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장에서는…] 貿協, 자회사 미니멈 개런티 없애라

2016-05-12     정정숙 기자

지난 4월말 코엑스몰 상인연합회는 생존권과 상생을 촉구하는 시위를 펼쳤다. 슈퍼갑으로 떠오른 유통사를 상대로 중소상인들이 미니멈 개런티를 없애고 고정 임대료로 바꿔줄 것을 요구하는 시위다. 그동안 묵혀있던 유통 업체들이 받는 ‘미니멈 개런티’ 문제가 결국 터진 것이다.

미니멈 개런티는 장사가 안 돼도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점포 주인이 책임지고 떠안는 제도다. 평당 50만원이 미니멈 개런티로 책정돼 있다면 10평 매장을 운영하는 A씨는 무조건 매출에 상관없이 월 500만원 수수료를 내야 한다. 미니멈 개런티를 상회하는 매출이 발생하면 그만큼 수수료를 더 내는 구조다.

이처럼 사실상 최소 매출 기준을 할당하는 일명 미니멈 개런티 쇼핑몰 업체가 늘어나면서 부작용이 적지 않다. 업체들은 영업을 하면 할수록 적자가 난다는 결론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미니멈 개런티를 도입하는 쇼핑몰이 늘어나고 있다. 코엑스뿐만 아니라 타임스퀘어, 여의도 IFC몰, 롯데월드몰 등도 같은 방식을 택했다. 팔리지 않는 물건을 내 돈 주고 내가 사서, 수수료까지 내는 셈이다. 카드수수료와 관리비는 별도다.

코엑스몰 상인연합회에 따르면 240여 개 매장 중 70%가 넘는 업체가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매장을 철수했거나 바뀐 매장만 15개 정도다. 물론 입점 매장간 경쟁으로 퇴점하는 업체는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과도하게 부풀려진 최소 매출 기준으로 인해 중소 상인들은 벼랑 끝에 서 있다. 입점 업체들 매출 하락이 지속되면 유통사도 결국은 같이 죽는 꼴이 된다.

한국무역협회 자회사인 코엑스몰은 작년 11월 3000억원의 리뉴얼 비용을 들여 다시 오픈했다. 국내외 경기 침체와 아이텐티티를 살리지 못한 MD 구성이 매출 부진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과도한 임대차 방식 때문에 입점 업체들은 3중고를 겪고 있다. 문제는 한국무역협회가 입점 업체들로부터 최소 매출액을 지정해 손해보는 장사는 절대 하지 않고 수수료만 받아 챙긴다는 점이다.

미니멈 개런티는 이중족쇄다. 코엑스몰을 비롯한 대형 유통사들은 무책임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손톱 밑 가시뽑기처럼 중소 업체들과 상생 방안을 찾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