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F/W 서울패션위크 남성복 컬렉션(I)

2014-03-29     한국섬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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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울패션위크 첫날 IFC몰에서 시작된 서울컬렉션 남성복 쇼는 여느 시즌보다 블랙부터 오프화이트까지 폭넓은 명도의 무채색이 보여졌다. 때때로 장난스러운 프린트와 눈을 찌르는 듯한 밝은 컬러가 포인트가 됐으나 전반적으로 카키, 차콜 등 아주 희미한 색상만이 의상 위에 떠올랐다. 아웃도어와 스포츠의 영향에서 다소 멀어진 이번 추동에는 클래식한 수트 스타일을 제안한 디자이너가 많았다.

            ‘색’ 다른 수트의 연속
            ■ 김서룡 ‘KIMSEORYONG HOMME’
            ‘Another Man’ 김서룡 쇼는 실크, 울, 모피 등 여러 소재가 다양한 컬러와 패턴을 만났다. 그레이, 브라운부터 블루, 퍼플, 그린, 레드까지 섬세하고 클래식한 수트가 런웨이에 올랐다. 화려한 패턴의 수트나 버건디 컬러의 아우터가 눈길을 끌었다.

            클래식과 무채색 정석 표현
            ■ 이상현 ‘LEIGH’
            블랙, 그레이, 네이비, 오렌지 등의 컬러가 베이직한 더블 버튼 자킷, 블랙 컬러의 의상들은 일상 속에서 착용할 법 했다. 블랙 컬러가 주된 색조이지만 하운즈투스 체크와 새틴을 더하고 에나멜 슈즈와 앵클 부츠를 스타일링해 포인트를 줬다.

            같은 듯 달리 ‘두 개의 그림자’
            ■ 최철용 ‘CY CHOI’
            매 시즌 다양한 장르와 패션을 결합하고 있는 최철용 디자이너는 전구가 뒹구는 시멘트 바닥의 런웨이, 영상을 사용해 독특한 분위기를 보여줬다. ‘duex ombres’라는 테마의 컬렉션은 빛과 그림자가 혼재하는 듯 묘한 인상을 줬다. 블랙과 다크 그레이, 오프 화이트의 배색은 간결하고 매섭게 느껴졌으나 클래식의 기품을 잃지 않는 한의 낙낙한 실루엣은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였다. 다이아몬드 모양의 나염된 듯한 프린트나 자수가 율동감을 더했다.

            동양적 서정 물씬
            ■ 김선호 ‘GROUNDWAVE’
            제너레이션 넥스트를 통해 유망한 남성복 디자이너로 주목됐던 ‘그라운드웨이브’의 김선호 디자이너는 서울컬렉션 공식 스케줄에 참가해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번 시즌의 컨셉과 영감은 ‘projection’. 라이더스 여밈의 코트, 기모노의 외투를 닮은 자켓 등 스타일이 다양해졌고 깊은 남색과 은은한 풀빛 등 자연스러운 색채가 더욱 풍부해졌다. 주름과 구김이 들어간 패브릭은 감색과 풀색 등 자연스러운 컬러들이 더해져 특정 스토리와 테마에 얽매이기 보다 소재의 물질성과 실루엣의 감성으로 철학을 표현하는 하이엔드 맨즈웨어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안 감성 스타일 독보적
            ■ 정두영 ‘VanHart di Albazar’
            이번 컬렉션은 이탈리아의 극작가인 카를로 골도니의 아틀리에와 작품세계를 런웨이에서 재해석하여 선보였다. 블루와 레드, 그린 등에 골드 등 메탈릭한 색상의 소재가 글래머러스한 네오 클래식 스타일을 표현했다. 이탈리안 클래식의 확고한 정체성과 우아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호응을 얻었다.

            색다른 록시크, 남성다움 표현
            ■ 이주영 ‘Resurrection’
            올 추동 장난기와 위트가 더해졌다. 이주영의 두 아들인 김하울과 김다울 형제의 그림에서 착안한 ‘키즈 페인팅’ 프린트는 마치 흰 원단에 낙서를 한 듯 표현돼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도 어깨로부터 팔까지 과장되게 표현한 둥그스름한 상체의 실루엣, 소재, 가공된 가죽의 다채로운 사용도 흥미로웠다. 블랙과 그레이를 바탕으로 블루와 레드 등 포인트 컬러와 퍼와 레더를 믹스매치한 아이템으로 남성미가 부각되기도 했다.

            강인함과 간결함 돋보여
            ■ 강동준 ‘D.GNAK’
            ‘비욘드클로젯’ 의상을 오프닝에 올려 관객들이 혼란스러워 할 때, 마술사 이은결과의 연출로 무대가 전환되며 ‘디그낙’의 쇼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강동준 특유의 강인함과 선과 면의 간결함이 돋보이는 의상들이 나타났다. 블랙과 그레이, 화이트에 잿빛으로 일관된 쇼는 울과 코튼 소재의 아우터와 팬츠의 옷자락이 나부끼고 흔들리면서 활기가 넘쳤다. 레더 소재의 아우터와 랩 스커트를 두른 것처럼 보이는 스키니한 팬츠들은 장식을 배제한 간결한 밀리터리 스타일로 남성적이고 강인한 분위기를 느껴지게 했다.

            무채색 일변에도 다채로움
            ■ 신재희 ‘Jehee Sheen’
            동양의 철학에서 영감을 얻은 신재희 디자이너는 ‘Be Silent’를 테마로 한 컬렉션을 보여줬다. 모델들은 한결같이 챙이 있는 모자를 깊게 눌러 써 아무런 표정이 보이지 않았는데, Sevec Aldyn-ool과 Clubroot의 경음악이 교차되면서 정적이고 기묘한 분위기가 고조됐다. 거의 모든 의상에 블랙과 화이트, 그레이 등 무채색만이 사용됐으며 많지 않은 색상을 대신 정교한 실루엣과 레이어드가 돋보였다. 날렵한 셔츠와 아우터에 매치된 다양한 핏의 팬츠는 정적이나 고루하지 않은 컨템포러리 스타일을 표현했다. 울과 코튼, 레더와 기모 면 등 다양한 소재가 어울려 질감과 명도만으로 풍성함을 느끼게 했다.

            ‘성역’ 주름·페인팅 기법
            ■ 송지오 ‘SONGZIO homme’
            이번 컬렉션은 윌리엄 포크너의 작품 <성역>에서 영감을 받아, 폐쇄와 억압, 충동 등의 강력한 이미지가 표현됐다. 몸에 딱 맞는 슬림, 오버사이즈의 코쿤 스타일이 등장했고. 페인팅 기법과 메탈 소재가 독특한 질감을 내고 볼륨을 강조했다. 블랙과 화이트로 완성된 추상적인 프린트는 입체적인 효과를 더했다. 다양한 울과 리넨을 동시에 사용하는 등 계절에 얽매이지 않은 소재 사용이 돋보였고, 코튼 울, 울 캐시미어도 사용해 풍성하고 따스하게 느껴지는 고급 니트라인을 선보였다.
            /김송이 기자 songe@ayzau.com

            김서룡 이상현 최철용
            ©한국섬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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