은 듯한 밴디지 뷔스티에는 모델들의 걸음에 맞춰 펄럭이던 옷자락과 대조되게 룩의 힘을 실어주었고, 밴디지 디테일은 슈즈에도 사용되어 통일감을 더했다.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회화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컬렉션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