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의 옷, 젊게~ 더 젊게~

현대百 ‘시니어 조닝’ 끊임없는 변화 시도

2015-05-06     이원형 기자

거리를 지나가면 뒷모습이 똑같은 중년 여성의 옷을 볼 때마다 우리엄마인가?하는 착각이 들 때가 많다. 그만큼 획일화된 디자인과 동일한 실루엣 제품이 중년 여성층 패션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백화점과 시니어 패션 브랜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젊은 요소를 가미하는 것은 물론 타겟 스펙트럼이 넓은 캐주얼 브랜드를 시니어 조닝으로 신규 유입하는 등 본격적인 변화의 바람을 타고 있다.

국내 브랜드는 지금까지 변화를 두려워 했다. 디자인이 새로워지면 기존 고객이 이탈할 것이라는 우려감 때문이었다. 경영진들도 대부분 고객과 함께 나이들어가면서 새로운 변화 보다는 안정적인 디자인만을 고집해 왔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시니어 브랜드 대부분이 20~30년 동안 고정 고객 위주로 장사 하다보니 리뉴얼하는 방법을 잘 알지 못했다”며 “결국 브랜드의 결정적인 변화는 오너의 마인드가 매우 중요한 작용을 한다”고 말했다.

변화의 선두에 서있는 ‘펠리체 조순희’는 70대 실버 전용 브랜드로 각인됐지만 작년 6월부터 젊은 감성을 장착하기 시작했다. 내부 경영진이 교체되면서 과감하게 리뉴얼을 시작한 것이다. ‘에스깔리에’도 한층 젊어진 디자인과 모던한 실루엣의 상품군을 내놓으면서 변화를 꾀했다. 매장 인테리어도 기존보다 훨씬 세련되게 바꿨다.

관계자는 “현재 마켓이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동전 뒤집듯이 한번에 바뀔 순 없다. 타 복종보다 고정 고객 유입률에 민감하기 때문에 시간을 가지고 적당한 변화를 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버 조닝과 비슷한 타겟을 유지하고 있는 어덜트 니트 조닝은 신규 고객 유입에 힘쓰고 있다. 조닝 안에서만 얽매이지 않고 50대까지 소화할 수 있는 캐주얼 브랜드를 새롭게 발굴하기 시작한 것이다. ‘모라도’와 ‘정호진’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에 속하나 활동 반경이 넓지 않았다.

이에 연령층이 훨씬 낮은 ‘수미수미’와 ‘리플레인’을 같은 조닝에 구성해 젊은 감성을 찾는 중년층을 공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미수미’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인기가 좋다. 팝업스토어로 선보였던 ‘리플레인’도 목동점 여성 정장 플로어 팝업스토어에 입점돼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아방가르드한 제품을 전개하는 주름 옷 전문 브랜드 ‘플리츠미’도 뜨거운 감자다. 동일한 컨셉의 해외 브랜드 ‘이세이미야케’보다 70% 싼 가격으로 같은 느낌을 낼 수 있어 30대 중반 여성들이 자주 찾는다. 넉넉한 실루엣이 모던하면서도 깨끗한 스타일을 원하는 고객에게 주효했다는 것. ‘플리츠미’는 3월부터 팝업스토어를 통해 꾸준히 마켓 테스팅 중에 있다.

최근엔 친환경 브랜드 ‘이새’같이 천연 소재를 내세운 브랜드 또한 시니어 시장 新보완책으로 각광받고 있다. 60~70대가 아닌 40~50대를 겨냥한 뉴시니어, 즉 멋쟁이 중년 아줌마들을 신규 고객으로 유입시켜야 한다는 점도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백화점 관계자는 “ ‘최복호’같이 침구류와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다루며 기존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개발을 시도하는 부분이 올해부터 두드러지기 시작했다”며 “울산점 시니어 매출은 한달 1억원을 웃돌며 신장 중이고 천호점과 신촌점도 매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방으로 갈수록 매니저의 힘도 탄탄하기 때문에 앞으로 시니어 조닝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 ‘룸나인’같이 커리어와 엘레강스를 합친 신규브랜드를 발굴해 지속적인 마켓 테스팅을 해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판교점에 새로운 형태의 조닝을 개발 중이다. 젊어지고 싶어하는 중년층과 젊은층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도록 차별화된 복합문화공간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