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 핵심기술 ‘韓신발’ 살려라”

中과 기술격차 5년…국산 글로벌 브랜드 양성 나서야 소재에서 완제품까지 산업 가치사슬 활용 시급

2016-04-30     정기창 기자
불황의 그늘이 그동안 잘나가던 신발업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부산 신발 업계의 가장 큰 고객인 미국 N社는 신발 납품 단가를 20% 인하하라는 요구를 해 와 업계가 대책 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녹산공단의 중견 신발 소재업체인 A사 관계자는 “부산 신발경기가 급격히 나빠지면서 최근 거래처들이 화의에 들어가는 등 자금 수급이 원활치 않다”며 “관련 업체들 연쇄부도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신발 산업은 R&D 기지화함에 따라 고가 신발 시장에 주력하고 있어 주요 수출국인 미국 경기 호전의 수혜를 입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족당 수백만원에 이르는 선수용 수제화 제품과 고가 한정판 신발 생산에 치중하고 있어 해외 경기회복의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부산 신발업계 불황은 관련 소재를 생산하는 경기북부 업체들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기도 포천에서 메쉬 원단을 생산하는 B사 관계자는 “이미 수년 전부터 부산 신발 업체에 납품하는 물량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며 “그나마 납품하는 원단도 생지로 공급하고 있어 점차적으로 메리트가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인력 수급도 문제다. 위에 언급된 A사 관계자는 “기술자 이탈을 막기 위해 통상 저녁 8~10시까지 억지로 잔업을 해 가며 급여를 맞춰주고 있지만 생산직 근로자는 항상 부족한 상태”라고 언급했다. 업계는 일반 범용 섬유소재와 달리 신발 생산 기술은 경쟁국들이 따라오지 못해 아직까지는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부산 녹산 공단의 신발 소재 업체 관계자는 “국내 업계는 중국과 신발 생산 기술 격차가 5년 정도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아직 중국이나 동남아 등 해외로 넘어가지 않은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신발 산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이를 위해 해외 브랜드 납품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를 탈피해 국산 브랜드 개발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모 업체 관계자는 “한국에는 기술은 있지만 세계적 브랜드는 없다”며 “해외 브랜드에 신발을 공급하는 1차 벤더들만 모여도 경쟁력 있는 좋은 퀄리티의 완제품을 만들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하청생산에 머무르는 중국 및 동남아와 달리 국내 신발 산업은 소재에서 완제품에 이르는 산업 가치 사슬(value chain)이 살아있어 한국이 보유한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신발 산업을 활성화 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