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장에서는…] 절대가치 상품을 만들어라

2016-06-05     나지현 기자

지난해 하반기 대한민국을 들썩였던 허니버터칩 대란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소비자들은 대형마트, 편의점, 슈퍼 등에 웨이팅 리스트까지 만들었다. 먹다 만 허니버터칩은 중고나라에서 팔리는 등 웃돈을 주면서까지 구매하는 열의까지 보였다. 이는 상품 컨텐츠와 차별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반증으로 삼을만하다. 또한 SNS의 막강한 위력을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현재 인터넷과 모바일 발달로 인해 SNS는 전 산업을 막론하고 상품을 홍보하기 위한 마케팅의 필수 수단으로 부상했다. 각 브랜드 PR 담당자들은 SNS를 통한 셀러브리티들의 PPL 효과가 매출에 직결되는 영향력이 가장 크고 효과적이라고 얘기한다. 상품 홍보를 위해 전략적으로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포스팅을 하거나 앞다투어 파워블로거를 섭외한다. 과거 오프라인을 통한 아날로그적 홍보는 속도든 매뉴얼이든 이제 뒤처지는 채널로 전락했다. 하지만 SNS 속 방대한 정보의 공유와 홍수는 진입 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지나친 상업성과 무한 경쟁에 시달리는 부작용을 낳는다. 패션산업에 있어서도 피로감을 부추기고 컨텐츠의 과잉 소비를 야기한다. 오늘의 ‘새로운 것’이 금새 오래된 것이 돼버리며 금방 아류 제품들이 쏟아진다.

SNS는 어떤 채널보다 빠른 수단이다. 하지만 상업적인 통제가 없어 카피문화 확산을 더욱 가중시키고 하향평준화를 야기한다. 디자이너나 디렉터들에게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혁신을 시도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는다.

패션계는 지금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지만 대책마련엔 나 몰라라 할뿐이다. 하나같이 비슷한 디자인 일색의 옷을 내놓고 베스트 상품을 몇 년째 우려먹거나 약간의 변화를 가미한 지루한 디자인을 출시한다. 섬광처럼 빠르게 소비되는 시대, 쉽게 소비되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 당연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패션은 종합예술문화를 아우르는 산업이라고 했다. 편의점의 음료수처럼 팔아치우는 소비재가 아니다. 당장 ‘절대 가치’상품을 만드는데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요구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