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부루앤쥬디’ 신동진 대표 - 패스트패션 동대문 강점 살려 한국형 ‘SPA 멀티샵’ 꿈꾸다

2016-05-19     김예지 기자

‘동대문 홀세일 유통의 선두주자’, ‘다이마루로 매출, 물량의 정점을 찍은 탑 매장’으로 불리는 고고마의 신동진 대표. 작년 ‘부루앤쥬디’로 리테일 사업까지 브랜드를 확장 하면서 승승장구 중이다. 힘든 시절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있기까지 그의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신 대표는 “고등학생 때 아버지를 따라 동대문 밤 시장에 처음 왔었다. 불야성 같은 곳에서 ‘이렇게 열심히 사는 사람들도 있구나’를 느꼈다”고 말했다. 옷을 좋아했던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전주에서 의류 매장을 하시던 아버지 밑에서 본격적으로 장사를 배웠다. “어린 나이에 많이 힘들었다. 저녁 8, 9시쯤 서울행 차를 타고 올라가면 12시쯤 도착한다. 그 때부터 새벽까지 물건하고 내려가는 버스에서 겨우 쪽잠을 잤다. 도착한 뒤 택 작업, 상품 진열, 판매, 마감까지 했었다.”

힘들었지만 옷 장사의 재미를 느낀 그는 의상 공부를 위해 대학교에 진학했다. 학기 중 자기 매장을 오픈해 초반에는 장사도 잘됐지만 오래가지 않아 매출은 바닥을 치고 매장은 문을 닫았다.

모든 것을 잃은 후 서울행을 결심한 신 대표. 서울로 올라와 도매 시장에서 장사를 배웠다. 밤낮이 공존하는 동대문에서 그는 5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으며 주말도 없이 일만 했다. 그렇게 3년 후 2011년 신 대표는 첫 매장인 ‘부루’를 광희시장에 오픈했다. 현재 ‘부르’, ‘쥬디’, ‘아우라’, ‘AU79’의 이름으로 청평화, 누존 등 8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새로운 터닝포인트 ‘부루앤쥬디’

“밤낮없이 창고에서 접이식 침대 펴놓고 쪽잠 자면서 일했다. 그렇게 15년을 하다보니 삶의 방향성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그는 “‘다른 일을 시작할까?’라는 고민을 진진하게 했지만 새롭게 시작할 힘으로 리테일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2014년 현대백화점 중동점에 입점하며 런칭한 SPA 멀티샵 브랜드 ‘부루앤쥬디’. 신 대표는 “요즘 ‘부루앤쥬디’를 하면서 직원들과 호흡하고 팝업에 나가 판매도 하는 등의 재미와 이 일을 시작하고 선택한 것에 대해 고마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의 말에서 새롭게 불타오르는 열정이 엿보였다.

15년의 홀세일 노하우로 ‘부루앤쥬디’를 한국의 SPA 멀티샵으로 만들고 싶다는 그는 “빠른 상품 공급과 합리적인 가격의 패스트 패션을 동대문에서는 이미 하고 있다”며 “이러한 경쟁력을 기반으로 우수한 품질, 디자인, 합리적인 가격까지 갖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각별한 동대문 애정 ‘교육·일자리’ 기회 제공

신 대표의 꿈은 동대문에서 일을 하는 모두를 위한 교육시설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동대문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패션에 대한 열정이 크다”며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으로 목표, 꿈을 갖게 해주고 재미를 느끼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생산기반이 무너지면서 침체기를 겪고 있는 동대문의 회복을 위해서는 젊은 친구들에게 다양한 기회 제공이 필수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꿈을 이루게 해준 동대문에 대한 신 대표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