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데일리웨어 ‘클리프웨어’ 자연을 담아낸 옷, 그 생각을 읽다

2016-06-10     이원형 기자

클리프웨어의 이두한 대표는 말한다. 자신의 브랜드가 하나의 인격체 같다고. 제 목소리를 낼 줄 아는 한 사람인 것 같다고 얘기한다.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지고 한계에 다다르면 버려지는게 브랜드의 숙명. 하지만 자연에서 얻어온 감정,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해 그 감정을 옷 안에 담아내는 ‘클리프웨어’는 뭔가 달랐다.

런칭 3년차에 접어든 ‘클리프웨어(CLIF EWAR)’는 동물 자수 스웨트셔츠로 본격적인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털 하나까지 세세하게 묘사한 자수 프린트를 보고 있자니 숲 속을 헤메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 대표는 “사막여우, 사자, 사슴 등 자연에서 차용한 이미지를 어떻게 담아낼까 고민하다가 자수라는 따뜻한 정서를 사용하기로 맘먹었어요. 동물을 하나 선택하면 도안을 그리고 5만~10만침 정도 꼼꼼히 박아요. 털 방향부터 길이를 고려해 실 색상도 다양하게 사용해서 표현했어요. 까다로운 작업이지만 정성을 많이 쏟은 만큼 제대로된 제품이 나왔어요”라고 말했다.

그야말로 정성을 가득 담은 자수 제품은 편집샵 ‘비이커’에서도 전량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소재부터 프린트까지 아낌없는 투자를 해야만 시장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브랜드다. 얼마 전부턴 서핑 제품도 생산하고 있다. 매주 강원도 양양과 제주도로 서핑을 즐기러 가는 이 대표의 취미에서 비롯됐다.

“직접 입어보고 서핑을 타보지도 않고 래쉬가드를 만드는 곳을 보면 좀 답답해요. 서핑은 모든 익스트림스포츠의 시작이에요. 스케이트보드도 서핑에서 비롯됐거든요. 제대로 된 서핑 웨어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지금은 그 전초전이죠.”

특히 양양에 있는 서핑샵과 협업해 50벌 한정판으로 나온 보드 쇼츠(board shorts)는 이 대표의 애착이 묻어있다. 직접 입어보고 서퍼들의 애로사항을 담아낸 제품이다. 몸을 움직여야 하는 만큼 편안하게 입을 수 있음은 물론 물이 잘 빠지도록 매쉬기능에도 신경을 썼다.

서핑을 하기 가장 아름다운 순간으로 불리는 파도차트를 새긴 티셔츠도 의미있다. 서핑을 하는 순간 누구보다 행복하다는 걸 느끼는 이 대표의 마음이 제품 안에 그대로 녹아났다. 이 대표는 “어렸을 적부터 도시보다 시골을 좋아했다”며 “자연에서 받은 영감을 소비자에게 강요하는 건 불편한 일이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포인트를 옷에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을 만나고, 그들과 대화하는 것이 가장 큰 영감이라는 ‘클리프웨어’는 올 가을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동안 생각하고 쌓아왔던 디자인으로 진보한 제품들을 보여주겠다는 것.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정서를 담아낸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은 힌트다.

“사람에게 수많은 감정이 있듯이 우리가 자연에서 얻는 감정은 순간순간이 다르죠. 그 모든 순간을 포착해 나가기까진 많은 시간이 걸릴 거에요. 천천히 조급하지 않게 오랫동안 따뜻한 브랜드로 남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