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경남 서울봉제산업협회장<사진>은 청바지만 40년 가까이 다뤄온 청바지 장인이다. 그가 이번에 지구 4바퀴 거리를 돌며 전세계에서 수집한 청바지를 기증 품목으로 내놨다. 1990~ 2010년 사이 청바지 디자인이 획기적으로 변하던 시절의 옷들이다.
차 회장이 기부하려는 옷은 미국과 중국, 브라질, 파라과이 등지에서 모은 약 320여점의 청의류다.
골반바지를 유행시키는 효시가 된 탑 형태의 청자켓, 나일론 실과 리벳을 사용한 청바지, 벨트 없이 통으로 제작된 스노우 워시 청바지 등 기존의 고정틀을 깨트린 옷들이 현란하게 눈길을 사로잡는다. 차 회장은 판매 또는 개인 용도보다는 교육용으로 이 청의류들이 활용되기를 바라고 있다. “패턴 디자인과 바느질 기법, 전체 디자인 등 3가지 요소가 합쳐져야 좋은 제품이 나온다. 이런 옷을 봐야 응용력이 커져 제품 개발에 도움이 된다.” 대학 같은 곳에 교육용으로 기증하려는 이유다. 구매 당시 가격으로만 쳐도 1500만원에 이르는 과거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디자인을 찾을 수 있는 사료적 가치가 있는 옷들이다.“입으면 개인의 멋으로 끝나지만 보존하면 좋은 자료가 된다. 많은 사람이 보고 배우기 위해 모은 옷들이다. 여기에는 시간이 담겨 있다. 사람들이 브랜드만 찾는데 시각을 바꿔야 한다. 유명 브랜드가 아니라도 시대상을 담은 옷에는 창의적 아이디어가 많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