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 업체의 제품 화보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슈가 됐다. 처음에는 모델의 몸매가 주목 받더니 그 후에는 입고 있던 민트색 ‘래쉬가드’가 대박을 치며 수영복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해당 업체는 설립 1년도 채 안된 신생 브랜드. 넘치는 주문량을 감당하지 못해 온라인 판매 사이트를 일시적으로 폐쇄했지만 오히려 ‘없어서 못산다’는 구매 심리를 건드려 작년에만 200억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부터 ‘래쉬가드’는 여름철 물놀이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서퍼들이 자외선 차단과 보온을 위해 입었다면 이제는 대중의 몸매를 커버하고 보정하는 패션 아이템이 된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 해 스포츠, 아웃도어, 수영복 등 다양한 업계에서 래쉬가드를 선보였다. 문제는 모든 업체가 내세우는 기능성, 디자인이 똑같다는 점이다. 대부분 업체들이 생산량을 전년대비 5~10배 늘리는 와중에 UPF50, 99%에 가까운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다며 자기네 래쉬가드가 최고라고 자랑한다. 소비자의 니즈와 수요에 맞춰 트렌드를 따라가는 시장 흐름은 어쩔 수 없고 당연하지만 ‘등불보고 달려드는 불나비 떼’처럼 섣부른 시장 진입은 화를 자초하기 마련이다. 브랜드를 배제하고 래쉬가드만 비교했을 때 소재와 기능성이 너무 똑같아 구별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든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브랜드만의 독특한 디자인, 소재, 품질을 개발해야 한다. 후발업체가 따라올 수 없는 퀄리티와 디자인으로 자기 제품에 완벽을 기한다면 소비자도 스스로 알아주고 신뢰할 것이다. 래쉬가드 붐을 일으킨 위 업체는 카피 제품이 난무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디자인, 상품 이름, 패키지, 동봉된 문서 자료까지 똑같이 만들어 판매 하는 업체에게 1차 경고를 보냈지만 경고를 받은 업체는 몰랐던 일이라며 발뺌하고 있다. 이런 일을 예방하고 내수 시장 발전을 위해 업계는 진보된 소재, 디자인 개발,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 선순환적인 방법으로 가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