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상권 기상도] 메르스 확산…살아나던 경기에 찬물

2016-06-12     패션부

매출 80%이상 급락 명동 한산

[서울]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영향으로 유통 빅3 백화점부터 중소 소매업까지 서울상권 전체에 타격이 컸다. 5월 매출이 약간 상승하던 백화점들은 5~10% 역신장했다. 외국 관광객들의 입국 취소가 많아 명동거리는 한산했고 명동 가게 매출은 80%이상 떨어졌다.

동대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롯데피트인과 두타몰 업체들은 오가는 사람과 쇼핑객들이 없어 울상이다. 두타 입점 업체는 “쇼핑몰은 퇴점 시간이 정해져 있어 운영은 하지만 새벽에는 손님이 한 명도 없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보통 관광객과 젊은 층이 많아 어깨를 부딪힐 정도였던 홍대도 한산했다. 새벽까지 손님을 받던 음식점들도 요즘은 1~2시간 일찍 문을 닫는다. 패션 매장들은 12시가 되기 전에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업체 관계자는 “가방에 세균이 묻었을까봐 걱정하는 손님도 있다”며 “6월까지 메르스 영향이 이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는 “IMF보다 더 심각한거 같고 여름시즌까지 갈 것 같다”며 “메르스 사태가 빨리 끝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메르스 공포에 소비자 발길 뚝

[경기] 경기 상권이 메르스 사태에 직격탄을 맞았다. 메르스 발생 지역인 평택은 이틀 동안 유령 도시처럼 외출하는 사람이 없었다. 마스크와 손소독제는 품절로 구하기도 힘들었으며 가두점 관계자들도 매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했다. 가두점 관계자는 “메르스 때문에 매출이 반 이상 떨어졌다. 유입하는 고객이 없으니 당연한 일이다”며 “방문한 고객들도 메르스로 예민한 상태다. 고객들의 안전과 청결을 위해서 마스크 착용, 손소독제를 구비해 뒀다”고 말했다.

수원도 상황은 비슷하다. 상권 특성상 유동 인구는 많지만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는 사람이 이상할 정도로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가두점 관계자는 “메르스 발병 초기 때보다는 점차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며 “기존 단골 고객들은 꾸준히 들려 여름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며 감사를 전했다. 대부분의 경기 상권이 대형유통업체와 메르스까지 이중으로 고통받고 있다. 정부의 빠른 대처와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안전 최우선에 매출 반토막

[충청] 메르스 공포는 대전도 전염시켰다. 대전 시내 백화점과 영화관, 지하상가는 주말 내내 사람이 없었다. 모두들 최고의 ‘안전’을 위해 야외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

직격탄을 맞은 곳은 요식업종이 아닌 패션쇼핑몰이다. 백화점과 지하상가는 이미 활기를 잃어버렸다. 그나마 최근 신장세를 가동했던 업체들조차 매출이 반토막으로 떨어졌다. 모 백화점은 매출이 대폭 감소했다. 안그래도 패션계의 비수기로 통하는 시기에 악재가 겹친 것이다.

상황은 대형 마트도 마찬가지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이마트 모두 매출이 바닥이다. 매장 내 손소독제와 직원들의 청결을 강화하고는 있으나 메르스 확산이 지속되는 한 소비심리는 끝없는 내리막을 걸어갈 예정이다.

충주는 해마다 귀촌 인구가 늘고 있다. 전원생활과 새로운 꿈을 안고 제 2의 인생을 즐기려는 인구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규모가 작은 시(市)인만큼 패션에 대한 영역이 크지 않다. 백화점을 가려면 다른 지역으로 나가야 한다. 가두점이 밀집해 있는 시내는 최근 보행로 부실 공사로 한차례 이슈가 됐다. 젊은 인구의 유입률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충주 성서동의 모 캐주얼 가두점을 운영하고 있는 매니저는 “고객이 전보다 많아졌기는 하나 구매력 있는 고객들은 지갑을 열지 않는다”며 “메르스 때문에 민심이 더 흉흉해져 불 난데 기름 부은 격인 것 같다. 그나마 오던 고객들도 발길이 끊어졌다. 거리에 사람이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오랫동안 터를 지켜왔던 모 브랜드 매니저는 “상황이 매우 안좋다. 어수선한 분위기 때문에 상권이 가라앉았다”며 “살만하다 싶었는데 또 일이 터진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관광지 덮친 ‘메르스’

[강원] 6월 중순임에도 불구하고 한 낮기온은 한 여름을 방불케 한다. 동해안 해수욕장들은 이미 개장을 한 곳도 있고 피서객들을 맞이하기 위해 한창 준비중인 곳도 있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은 ‘메르스 공포’에 떨고 있다. 뉴스, 신문은 말할 것 없이 온통 메르스의 여파에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강원도 동해안 지역 상인들은 메르스로 인한 걱정이 더욱 심하다. 강릉에 한 스포츠웨어 매장은 “물놀이와 피서 준비로 매출이 올라야 할 시기인데 메르스 때문에 도통 매출이 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 또 다른 브랜드 스포츠웨어 매장 역시 같은 대답이었다. 속초 중앙시장 근처에서 여성복 매장을 운영하는 사장은 “주말이면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 중앙시장에 사람이 없다”며 “지금 장사 되는건 마스크 장사 말고 뭐가 있겠느냐”고 하소연 했다. 춘천 명동에 한 캐주얼 남성복 매장 역시 “확실히 유동인구가 떨어졌다.

그러니 자연히 고객 유입률도 평소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져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메르스 사태처럼 전염병 확산은 전국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더군다나 관광객 유입에 큰 기대를 하고 있는 동해안 지역 상인들은 본격적인 피서시즌 준비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못한 메르스의 된서리를 맞아 울상이다.

가두상권, 백화점 보다 타격 덜해

[경상] 부산 광복동 상권은 롯데백화점에 대비해서는 메르스 타격이 덜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반적으로 상권 유동인구가 많이 줄긴 했지만 그래도 나은 편. 밀폐된 공간이 주는 위협으로 백화점 매출은 많이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바이게스’ 매장이 빠지고 ‘케이스위스’가 신규오픈했으며 ‘케이투’ 매장이 높은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고 철수했다. 그 자리에는 ‘캘빈클라인 진’ 매장이 문을 열었다. 대영시네마 옆으로 ‘네파키즈’ 광복 직영점이 문을 열고 고객을 맞이할 준비 중이다. 내부에 아이들의 체험공간이 마련돼 입점 고객도 조금씩 늘고 있다.

상권 내 매장을 운영중인 점주는 “여기도 메르스로 인한 타격이 있다. 가두점 입점객이 많이 줄었으나 백화점 보다는 나은 편이다. 래쉬가드가 여름을 대비해 수요가 있는 편으로 올 시즌 매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김해 나들목 상권은 기능성 냉감 셔츠를 찾는 소비자들이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몰 형태가 아닌 가두 매장이라 메르스 여파는 덜 했다.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휴가를 대비해 아쿠아 슈즈, 냉감 기능성 티셔츠 등이 반응을 보였다.

여름장사 끝났다 한숨만

[전라] 6월 첫 주부터 직접적으로 확대 적용된 메르스 여파가 가두 상권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 메르스 확산으로 외출 자체를 꺼리면서 거리가 한산하다. 유통에 비해 가두 상권은 영향이 덜 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메르스가 전국구로 확대되면서 둘째 주부터 복종을 망라하고 전주에 비해 30~40%까지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백화점과 마트의 경우 첫 주 한 자릿수 마이너스 감소세에 이어 주말에는 20%까지 확대되는 추세를 보였다. 향후 실적 추이가 메르스 확산여부에 연동될 것으로 전망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익산에서 매장을 운영 중인 한 점주는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바캉스 상품, 핫 섬머용 제품들의 판매 피크시기에 메르스 사태로 사실상 여름 장사가 끝났다고 할 만큼 맥이 빠진다”며 “메르스 확산이 조기 진정되지 않을 경우 소비심리 자체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타격이 현재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